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출간의 설렘과 기대는 사라진 지 오래고, 시간은 생각보다 빠르게 흘렀다.
출간을 앞두고 지인들이 물었다.
“책 내면 강의 같은 거 하는 거 아니야?”
안타깝게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내가 낸 책으로 무슨 강의를 하겠단 말인가.
“북토크는?”
그건 유명한 사람들이 하는 거지.
“사인회는?”
카드 사인 말고는 사인을 해 본 적도 없는 내가 무슨 사인회.
그럴 리가.
그때 깨달았다.
사람들이 출간을 ‘이벤트’라고 생각하는 순간, 나는 이미 현실을 살고 있었다는 걸.
나는 그저 소박하게 바랐다.
일 년쯤 지나면, 운이 좋으면 2쇄 정도는 찍지 않을까. 대단한 꿈이 아니라, 그냥 책이 계속 살아 있었으면 좋겠다는 정도의 소원이었다.
그런데 출간 2년이 지난 지금, 현실은 정반대다.
아마 1쇄도 다 팔리지 않았다는것.
끝이 보였다면 연락이 왔을 텐데, 아직 내게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새롭게 개정판을 만듭시다 라는 연락도 없다.
나는 여전히 매일 아침 온라인 서점에 접속한다.
교보문고의 재고 수량은 거의 변하지 않는다.
예스24의 판매지수는 전교등수 떨어지듯 내려간다.
내가 매일 본다고 해서 숫자가 줄어드는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그걸 또 본다.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인 것처럼.
가끔은 서점에 가서 내 책에 먼지라도 털어주고 싶어진다.
뉴스를 보면 세상은 쉼 없이 달라지고, 정보는 매일 새로 태어난다.손가락 하나로 다 검색되는 시대에, 종이책이 끼어들 자리는 생각보다 좁다.나는 그 사실을 출간 후에야, 하루하루 체감하고 있다.
출판사에서는 지금 이 순간에도 새로운 책들이 나온다.유명한 사람들의 책이 줄줄이 출간되고, 줄줄이 사랑을 받는다.북토크 일정이 올라오고, 사인회 소식이 이어진다.나는 그 모든 걸 부러워할 만큼 거창한 욕심이 있는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마음이 서운하다.
내가 잘못한 건 아닌 것 같은데,
그렇다고 누구를 탓하기도 애매해서
서운함은 늘 나에게로 돌아온다.
그리고 나는 오늘도 생각한다.
“사랑받을 방법”을.
그런데 결국 오늘 저녁에는
책 판매 고민보다 술안주 고민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출간 2년 차의 가장 현실적인 엔딩이, 이거라니.
책이 나오면 세상이 아주 조금은 바뀔 줄 알았다.
이러니 내가 술을 끊을 수가 없다.
술꾼이 되어가는 데에는, 핑계가 참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