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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두근 Sep 10. 2022

투자에도 복기가 필요하다

실패 경험에서 배워야 한다


나는 주식 투자를 제대로 해보고 싶다. 바둑에서 복기를 통해 이전의 경험을 통해 배우고 발전을 도모한다. 투자도 복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최근에는 독서모임에 가입해서 주식 투자 분야 베스트셀러 서적 위주로 읽고 서로 토론을 통해 배우고 있다. 하지만 그건 타인의 경험이고 지식이다. 그 지식을 내 것으로 만드는 방법은 책에서 배운 지식을 적용해보아야 한다. 그리고 그 지식의 적용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복기해가면서 지식을 발전시켜야 한다.


책을 통해 그 분야 구루에게서 배우는 것은 매우 좋은 방법이긴 하지만 아쉬운 부분이 있다. 예를 들어 내가 가장 존경하는 워런 버핏을 통해 배우고자 하지만 그와는 너무 많은 격차가 있고, 그의 책을 통해 많은 지혜를 배울 수 있지만 현재 나의 상황에 비추어 내 수준에 맞는 지식은 배우기가 힘들다.


수영 황제라 불리는 마이클 펠프스의 책이나 동영상으로 수영을 배우는 것도 의미가 있다. 그러나 수영 초보인 내게는 나의 수준을 파악해서 나의 잘못된 폼을 교정해 줄 수 있는 동네 수영장 코치가 우선은 더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제대로 된 공부를 하기 위해서라도 현재 나의 투자 방법 등에 대해서 정리해 볼 필요를 느낀다. 이전의 내 투자 경험을 돌아보고 정리하면서 스스로 느끼는 것이 있을 것 같다.


먼저 최근 투자 경험에서 가장 기억나는 사례는 KCC와 KCC글라스에 대한 투자였다. 나는 이전부터 주식 투자 관련 책은 여러 권을 읽은 적이 있다. 책을 읽고 난 후 대부분은 바로 잊히는 게 일반적이고 책에서 배운 지식을 내가 직접 활용해 본 경우는 많지 않았다.


책에서 얻은 지식 중에서 무척 공감하고 활용할 만하다고 생각하는 투자 포인트가 하나 있었다. 기업 내부인이 자기 회사 주식을 사기 시작했다면 분명히 그 시점은 주식이 싼 시점이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 회사 사정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그 회사 경영자나 직원이기 때문이다.


어느 날 신문에서 “'투자 귀재' 정몽진 회장, 자사주 사들인 까닭은”이라는 기사를 보게 되었다. 2018년 9월 28 일 신문 기사에 “정몽진 KCC 회장이 자녀들과 함께 최근 자사주 100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세계 3위 실리콘 기업 모멘티브를 인수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정 회장과 자녀들이 사들인 주식은 21일 종가(34만 2500원) 기준으로 101억 원 규모다.”라는 내용이었다.


나는 그날 즉시 KCC 주식 338,000에 1주를 매수하고 관심을 가지고 관찰하기 시작했다. 그 이후로 돈이 생길 때마다 조금씩 KCC 주식을 사모았다. KCC의 제품군은 일반인이 잘 알지 못하는 페인트와 건축 내장재다. 제품이나 회사의 특성이 일반인의 관심을 받기 힘드니 고평가는 아니고, 기업의 오너가 자기 회사 주식을 살 때는 싸다고 생각해서 지분을 사들였다고 생각했다.


분명히 주가가 싸다고 생각해서 주식을 매수했다. 하지만 언젠가 오를 것이라는 내 기대와는 달리 주식은 계속 하락하기만 했다. 나는 단기간에 주가가 오르기를 바랐지만, 지분을 사들인 기업의 오너는 나와 목적이 달랐고 단기간 주가의 흐름에는 관심이 없다는 소중한 교훈을 얻었다. 2020년 3월 코로나 위기로 사람들이 공포를 느끼고 폭락했던 2020년 3월 27일에는 106,000원까지 하락했다


코로나 위기로 대폭락을 하던 시기 나 역시 공포감을 느꼈다. 하지만 그 이전 위기 때의 경험이 있었기에 언제 회복할지 모르지만 시간이 문제이지 반드시 어느 정도 회복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주가 회복이 느리다면 배당을 받고 버티면 된다는 생각으로 고배당주 위주로 주식을 매수하였다.


2020년 3월 18일 대신증권 8,130원에, ARIRANG 고배당주 7,780원에, KT&G 76,600원에 주식을 샀다. 그때 매수했던 주식은 시장이 회복했을 때 약 50%~80%의 차익을 거두고 매도했다.


KCC와 관련해서 2019년 10월 24일 새로운 뉴스가 신문에 났다. KCC그룹의 형제간 경영 분리 뉴스로 KCC와 KCC글라스로 회사를 분할한다는 내용이었다. 장남 정몽진 회장의 KCC를, 차남 정몽익 사장은 KCC글라스를 나누어 가졌다.


케이씨씨 글라스는 2020년 1월 21일 재상장했다. 이날 시초가는 7만 9600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후 내리막을 걸어 3월에는 1만 2150원까지 떨어졌다.


2020년 8월 19일 케이씨씨 글라스 28,700원에 매수했다. 그리고 2021년 9월 2일 75,400원에 매수 물량의 50%를 매도하였다.



2020년 12년 03일 <이웃집 워런 버핏, 숙향의 주식투자이야기>라는 책을 읽고 그분의 방식으로 내재가치를 계산해보았다. 내재가치 = (BPS + EPS*10) /2. 그렇게 내재가치를 계산하면 KCC의 내재가치는 약 346,482원, KCC글라스는 120,304원이 나왔다.



2021년 1월 29일에는 KCC가 너무 싸다고 판단했다. 현금이 없어 마이너스 통장에서 돈을 빌려 196,000원에 추가 매수하기도 했다. 2021년 9월 6일 394,500에 전체 보유 물량의 50%를 매도하였다.



2021년 9월 초 KCC, KCC글라스의 물량 50%를 매도하고 난 뒤 일이 매우 바빠져서 남아있는 50%를 적절히 관리하지 못하고 여전히 보유 중이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2020년 3월에 싸게 매수했던 대신증권 등을 2021년 5월경 만족스러운 수익을 거두고 매도했었다. 처음에는 수익을 거두었으니 투자를 쉬려고 했다. 그런데 잔고에 현금이 있으니까 뭔가 자꾸 사고 싶었다.

2021년 4월 한국 금융지주가 카카오 뱅크 IPO의 수혜를 볼 것이라는 뉴스 기사를 보고 관심을 가지게 된다. 한국 금융지주는 증권시장이 호황일 때라 당시 실적도 좋은 상태였다. 그런데 뉴스에 따르면 카카오 뱅크 IPO에 따라 카카오 뱅크 보유 지분에 따른 자산가치가 상승한다고 생각하면 주가도 쉽게 더 오를 것 같았다.



2021년 8월 4일 한국 투자 금융 지주 96,300에 매수하였다. 2022년 9월 7일 종가가 53,800원으로 약 –45% 손실 상태이다.


내가 반성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첫째, 투자 포트폴리오를 성실하게 관리하지 못했다. 시간이 나면 반짝 관심을 기울였다가도 회사 업무가 바빠지면 시간을 내지 못해 적절한 포트폴리오 관리를 하지 못했다. 일정한 시간을 확보해서 지속적으로 포트폴리오 관리를 해야 한다.


둘째, 자금 관리에 실패했다. 투자하면서 어느 종목에 얼마만큼 자금을 투자할지 계획대로 하지 못했다. 한국 금융지주를 매수하면서 그 당시의 기분에 따라 너무 많이 사 버렸다. 사놓고도 한동안 전체 금융자산에서 몇 퍼센트 비중인지 확인을 안 했는데, 지금 보니 비중이 너무 높다. 포트폴리오에서 자산별 종목별 비중 관리를 해야 한다.


셋째, 매매기법에 실패했다. 기술적 분석(차트 또는 이동평균선)을 전혀 활용하지 못했다. 한국 금융지주를 매수하면서 이동평균선만 볼 줄 알고 확인했어도 매수에 신중했을 것 같다. 매수/매도 시 방어적 차원에서라도 기술적 분석(이동평균선)을 참고해야겠다.


넷째, 매수 이유를 기록하지 않았다. 매수 이유를 적어두었더라면 더 나은 복기가 되었을 것이다. 매수할 때는 좋은 면만 보았다. 나쁜 면에 대해 충분히 파악하고 대응 시나리오를 갖추어야 했다.


다섯째, 세력의 뉴스 공세에 이용당했다. 미디어의 뉴스에 의한 관심 종목 선정에 주의해야 하겠다. 한국 금융지주의 경우 뉴스를 보고 투자한 것이 실패 이유이다. 뉴스를 보고 관심을 갖더라도 철저한 기업 분석이 이루어져야 한다.


여섯째, 안전마진 확보에 실패했다. 한국 금융지주의 경우에도 안전마진이 충분했다면 손실로 전환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일곱째, 배운 것을 활용하지 못했다. 위에서 언급한 것들은 책에서 모두 배운 적이 있다. 그러나 일부(기술적 분석)는 망각했고 나머지는 머릿속에만 있을 뿐 실제 실천하지 못했다.


나는 나의 경험을 통해 실수를 깨닫고 개선해서 더 나은 투자자가 되기를 바라는 희망으로 이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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