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이유

김영하/ 여행의 이유; 7일 차

by 지영

『여행의 이유』 ~132p)

페넬로페의 침대에 누운 오디세우스는 비로소 깨달았을 것이다. 그토록 길고 고통스러웠던 여행의 목적은 고작 자기 자신으로 돌아오기 위한 것이었다. 때로 그는 고향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잊었다. 영원히 늙지 않는 아름다운 요정 칼립소의 침대에서 매일 같이 맛있는 것을 먹으며 행복한 여행자로 죽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지혜의 여신이 그를 다시 고난의 여행길로 끌어냈고 그는 무거운 책임과 의무가 기다리는, 자신의 그림자를 드리울 곳으로 돌아갔다. (p.132)



<단상>

좋아 보이고, 모든 것을 얻은 듯 보일지라도 자신의 본질을 잃어버린 사람을 보면 안타깝다. 그럼 ‘자신의 본질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 나는 성선설이나 성악설 어느 한쪽에 서지 않는다. 인간은 그 중간 어딘가에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태어날 때 단 1%라도 더 ‘선(善)’을 지니고 있기를 바란다. 그렇다면 살아가는 동안 1%라도 더 선한 삶을 선택할 때, 우리는 그만큼 자신의 본질을 지켜낸 것이라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쉽지 않지만, 길고 고통스러운 여정의 목적은 결국 본연의 나를 회복하는 데 있다고 나도 동의한다. 그리고 나는 물론, 더 많은 사람들이 그 목적에 다다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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