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는 저에게 있어 조금 특별한 날이었습니다.
불편하지만 몸에 좋은 사람 두 명을 한번에 만났거든요.
저는요. 제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나를 알아주고 함께 하고 싶어하는 것은 참 고맙고 감사하지만, 나에 대해 깊이 궁금해하고 나의 속 이야기에 관심을 갖는 것은 불편합니다. 사람들과 어울려 대화를 할 때도 적당한 거리를 두어야 편합니다. 그런까닭에 누군가와 대화를 할 때는 나의 이야기를 한다기 보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는 편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을 만나 대화를 할때면 이런 제 모습이 장점이 됩니다. 많은 사람들은 제 이야기에 관심이 없고 본인의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집중을 하기 때문이죠. 그렇지만 가끔은 제 이야기를 해야할 때도 있습니다. 그럴때는 정제된 이야기만 하기를 원합니다. 자기검열이 온전히 끝난 이야기만 했으면 합니다. 그래야 마음이 편합니다.
불편하지만 몸에 좋은 사람 (1)
불편하지만 몸에 좋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새초롬한 벚꽃이 그득한 경의선책거리에서 만났습니다. 우리는 카페 루프탑에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러다 실내로 들어가 조금 더 깊게 대화를 했습니다. 저는 이사람이 불편합니다. 자꾸 저에게 질문을 합니다. 에둘러서 이야기를 하면 다시 깊게 찌릅니다. 그러면 아픕니다. 다시 돌려 이야기 하면 왜 그렇게 이야기하느냐며 다시 묻습니다. 그럼 저는 생각에 잠깁니다.
저는 이 사람이 좋습니다. 새근새근 잠재워 놓은 생각 호수에 작은 돌멩이를 던져 주어 좋습니다. 만나서 질문의 송곳을 받을땐 아프고 불편하지만 그 이후엔 긍정적인 정리정돈이 이루어집니다. 그런까닭에 불편하지만 몸에 좋은 이사람을 만나는 것을 좋아합니다.
불편하지만 몸에 좋은 사람 (2)
어제 만난 사람 덕분에 불편하지만 몸에 좋은 사람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이사람이 본래의 나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사람이 원래 나인데 나는 그를 부정하고 다른 쪽으로만 눈을 돌리고 있지 않나? 생각을 합니다.
요즘 들어 마음이 차분해지고 가슴에 이상한 느낌이 생겼습니다.(처음 겪는 느낌은 아닙니다. 마땅히 표현할 단어가 생각이 나지않아 이상한 느낌이라 표현합니다.) 표정도 조금 어두워지고 음성도 낮게 이야기를 하고 있지요. 불편하지만 몸에 좋은 사람이 다시 제게 나타났습니다.
저는 이 사람이 좋습니다. 처음엔 이 사람을 쫓아내려 했지만 지금은 더욱 가까이 끌어 않습니다. 함께 있으면 불편하고 힘들지만 그 이후엔 긍정적인 정리정돈이 이루어 지거든요. 그런까닭에 불편하지만 몸에 좋은 이사람을 인정하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