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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영 Aug 26. 2022

마음의 달

시인 천양희

가시나무 울타리에 달빛 한 채 걸려 있습니다

마음이 또 생각 끝에 저뭅니다

망초忘草꽃까지 다 피어나

들판 한 쪽이 기울 것 같은 보름밤입니다

달빛이 너무 환해서

나는 그만 어둠을 내려놓았습니다

둥글게 살지 못한 사람들이

달보고 자꾸 절을 합니다

바라보는 것이 바라는 만큼이나 간절합니다

무엇엔가 찔려본 사람들은 알 것입니다

달도 때로 빛이 꺾인다는 것을

한달도 반 꺾이면 보름이듯이

꺾어지는 것은 무릎이 아니라 마음입니다

마음을 들고 달빛 아래 섰습니다

들숨 속으로 들어온 달이

마음속에 떴습니다

달빛이 가시나무 울타리를 넘어설 무렵

마음은 벌써 보름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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