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왕 이야기
고 1 능률 영어교과서 내용이다.
어느 날, 왕이 인생에서 성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시간과 꼭 필요한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이며,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품고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갖고 온 사람에게 포상을 하겠다고 한다.
신하들은 각기 자신이 준비한 대답을 하지만, 왕은 만족하지 못하고 자신을 평범한 농부로 위장한 채, 그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지혜를 가진 은둔자(Hermit)가 산다는 숲속마을로 향한다.
왕은 자신의 경호원(Bodyguards)들을 뒤에 떨어져 있게 하고 은둔자의 오두막(Hut)에 도착했을 때, 정원에서 땅을 파고 있는 한 노인을 발견한다. 그러고는 자연스럽게 이 노인에게 다가가 왕은 이 노인을 도와 땅을 판다.
왕은 이 노인에게 자신의 질문을 하자, 갑자기 이 노인은 "누가 달려오고 있다! 누군지 함 봅시다!" 이렇게 외친다. 왕은 깜짝 놀라 갑자기 숲속에서 나타나 배에 피를 흘리고 있는 한 남자를 은둔자의 오두막으로 데려가 상처를 치료해준다.
이 남자는 잠이 들었고, 다음 날 아침 잠에서 깨어나 뜬금없이 왕에게 자신을 용서해 달라고 한다.
왕은 자신은 이 남자를 모르고 그래서 용서할 이유가 없다 하니, 이 남자는 자신이 지난 전투에서 자신의 형과 재산을 몽땅 잃고 이 왕이 은둔자를 만나러 온 것을 보고 죽여버리겠다고 결심하고 덤볐는데 이 때 왕의 경호원들에게 상처를 입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왕이 자신을 치료해주지 않았다면 자신은 이미 죽고 없었을 것이라며 앞으로 자신의 아들들과 자신은 왕을 위해 평생 충성을 다하겠다고 다짐한다.
왕은 자신을 해치려 했던 자신의 적과 화해하고 이 남자에게 빼앗긴 재산을 돌려주겠다고 약속하고 이 남자를 살려 보내준다.
이 남자가 가고 난 뒤, 왕은 은둔자에게 자신이 처음에 가지고 온 질문을 한다.
은둔자(Hermit)는 왕이 자신을 돕지 않고 떠났다면 어쩌면 왕은 죽었을 수도 있다한다. 그러면서 그 때 가장 중요한 시간(Time)과 일은 왕이 자신을 도와 땅을 판 그 때이고 가장 중요한 일은 왕이 자신을 도운 일이며, 그래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은둔자, 자기 자신이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나중에 중요한 때는 남자가 나타났을 때, 그 남자를 보살펴 준 때이며, 그 남자를 돕지 않았다면 그 남자는 죽었을 것이라며 가장 중요한 사람은 그 남자였으며, 그 남자를 도운 일이 가장 중요한 일이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이 은둔자(Hermit)는 왕에게 가장 중요한 유일한 시간, 때는 우리가 다 아는 "바로 지금"이고 지금 이 순간, 내 눈앞에 있는 사람이 가장 중요한 사람이며, 그 사람을 이롭게 하는 일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말한다. (Remember, there is only one time that is important: now! The person that you are with is the most important person, and doing that person good is the most important thing.)
이 글을 읽고 있는 지금 이 순간, 당장 고개를 들어 주변을 살펴보라. 내가 지금 버스를 타고 있다면 버스에 같이 탄 운전사를 비롯한 모든 승객이 지금 내게 가장 중요한 사람이며, 그 사람들을 이롭게 하는 일이 가장 중요한 일인 것이다.
특별히 무언가 하지 않았다하더라도 우리가 늘 잘 알고 이미 잘 행하고 있었던 예를 들면, 버스안에서 큰소리로 전화하지 않는다든지 그런 일상적이고 소소한 행동 하나, 하나가 그 사람들을 이롭게 하는 일이고 가장 중요한 일인 것이다.
현재를 산다는 것, 현존재라는 말들,
시간이라는 것을 독립된 별개의 점들로 볼 것인지, 아님 그런 점들의 연속체로서 과거 현재 미래를 볼 것인지는 개인의 선택이다.
순간 순간 시간은 진행중이며 그것이 지금 현재인 것이다. 내가 어떻게 무엇을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현재뿐인 것이다. 그러므로 나의 몸과 마음도 지금 이 순간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 몸은 현재에 있고 마음은 과거나 미래에 있다면 가장 중요한 시간을 놓치고 있다는 말이다.
'사람은 가족에서 태어나서 가족에서 죽는다'는 믿음으로 가족은 한 사람을 이루는 몸과 마음의 뿌리라고도 할 수 있다. 이런 혈연중심의 가족중심주의가 강화될수록 타인에 대한 중요성이 약화되고 사람들은 타인에 대한 경계를 키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 가족 또한 완벽한 타인과 타인이 만나 가장 중요한 가족이 되는 것이다.
한 아이가 태어나 사회의 일원으로 자라나면서 학교를 다니고 친구를 만나고 사회 생활을 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언뜻 보면 버스를 같이 탄 타인은 스쳐 지나가는 중요하지 않은 사람으로 인식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 삶이 얼마나 우연성인지를 작금의 이태원 참사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길을 걸어가던 타인이 지금 이 순간 나의 생명을 지켜 줄 가장 중요한 사람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준다.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이 있다. 이게 가능한 일인가? 지금 당장 고개를 들어 주변을 살펴보니 꼴도 보기 싫은 미운 사람이 내 눈앞에 턱하니 있다. 근데 그 사람이 지금 이 순간 내게 가장 중요한 사람이라 하니 이 일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답은 지금 이 순간 그 사람을 가능한 한 빨리 피하거나, 그게 아니라면 그 사람을 이롭게 하는 일이 가장 중요한 일이 될 것이다. 그 때 '원수를 사랑하라'는 이 문구를 되새기면서 말이다. 혹시 누가 아느냐? 어제의 원수가 오늘의 친구가 될른지. 항상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라는 홍익인간의 정신으로 지금 이 순간 내 눈앞에 나타난 사람들과 공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