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근 해가 떴다고! 그제야 일어나 기지개를 켜고, 그래도 허겁지겁 서둘지 않아도 되는 아침, 그것으로 충분히 행복한 아침이 된다.
기분은 평온하고 양배추와 당근, 블루베리와 달걀 그 위에 발사믹소스를 뿌린 샐러드면 된다. 만들어 놓은 요거트가 아직 남아있다면 더 좋다. 최근에 발사믹 소스를 즐긴다. 달콤하고 산미가 조화롭다 보니 좋아라 한다.
머리카락을 돌돌 동여 묶은 채, 세수를 하는 둥 마는 둥 때로는 민낯이 민망하여 그대로 쿠션을 꾹꾹 눌러 찍고 나간다. 그런 나의 모습에 경악하는 딸을 뒤로하고 헬스장에 도착한다. 운동이라면 끔찍하여 ‘운동을 해야 하는 이유’로 검색된 동영상 몇 편을 보고서야 겨우 결심하고 나서야 했다. 영상 보는 시간은 이미 운동시간보다 훌쩍 넘길 때가 많았다. 꾸역꾸역 어쩌지 못해 하던 운동이었지만 이제는 거침없이 헬스장에 도착해 있다. ‘하기 싫으면 가서 일단 당기라’는 아들 녀석의 말만 믿고 무조건 당기다 보면 1시간이 훌쩍 지난다.
샤워하고 정갈하게 나와 스벅에 앉아서 커피 한 잔할 때면 흐뭇하다.
발 동동 굴리며 아이들 아침을 챙기고 출근도 했었다. 아이들은 하나씩 독립을 했고 나의 출근만 남았었는데, 이제는 그마저 하지 않아도 되니 완벽할까? 그런데 지나고 보니 쿵쾅쿵쾅 했던 아침도 행복이었다.
남 의식할 일도 없고 불안해할 일도 없고 굳이 너무 다정하게 굴지 않아도 되면 그것으로 행복하다. 피곤하면 둥글둥글 조금 누워있어도 괜찮은, 그런 날 아침은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