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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앤젤라 Oct 22. 2021

나를 찾아 떠난 여행, 러시아

10. 에필로그

이렇게 미션수행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왔다. 처음엔 설렘보다 두려움을 안고 떠난 여행지였지만, 정신없이 내가 만든 루트의 미션수행을 하다 오니, 마치 서울 부산 갔다 온 것 마냥 그냥 러시아 갔다왔다는 것 이외에는 아무 것도 남지 않았다.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며칠 동안 '나는  누구인가?' 는 이 질문에 대한 또는 여러 가지 인생 질문에 답할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남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경험의 기억이외는 아무 것도 남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이 한참이 지났다.

그 경험의 기억을 되새김질하는 행위를 우리는 '추억한다'라고 부른다.

인생에 의미를 찾으려면 찾을수록 의미 그런 거는 없다. 하루 하루 성실하게 열심히 미션 수행을 하다 보면 시간이 훌러덩 지나가 버릴거고 그게 우리 삶이고 인생이다.

그것을 허무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그게 인생의 속성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면 된다.


오래 전, 어느 강연에서 강사가 나는 누구인가에 대해 질문했을 때, 이름을 말한 적이 있다.

그 때 강사는 지금 당신의 이름을 물은 것이 아니라고 했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것들, 뭐 이런 저런 것들로 나를 설명하려 했다.

역시 마찬가지로 강사는 내가 지금 당신이 무엇을 좋아하느냐고 질문한 것이 아니라 했다.


한참 정적이 흘렀다.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나는 나다.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다라는 말처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있는 그대로의 나!


'나다움'이라는 말로 나를 가두고 싶지 않다.

내일 비가 올지, 눈이 올지 모르는 것처럼 나를 어디에 담느냐에 나는 달라질수도 있으니,

남는 건 오직, 지금 이 순간,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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