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두근 Aug 19. 2022

인생의 위험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오늘은 사과나무를 심자


얼마 전부터 새로운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5명이 4개월 동안 함께 일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PM이 팀원 한 분을 유난히 챙기면서 그의 건강을 걱정하는 것이다. 알고 보니 그는 나보다 10년 젊은 분인데 폐암이라고 했다.


남의 일 같지 않고 마음이 쓰였다. 그와 둘이 있게 되었을 때 언제 병을 알게 되었는지 물어보았다. 작년 말에 우연히 알게 되었단다. 처음에는 엄청난 충격이었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적응이 되었다고 웃으면서 얘기를 한다. 그러면서 큰일을 겪게 되면서 세상 일을 보는 관점이 많이 변화되었다고 말을 한다. 오늘 보니 중간중간에 가래 낀 기침을 많이 한다. 그의 건강이 좋아지기를...


또 하나 놀라운 일을 들었다. 지방에서 하는 일이라 제일 먼저 숙소를 구하는 게 일이었다. 며칠 늦게 참여하게 된 나와 또 다른 한 분은 토요코인에 머물기로 했다. 나머지 세 분은 오피스텔을 4개월 동안 월세 50만원에 계약을 하였다. 지난주에 방을 구하고, 이번 주 초에 놀라운 소식을 들었다.


그중 한 분의 숙소에서 주말 비어있는 동안 물이 새서 18톤이 아래층으로 흘렀다는 것이다. 세면대 아래 수도관이 새서 집주인에게 수리를 의뢰해서 주말에 수리를 했는데, 수리 이후 사람이 없는 사이 사고가 생긴 것이다. 다행히 집을 빌린 동료는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게 밝혀져 다행이긴 했다.


18톤의 수돗물이 아래층으로 흘러, 많은 피해가 생겼다고 한다. 그럼 집주인 아니면 수리 한 사람이 책임 소재를 두고 공방이 있을 것이고,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할 텐데...


그날 오후에 또 얘기를 들으니 집주인도 착한 사람 같은데 그 사고로 오피스텔을 팔기로 했고 그래도 해결이 힘들 것 같다고 ... 펑펑 울더라는 얘기를 한다. 상상이 가고, 심정도 알 것 같다. 너무나 안타까웠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노후 대책으로 월세를 받을 수 있는 부동산 투자 얘기를 많이 듣는다. 오피스텔 주인도 아마 그런 투자를 한 사람 일 것이다. 근처 오피스텔이 모두 지어진 지 오래되어 상당히 노후되어 있는 모양이다.


갑자기 인생이 무엇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오피스텔의 사고는 흔치 않지만, 살다 보면 있을 수 있는 위험의 한 사례인 것 같다. 병이나 죽음은 조금 빨리 또는 늦게 찾아오겠지만 누구도 피할 수 없는 필연적인 이벤트이다.


어떻게 살아야 하나. 생각이 많아진다. 생각해봐도 뾰족한 수는 생각이 안 난다.

내일 지구에 멸망이 찾아오더라도 오늘 사과나무를 심는 게 맞는 것 같다. 내일 죽더라도 오늘 즐겁게 사는 수밖에...


아웅다웅 살지 말아야겠다. ^^

작가의 이전글 대세판단 어떻게 하는가(2)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