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팅은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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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책을 쓸 때 중요하게 생각한 점이 있어요. 하나는 비록 어려워질 수 있다고 하더라도 경제에 관심있는 일반 독자분들을 위해 전문적인 내용도 필요하다면 최대한 넣어야 한다라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그렇게 해서 전문적인 부분이 들어가더라도 책 전체를 읽는데는 어려움이 없도록 스토리, 즉 서사로 이어지게 해야한다는 점이었어요. 즐거웠던 부분은 글을 썼을 때 이 두 가지가 잘 어우러졌을 때죠. 그런 부분들은 가족들에게 읽혀봐도 재밌어하거든요. 중국의 권력층이 미국의 투자은행과 손을 잡게 되는 부분이나, 존 레논의 imagine을 예로 들어 소비와 연결시킨 부분들이 그랬죠.
어려웠던 점은 그 반대에요. 하고 싶은 얘기는 있는데 그게 서사로 잘 만들어지지 않을 때죠. 아무리 재료가 있더라도 서사로 연결되지 않으면 딱딱해서 머리에 잘 들어오질 않거든요. 그럴 땐 정말 한 챕터를 다 새로 쓴 적도 있어요. 괴로웠죠.
[출처] 《달러 없는 세계》 이하경 저자 인터뷰|작성자 바른북스
책을 한창 쓰고 있던 무렵에는 새벽에 시간도 없는데 잘 안 써지기라도 하면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원고를 다 쓰고 나서요? 이제 끝이다~~ 할 줄 알았지요. 이제 두 다리 쭈욱 뻗고 자겠구나... 퍽이나^^
읽어보고 읽어보고 할 때마다 발견되는 오타와 어색한 문구들...
출판사에서 원고를 교정한 후 다시 보는데 또 발견되는 오타, 기존에 없던 오타까지 발생한 것을 찾아내면 한숨이 푹푹....이거 어떡하나 싶기도 하고. 이러다가 책 못 내는거 아니야....
그런데 또 그게 다가 아니더군요
프로필 사진? 아 그렇지 그런게 필요하다고 했었지. 정신은 어디로 외출했는지.....
10월 2일까진 모든 작업이 완료되어야 하는데 9월 29일 일요일에 프로필 사진을 갑자기 찍으려니 눈앞이 깜깜하더군요. 토요일 밤에 포탈을 마구 검색해서 일요일에 찍을 수 있는 곳을 찾기 시작합니다. 정말 놀랍게도 그렇게 토요일 밤에 전화를 받는 곳을 찾아 예약하고 일요일에 찾아간 스튜디오가 알고보니 딸 아이의 반 친구 아버님께서 운영하시는 곳이었습니다! 사정을 말씀드리고 다음날까지 보정본을 받아서 출판사에 급하게 넘겼는데...... 항상 그렇듯이 사진은 보는 분들마다 취향이 다르지 않겠습니까? 몇 번 산으로 올라갔다 내려왔다를 한 후, 두 번이나 다른 사진으로 바꿔서 다시 보정하고, 또 하고..... 마지막 순간까지 스릴이 넘쳤습니다. 전화와 이메일로 급하게 부탁드렸는데도 훌륭한! 결과물을 빠르게! 만들어내 주신 이린이 아버님 감사드립니다~
이게 끝인 줄 알았는데 오산이었습니다. 부탁드린 서평을 받아도 그대로 실릴 수가 없더군요. 여러 번의 교정을 통해 길이부터 문장까지 또 교정을 봐야하고. 이 자리를 빌어 힘들게 써주신 서평이 반 이상 날아갔음에도 이해해주신 분들께 다시 한 번 심심한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인쇄소에 넘기기 직전에는 10월 3일 공휴일이었는데도 출판사 분들이 사무실에 나와 일하면서 후면에 들어갈 문구를 어떻게 할지, 전화를 하면서 계속 만들고 넣어보고 바꾸고. 결국 바른북스 편집팀에서는 그날 새벽 3시까지 작업을 하고서야 인쇄소에 넘기셨다고 하더군요. 이 글을 통해 다시 한 번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바른북스 편집팀 여러분들~ 식사 한 번 모실테니 부담 없이 나와주세요~.
그런데 책이 나왔다고 끝이 아니더군요.
서점에 들어가야할 소개글의 초안부터 기타 다른 자료들까지 만들어야할 것이 계속 줄을 서더군요. 그 중에 가장 힘든게 무엇이었을까요? 포스팅 하기였습니다. 블로그는 커녕 페북, 인스타, 트위터 등 SNS라고는 접해본 적이 없던 저에게 페북 가입과 포스팅은 어마어마한 도전이었습니다. 지금 이것도 포스팅이죠. 뭘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도무지 감이 안 오니 앉아 있다고 글이 나오질 않으니 하루하루 빈 손으로 시간은 가고.... 책 쓰는게 포스팅하는 것보다 훨씬 쉬웠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이렇게 자꾸 쓰다보면 좀 나아지겠지요. 익숙해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쨋든, 책쓰기보다 더 힘들었던 출판 후 작업 중의 하나가 나왔네요. 저자 인터뷰. 저렇게 보니까 또 나름 새롭기도 합니다. 뭔가 한 발 한 발 걸음마를 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이러다가 걷고 뛸 날도 오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