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1일, 나비의 날개짓이 될 것인가
어제, 2019년 11월 11일은 혹 훗날 홍콩 시위와 관련해서 분수령이 되는 날로 기록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위 기사에 링크된 영상을 보면 상당히 충격적입니다.
오늘 후속 기사를 보면 이 경찰의 신상이 시위대에 의해 모두 공개 됐고, 어린 딸의 신상까지 다 털렸다고 하네요. 어떻게 보면 양쪽이 결국 홍콩 시민인데 참 마음이....안타깝습니다.
https://www.wikitree.co.kr/main/news_view.php?id=479713
그런데 같은 날 공개된 또 다른 영상을 보죠. 홍콩의 친중파로 성향의 시민이 언쟁 중에 방화 테러를 당하는 모습이 공개됐습니다. 저 정도면 갈등이 상상 이상으로 심각한 수준이라는 걸 알 수 있는데요. 홍콩의 젊은층이 이민 가겠다고 줄 섰다는 기사가 이해가 가지요.
시위 상황은 이 정도로 하고 이제 생각을 좀 해봐야 할 차례죠.
먼저 올해 여름에 베이다이허 회의가 있었고, 열흘 전에는 20개월만에 열린 중국 공산당 4중전회가 있었죠. 둘 모두 현 중국의 권력 구도를 추측해 보게 하는 이벤트들이죠.
이번 베이다이허 회의에는 쩡칭홍, 우방궈, 주롱지, 리루이환 등 과거 상해방의 원로들이 참석했고, 후진타오 전 주석이 공청단파 계열의 원로로 참석했다고 합니다. 중요한 건 막후 원로 정치의 힘이 확실히 약해진 결과로 해석할만한 뉴스가 나왔다는 점이죠.
회의 종료 후 중국 외교부 홍콩주재사무소의 한 인사는 한 포럼에 참석해 "홍콩 사태의 본질은 일부 세력이 홍콩 특구의 합법적인 정부를 전복하려는 데 있다"면서 "중앙 정부의 권위에 도전하고 홍콩의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라는 뿌리를 흔들려 한다"고 비난했다는 기사가 나왔죠.
저 일부 세력이 누구를 말하는지는 명확합니다. 시진핑의 경고입니다. 상해방 원로들이 대거 참석했던 베이다이허 회의 이후 저런 경고가 나왔다는게 무엇을 의미할까요? 적어도 자신있다는거죠. 현재 중국내 권력 기반은 흔들림이 없어 보였습니다.
또한,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시진핑이 무력개입 대신 준엄한 법 집행으로 해결하라고 지시했다는 보도가 나왔죠. 자 저 두 가지를 조합해보면 어떤 결론이 나오나요? 지금 현재 수준에서 충분히 관리가 가능하다, 무력개입까지 가고 싶진 않다라는거죠. 누가? 중국의 현재 권력층이 말이죠.
좀 더 자세한 부분이 궁금하시면 '달러 없는 세계' 8장 '외로운 황제' 부분을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자세하게 말하려면 너무 길어지니까요.
어쨋든 얼마전 열렸던 4중 전회 결과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흔들림이 없었죠.
그런데, 무력개입이 필요하게 될 가능성이 충분한 수준으로 사태가 커질 수도 있는 일이 터졌습니다.
이건 결코 시진핑이 원하는게 아닐텐데 말이죠. 물론 시장이 저 사건을 그 정도 사건으로 안 볼 수도 있죠. 시장이란 결국 홍콩과 중국의 시민들을 포함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일단 어제 항셍 지수는 2.6% 정도 빠졌지만, 홍콩 외환 시장은 생각보다 안정적이었습니다. 아마 개입이 있지 않았을까 싶지만 현재까진 확실히 알 수 없습니다.
이 사태가 어떻게 흘러갈지 당분간 시선을 놓지 말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