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이상국
- 이상국-
누가 기뻐서 시를 쓰랴
새들도 갈 데가 있어 가지를 떠나고
때로는 횡재처럼 눈이 내려도
사는 일은 대부분 상처이고 또 조잔하다
그걸 혼자 버려두면 가엾으니까
누가 뭐라든 그의 편이 되어주는 것이다
나의 시는 나의 그늘이다
- 시집 『뿔을 적시며』(창비, 2012)
사람이 미울 때 측은지심을 내어본다.
그가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나에게 찾아준다.
비로소, 그와 맞서지 않아도 된다.
조금 떨어진 자리에서, 그의 편이 되어 줄 수도 있다.
그 후 시들고 이미 쇠약해진 그가, 다시 꽃을 피우기도 한다.
나 또한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었을 것이다.
때로는 참 조잔했을 것이다.
그런데도 누군가는 나의 편이 되어주었다.
마음을 따뜻하게 주고받는 일은 시(詩)와 많이 닮아있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