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30 기상 및 세면 03:40 말씀 읽기 / 묵상 03:50 사명 & 비전 적기 04:15 유튜브 영상촬영 및 업로드 05:10 네이버블로그 글쓰기 06:40 아침운동 출발 (수영 또는 등산) <2주전까지의 나의 새벽일과>
저는 39년을 꿈, 비전 없이 수동적이고 게으른 삶을 살았습니다. 그런 삶에 대한 반성과 변화에 대한 열정으로 작년 10월부터 '노력'이란 것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6시에 일어나던 기상시간을 5시로 옮겼구요. 매일 새벽마다 글을 한편씩 쓰기 시작했습니다. 꾸준히 책도 봤습니다. 책 한권을 읽고나면 적어도 한가지씩 내 삶에 적용했습니다. 그렇게 하다보니 어느새 저는 새벽3시반에 하루를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새벽3시반에 일어나 생활을 한다는게 쉽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변화에 대한 갈망과 절박함이 게으름과 나태함을 이겨내고 있었습니다. 지난 세월의 '나의 스펙'을 뒤집을 수 있는 방법은 이것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남들보다 뒤쳐진 것을 만회하려면 하루에 3시간씩 5년정도를 더 살아야 가능할꺼라 믿었습니다.
제 아버지는 2000년에 돌아가셨습니다. 제 나이 20살이었고, 아버지 나이는 48세 셨습니다. 심근경색 이라는 사인 이었으며, 가족들은 어떤 준비도 없이 가장의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그 일은 가족 모두에게 충격이었으며, 온 가족의 인생 진로를 바꾸게 하였습니다. 어머니, 저, 여동생 모두는 슬픔을 느끼는 것조차 마음대로 하지 못하며 살았습니다. 세상이, 사회가 만만치 않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아버지라는 존재가 얼마나 안전한 울타리였는지 가족 모두 몸으로 느꼈습니다.
그때부터 다짐했습니다. '나는 건강하고 오래사는 아빠가 되자' 라고 다짐했습니다. 돈도 중요하고, 명예도 중요하고, 자랑스러운 직장에, 멋진 외모까지 모두 다 가지면 좋겠지만 그 모든 것들이 다 살아있다는 전제여야 하니까. 건강하고 오래오래 함께하는 아빠가 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몇년전부터 건강검진을 받게되면 꼭 심장관련 부분을 함께 받습니다. 심근경색이 가족력일지 모르니까요. 한살한살 나이를 먹어갈수록, 아버지가 돌아가셨던 나이인 48세에 가까워질수록 두려움이 커집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이 자꾸 생기더라구요.
제 스스로가 오래살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서인 것도 있습니다. 하지만 가족중에 누군가를 잃어 보신분들은 아실꺼에요. 그 이후에 느끼는 행복감은, 왠지 무언가 채워지지 않는 허전함이 있거든요. 그런 마음으로 평생을 살아가는 것, 그것은 나와 어머니와 제 동생만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제 아내, 제 아이들에게 그런 마음을 경험하게 해주고 싶지 않아요.
지난 수십 년 동안 수백만 명을 추적한 대규모 역학 연구 20여 건이 눈에 들어온다. 모두 똑같은 명확한 관계를 보여준다. 수면 시간이 짧을 수록, 수명도 짧아진다는 것이다. 선진국에서 질병과 사망의 주된 원인들 - 심장병, 비만, 치매, 당뇨병, 암처럼 건강 보험 체계를 휘청거리게 하는 질병들 - 은 모두 수면 부족과 인과 관계가 있음이 드러났다.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240p 중에서>
잠에 대한 중요성은 대략 알고 있었습니다. 막연하게나마 '잠이 보약', '미인은 잠꾸러기' 등의 이야기를 믿고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우선순위에선 밀려있었습니다. 잠을 줄이고 그시간에 자기계발을 택했습니다. 그러면서 미안한 마음에 시작한 것이 운동이었습니다. 수영을 하고, 등산을 했습니다. 그러면 그것들이 상쇄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제가 큰 착각을 했더군요. 잠이 없이는 아무것도 되는 게 없다고합니다. 수명은 짧아지고, 기억력이 떨어지고, 집중력이 저하된다고 합니다. 정신질환이 오게되고 가장 근원적인 자아인 DNA까지 변형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들 중 밤에 대여섯 시간 이내로 잠을 자던 사람들은 예닐곱 시간을 자던 사람들에 비해, 5년 사이에 심장 동맥에 석회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200~300배 높았다. 이들의 수면 부족은 활짝 열려서 심장에 피를 보내야 할 중요한 통로를 막음으로써, 심근경색을 일으실 위험을 상당히 높였다.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242~243p 중에서>
위의 글을 읽으며 마음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그동안 제가 뭘 한 것일까요? 저는 '저'를 가족을 사랑하기는 한 걸까요? 정말 미안했습니다. 내가 스스로 제 수명을 깍아먹는 일을 하고 있던 것이었습니다. '건강하고 오래사는 아빠'가 되고 싶다면서 말이죠.
생때같은 아이들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아이들에겐 어떤 아빠가 최고의 아빠일까요? 다시금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무엇을 우선순위 1순위에 놓아야 하는지요.
지난 10개월동안 새벽기상을 하며, 습관을 만드는 법을 익혔고, 루틴의 중요성을 알았습니다. 이젠 꼭 새벽이 아니여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비록 지난 시간동안 했던 활동들을 전부 못하고 똑같은 수준을 유지 못하더라도 괜찮습니다.
한번에 그 모든 것을 다 얻을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나를 덜어내야 하나를 담을수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중요한 것을 깨달았습니다. 무언가를 얻고자 하나를 덜어낼 때, 잠을 덜어내는 것은 안된다는 것을요. 잠은 건강 뿐만이 아니라 삶 전반에 걸쳐 반드시 지켜야 할 기본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렇게 마음을 먹었지만 그래도 불안한 건 사실입니다. 계속 해오던 것을 안하니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는건 아닐까? 다른 사람들은 뛰는데 나는 뒷걸음 치는 것 아닐까? 하며 말이죠. 그렇지만 지금도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제 몸상태를 돌아보며, 다독거려 봅니다.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삶에 우선순위를 어떻게 설정해야하는지. 진지하게 고민을 해봅니다. 내 마음을 내 뇌를 설득하는게 쉽지는 않겠지만 한번 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