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일치기 제주 한라산 등산 2편

영실탐방로 입구부터 윗세오름 대피소까지

by 포말

<2019년 6월 11일 화요일>


누구나 한번쯤은 해보고 싶은 한라산 등산

누구나 한번쯤은 해볼 예정인 당일치기 제주여행

누구나 한번쯤은 꿈꾸는 나홀로 제주여행


걷는 것, 생각하는 것, 여행하는 것을 좋아하는

제가 한번 해봤습니다.


한분이라도 따라해보시면 좋겠습니다.

한명이라도 시도해보시면 좋겠습니다.


그런 영향력을 미치는 것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것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런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20190611_101315.jpg?type=w1


본격적으로 산행을 시작한다. 상쾌하다. 컨디션도 좋다. 현재시간은 10시25분. 여행 시작한지 벌써 4시간이 지났다. 차, 비행기, 버스 그리고 영실매표서부터 걸어 올라오며 지칠 법도 했다.


괜찮다. 회복됐다. 산은 원래 그렇다. 입구에 서면 리셋이 된다. 시원한 바람, 맑은 공기, 재잘재잘 사람들, 조잘조잘 새소리.


우리나라에서 두번째로 높은산. 두번째 올라가는 한라산. 두가지 코스를 선택한 오늘 산행. 기대된다.

경관 좋기로 소문난 영실코스를 선택했다. 내려가는 코스는 어리목코스다.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오를수 있는 코스라고 한다. 그래서 선택했다.


한걸음씩 걸으며 생각한다.

'정말 좋겠지?'

'다음엔 누구랑 올까?'

'우리 천사님이랑 다음엔 꼭 같이 와야지'

라고 생각했다.


20190611_102356.jpg?type=w1


집앞 계양산에 오를땐 이어폰을 낀다. 길을 걸을때도 이어폰을 꽂는다. 음악을 듣거나 좋은 강연을 듣는다. 그러면서 글감을 찾거나 생각을 정리한다. 버릴것이 있으면 그렇게 버린다.


오늘은 그런 습관을 버렸다. 음악을 버렸다.

새 흙, 새 공기, 새 풍경, 새 소리를 온전히 느끼고 싶었다. 왠지 그러고 싶었다.


20190611_102743.jpg?type=w1 영실코스는 딱 1시간만 고생하자. 나머지구간은 수월하다. 한시간의 희생이 아깝지 않다. 장담한다.


여러 등산코스 중에 영실코스를 선택한 두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고등학교 1학년때 기억을 찾고 싶었다. 그 당시 나는 수학여행을 왔었다. 운이 좋았다. 우리학년이 처음으로 제주도로 왔다. 그렇지만 제주도까지 와서 산을 오른다고 엄청 투덜댔었다. 운동화에 교복이었나? 그냥 옷이었나? 기억은 없지만 올라간건 맞다. 가라고 하니 올랐다. 그러다보니 중간 기억은 없다. 한참 오를때의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렇게 오르다 잠깐 쉬었다. 쉬면서 뒤를 돌아보았다. 한라산의 풍광이 보였다. 눈이 뜨였다. 마음이 열렸다. 그 뒤론 친구들과 대화를 하지 않았다. 자주 뒤를 돌아보았다. 그렇게 한라산을 담았다.


두번째는 기억을 찾아 소중한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었다. 그래서 최선을 다해 기록을 남긴다. 고등학교 1학년때의 체력으로 올랐던 곳을 지금 다시 올라본다. 그때 느낌과 지금 감정을 비교해본다. 그 감정을 느낌을 글로 표현해 본다. 글을 읽고 사람들이 느꼈으면 좋겠다.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20190611_102754.jpg?type=w1


한라산처럼 높은산은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다. 처음 높은산을 가려고 마음을 먹었을땐 정상에서 보는 풍경을 상상 한다. 그렇지만 처음부터 그 모습을 보이는 산은 없다. 대부분의 산은 울창한 나무와 계곡물 그리고 싱그러운 풀잎들이 먼저 인사를 한다. 한걸음 한걸음 걸으며 다른 나무, 풀잎, 돌멩이 같은, 산 그 자체와 개미, 다람쥐, 꾀꼬리 등 산에 사는 녀석들과 눈인사를 한다. 가끔은 다람쥐와 눈을 맞춰보기도 한다. 덕분에 살짝 달아오른 허벅지 근육도 풀어본다.


20190611_103216.jpg?type=w1


그런 평온하고 아늑한 모습도 산의 모습이다. 그 사실을 산에 와야지만 깨닿는다. 상상을 할 땐 정상에서의 풍경과 산 전체의 모습을 기억한다. 돌부리 하나하나, 풀잎가지들, 각각의 나무 그리고 그곳에 사는 친구들은 직접 올라야지만 보인다. 내눈으로 직접 봐야 느껴진다.


우리네 삶도 그러지 않나 싶다. 내가 직접 살아보지 않은 다른이의 삶. 성공한 사람의 삶을

정상에서의 모습만 보고 부러워한다. 멀리서만 보고 부러워한다. 그러다가 손가락질 한다. 다른이들의 말을 듣고 손가락질 한다.

그사람의 손이 발이 얼마나 거친지. 그자리에 오르면서 허벅지근육이 팔의 근육이 심장이 얼마나 단단해졌는지는 보이지 않는다. 왜 그 사람이 그 길로 올라갔는지. 왜 등산화를 신었는지. 왜 모자를 썼는지.

그것을 보려면 나도 그 길을 가보는 수 밖에 없다. 정상에서의 풍경이 다가 아니라는 것. 직접 해보지 않고는 모른다.


20190611_103942.jpg?type=w1


울창하고 고요하고 평안하다. 산의 아랫쪽은 그렇다. 시원한 그늘에 누워서 땀도 식히고 쉬고 싶다. 그렇지만 그곳에 머무를 수만은 없다. 올라야한다. 오르기 위해선 약간의 고통이 따른다. 경우에 따라 그 고통을 즐기기도 한다. 나는 가끔 일부러 허벅지가 터질듯 부풀려본다. 심장이 터질듯 세차게 가동해본다. 그러면 숨소리가 거칠어지고 얼굴이 달아오른다. 그러면 기분이 좋아진다. 그럴때면 가끔 생각한다. '내가 미쳤나' 라며.

20190611_105303.jpg?type=w1


허벅지가 터질것 같아서 잠깐 숨을 골랐다. 고개를 들었다. 불안한 기운이 스물스물 다가온다.

안개다. 아니 구름인가.

산에선 안개랑 구름이 밉다. 햇볕을 가려주고 시원하게 해주어서 좋은점도 있지만 눈을 가리고 좋은 풍경을 가려서 밉다. 그래서 나도 풍경에 관심 없는 척하고 다시 올랐다. 삐진척했다.


20190611_105024.jpg?type=w1


이봐라. 원래는 여기서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어야 하는 거다. 돌아가면서 사진도 찍고. 줄도 서야하고. 여기서 사진 안찍으면 엄청 후회할 것 같은 갈등이 생기고 그랬어야 하는건데. 아쉽다. 그랬다고 셀카 같은거 찍고 그러진 않았겠지만 아쉽다. 아쉬운 마음에 사진이라도 찍어봤다. 일단 증거는 남겼다.


20190611_105346.jpg?type=w1


삐진척 한게 효과가 있었을까? 전혀 안보이던 바위들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구름들의 빠른 이동으로 인해 보이다 안보이다 했지만 그래도 감사했다. 구름들이 스르륵 움직이며 바위가 나타나고 사라지고 서늘한 감촉이 느껴지고 했던 것들까지 사진으로 글로 담을 수가 없어서 아쉽다.


드디어 살짝 구름사이로 보이는 풍광


20190611_110829.jpg?type=w1


참 묘한 모습이다. 사진으론 제대로 담기지 않아서 아쉽지만 직접 볼때의 느낌은 '아주 잘 관리된 정원'의 분위기 였다. 한쪽엔 수석들이 놓여져 있고, 다른 쪽엔 분재가 놓여져 있는 것 같았다. 마치 누군가가 매일 다듬고 손질하는 것처럼 깔끔하고 아기자기 했다. 고개를 조금 들어 멀리보면 보이는 오름들은 덤이다.


20190611_111806.jpg?type=w1
영실코스 오르는 작은 숲길

신기한 곳으로 들어섰다. 앞에서 잘 관리된 정원이라고 했더니 그분께서 안내해 주셨나보다. 이곳은 작은 숲길이다. 꾀꼬리 소리도 들리고 신기한 나무들도 많다. 보통 산행을 하면 어느순간 나보다 키작은 나무들이 나타난다. 그때부터는 정상에 가까와졌단 뜻이다. 하지만 이곳은 신기하다. 앞선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미 나보다 키가 작은 나무들이 나왔는데 이곳엔 다시 키가 큰 나무들이 생겼다. 정말 신기했다. 내가 아는 산과 달랐다.

20190611_111843.jpg?type=w1


그 예쁜 길 끝에 뜬금없이 바윗길이다. 꽤 큰 돌들이다. 잘 관리된 목재데크가 끝나고 투박한 바위가 나와서 처음엔 당황했다. 조심조심 걸었다. 목재데크를 걸을때랑 다르게 돌길을 걸을땐 조심해야 한다. 집중을 해서 걸었다. 바위하나하나 돌 하나하나에 집중을 해서 걸었다. 덕분에 이전까지의 편한 목재데크, 잘 관리된 작은 숲길은 잊었다. 아마도 그런 목적도 있었을것 같다. 돌길이 끝난 순간 정말 깜짝 놀랐으니까.


20190611_112250.jpg?type=w1


어떤가?

사람들은 여기저기서 난리다. 탄성이 나오고. 웃음도 나오고. 자리잡고 사진찍기에 바쁘다.

나는 그들을 피해 사진찍기 바쁘다. 저 멀리 구름에 가려진 바위벽이 백록담이다. 구름이 없었으면 훨씬 더 멋진 장면이 연출 되었겠지만 상관없다. 감사하다. 너무 멋진 모습이라 감사하단 생각이 제일 많이 들었다.


20190611_112438.jpg?type=w1 이곳이 한라산 이라는 것이 안 믿어진다.


20190611_113330.jpg?type=w1 그냥 넓은 평야같다.



20190611_114132.jpg?type=w1


사진으로 감동 가득한 풍경이 다 담기지 않아서 아쉽다. 적어도 100배는 더 아름답고 멋진 것을... 전달 못해서 아쉽다. 어떻게 산정상과 가까운 곳에 이처럼 예쁜곳이 있을 수가 있을까? 예전에 지리산 노고단에서 봤던 모습도 멋졌지만 이곳이랑은 차원이 다르다. 괜히 한라산, 영실을 칭찬하는게 아니다.


다시금 다짐해본다. 일단 우리 천사님은 꼭 데려오자. 그리고 나 혼자 간다고 부러워 하셨던 분들 꼭 함께 오자고 다짐을 해본다. 거짓말 요만큼만 보태서 안내려갈까 했다. 여기서 며칠 쉬다가고 싶었다. 정말 고요하고, 평화롭다. 바위나 계단에 걸터앉아 지나가는 구름, 바람에 흔들리는 잎들만 바라보고 있어도 하루가 금방 지나갈 것 같다.

그곳에 앉아서 하루종일 책보고 글쓰고 싶다.


20190611_114431.jpg?type=w1


산에 오면 유독 연세가 지긋하신 커플이 많다. 참 좋아 보인다. 곧 내 미래가 될 것 같아 그런가 보다.

나도 젊었을때(?) 20대 때는 산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30대중반까지도 별로 관심이 없던 것이 최근 몇년새 부쩍 늘었다. 이게 나이가 들어가는 과정이지 않나 싶다. 지금은 많은 산을 가보고 싶다. 숨도 차고 힘든 산도 다니고 싶다. 내 한계가 어딘지 겪어보고 싶고 좌절도 느껴보고 싶다.


그러다 어느순간 손을 잡으려 하겠지. 잡을 손이 없으면 허전해 하겠지. 힘들고 어려운 산보단 손을 잡을 수 있는 산을 찾을 테고, 함께 호흡할 수 있는 길을 걷지 않을까 싶다. 그러다보면 누군가 위 사진처럼 나를 보고 있겠지.


20190611_115011.jpg?type=w1


맞다. 이제야 생각나지만 한라산은 6월이 철쭉철이라 그랬다. 하지만 철쭉이 군데군데 있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시선을 잡아끌고 있을 만큼 어마어마한 군락을 이루고 있거나 그런건 없었다. 고산에 이만큼 있는것도 대단한건데 내가 무식해서 그런건지, 아무튼 그랬다. 원래 그런건가? 무식이 용감하다고 그래서 과감하게 말한다. 내가 봤을땐 철쭉은 별로였다고.


그래도 사람들이 철쭉 앞에서 사진 찍는 것은 많이 봤다. 분명히 옆에 보면 들어가지 말라고 들어가면 과태료 있다고 하는데도 들어갔다. 한마디 하고 싶었지만 못했다. 난 지식이 없는 것에만 용감했지 실행하는덴 용감하지 못하다. 그 사진을 찍겠다고 줄서서 가이드줄을 넘어대는 사람들 옆을 지나가며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지나갈께요'

그렇게 나는 못본척 불의와 타협했다.


20190611_115221.jpg?type=w1


드디어 도착을 했다.(11시 55분) 윗세오름대피소에 도착을 했다.

영실탐방로 입구에서부터(버스내린 매표소 말고) 정확히 1시간 30분이 걸렸다. 쉬엄쉬엄 볼것 다보고 왔는데도 권장시간이랑 딱 맞았다. 역시 나는 표준능력 소유자 인가보다.


20190611_115523.jpg?type=w1


이곳이다. 내가 찾았던 곳. 기억의 장소.

재작년 이맘땐 백록담에 올랐다. 관음사코스로 올라서 성판악코스로 내려왔다. 백록담을 봐야겠단 목표도 있긴 했지만 고등학교때 등반의 추억을 더듬고 싶었다. 친구들과 단체사진을 찍었던 곳에서 다시금 숨을 쉬고 싶었다. 친구들 얼굴도 떠올리고 싶었다. 지금 연락하고 만나는 친구들도 있고 전혀 왕래도 안하는 친구도 있지만 하나씩 기억해내고 싶었다. 그런데 거기가 아니였다. 9시간 산행을 하고 백록담을 다녀왔으니 얻은게 더 많았지만 아쉬웠다. 왠지 실패한 것 같았다.


그곳을 2년만에 다시 찾았다. 사실 작년에도 한번 계획을 했었는데 그땐 오르기 전날 함께 여행했던 형님의 컨디션으로 인해 포기했었다. 날씨도 좋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20190611_115745.jpg?type=w1


추억의 장소에 왔는데 정작 그곳에 앉지 못했다. 그땐 그많은 친구들과 함께 했었는데...하며 혼자 앉기가 싫었다. 멀리 제일 꼭대기에 자리를 잡았다. 그땐 이곳은 없었던 것 같다. 사람들이 희미하게 보여서 그럴까? 마치 친구들을 먼발치에서 보고 있는것 같았다. 그러면서 나는 왜 그토록 이곳에 오고 싶었을까? 생각했다.


우리는 살면서 여러가지 기억의 지점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장소일수도 있고 물건일 수도 있고 때론 노래일수도 음식, 냄새 등 여러가지 형태로 있을 수 있다. 특정한 가수의 노래를 들으면 그 당시의 기억이 떠오를때가 있다. 난 윤종신의 '부디'란 노래를 들으면 고등학교 때가 떠오른다. 자율학습시간, 복도가 떠오르고 파랑색과 노랑색의 원색으로 디자인 되었던 마이마이가 기억난다. 눈을감고 잘 집중하면 그때의 촉감이 느껴지기도 하고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또 있다. 김종서의 '지금은 알수없어'란 노래를 들으면 중학교 때가 기억난다. 학교까지 걸어다녔던 논둑길이 생각난다. 그 길을 다니며 큰소리로 부르곤 했다. 그때의 들향이 기억나고, 공기가 기억이 난다. 지금도 이 노래들을 들으면 그런 기억이 나곤한다.


내게 이곳도 그런 것이었다 보다. 단지 이곳 장소에 오고 싶었던게 아니라 그때의 나이, 친구들, 오르면서 봤던 절경들, 그것들을 보며 느꼈던 감정들을 찾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런면에서 실제 장소는 이곳이 맞지만 오른 길은 영실코스가 아니였다. 어리목코스였나보다. 오르면서 보였던 풍광이 그때랑 달라서 그랬을까? 내려가며 보면 그때의 감정을 느낄수 있을까? 다행이다 내려갈땐 그곳으로 내려갈거니까.


20190611_115849.jpg?type=w1


매점에서 사온 주먹밥을 꺼냈다. 아직 온기가 남아있었다. 양념된 밥 주변엔 김가루를 굴려묻힌듯한 모양이고 가운데엔 볶음김치가 조금 들어있는 흔한 주먹밥이다. 아침을 안먹어서 일까? 공기가 좋아서 일까? 기분이 좋아서 일까? 순식간에 뚝딱했다. 맛있게 먹었다. 그렇지만 다음번엔 미리 준비해서 다른걸 먹고 싶다. 한개로 살짝 부족한 감도 있다. 누군가가 싸온 의외의 디저트 같은 것도 그리웠다. '오오~ 이 새벽에 어떻게 이런것까지 준비했어요?' 라며 말이다.


20190611_122154.jpg?type=w1


5분? 3분이었을까? 순식간에 배를 채웠다.


그리고 계획대로 책을 폈다. 책 선택 죽인다고 생각했다. 산 정상에 올라서 '어떻게 살 것인가' 고민하는게 멋질거라고 생각했다. 순전히 의식적 선택이었다. 그런데 별로였다. 내 실수였다.


좀더 읽기 쉬운책, 짧은 책이었으면 더 좋았을 거라 생각했다. 오늘 하루 당일치기 여행을 하며 하루동안 한권을 읽었으면 더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그랬으면 두고두고 더 기억에 남았을 텐데라고 생각했다. 아주 발랄한 발상이다. 담엔 꼭 그렇게 해보고 싶다.

20190611_115646.jpg?type=w1


한라산에는 까마귀가 참 많다. 처음엔 꺼림직하던 까마귀 울음소리가 정상에 가까워 질수록 정겨워지고 반가워진다. 아마 산을 자주 다니시는 분들 특히 한라산을 오르신 분들은 공감할 것이다.


원래는 30분 이상 또는 그 이상 독서를 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이녀석들이 발목을 잡았다.

너무 시끄러워서 한참을 째려보았다. 그런데 꿈쩍을 안한다. 이녀석들. 마치 도심지에 비둘기 같다.

사람들을 봐도 안도망 가고, 식사하는 곳 옆을 걸어다닌다. 사람들은 그 모습을 즐거워 한다. 심지어 사람들은 먹을것을 던져주기도 한다. 역시 까마귀를 반가워하는건 나뿐이 아니였다.


그러다가 갑자기 까마귀가 날 보고 막 울어댄다.

'너 뭐하냐? 남벽분기점 안갈꺼야?' 라고 하는 것 같았다.


20190611_124340.jpg?type=w1


그때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직 목적지에 다 온게 아니였다. 앞으로 한시간 정도 더 걸리는 남벽분기점까지 가는게 오늘의 목표였다.

나는 서둘러 책을 집어넣고 쓰레기를 주섬주섬 정리했다.


그리고 다시 출발했다.

'남벽분기점까지 꼭 가야할까? 거기까지 안가고 내려가는 사람들도 많던데...' 하며 속으로 투덜댔지만 이미 발걸음은 그곳을 향하고 있었다.




























































































































매거진의 이전글당일치기 제주 한라산 등산 1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