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ud에 담긴 구름

by 에그블루

실내에서 주로 일하다 보니 하늘 볼 시간이 별로 없었다.

가끔 등 뒤로 돌아보는 창 너머의 하늘,

차창 밖으로 보이는 좁은 하늘,

가끔 산책할 때 올려다보는 시원한 하늘.


그런데 말이다. 같은 모습의 하늘은 다시 볼 수 없다.


두 번 볼 수 없어서였는지,

아니면 너무 인상적이어서 그랬는지...

가끔씩은 주머니 속의 폰을 꺼내서 하늘의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어쩌다 찍는 하늘이지만 10년이 넘다 보니

클라우드 저장소에 담긴 구름 사진들이 꽤 된다.


구름(cloud) 속에 저장된 구름 사진들이라니...







분리.JPG

처음엔 어떻게 저렇게 생겼을까 정말 신기했었다.

생선뼈 같기도 하고,

어릴 때 보던 할머니 앞머리의 가르마 같기도 하고.

잎 떨어진 고사리 줄기 같기도…





아주 뜨거운 여름날 ‘뮤지엄 산’에 갔었다.

빛을 아깝게 잘 다루는

안도 다다오의 디자인이 돋보이는 미술관이다.

건물 사이를 지나면서 문득 올려다본 하늘.

마침 건물 사이로 하강하는 듯한

공작새 닮은 구름.




그리고 손에 뭍을 것 같이

빨강이 돋보인


조형물

사이로

보이는


구름 없이 눈부신 하늘

또한 일품었이다.
















비가 정말, 너무 많아서

물난리가 났던 2020년 8월.


강이 넘치고

길이 끊겼던

땅의 상처들을

아는지 모르는지,

쾌청한 하늘에서

무심하게 땅을 내려다보는

회색 빛 얼굴.





















뭐니 뭐니 해도

해가 땅을 벗어나면서 마술을 부리는 시간의 하늘이 압권이다.


하루를 덮는 시간

이런 하늘을 보고 있으면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


그 날은 살바토레 콰시모도의 유명한 시가 떠올랐다.

배경-2.png



누구나

지축 위에

홀로 서 있나니


햇살 한줄기 뻗쳤는가 하면


어느덧

황혼이

깃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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