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마쿠사만다 바사라다센다마카로샤타야소와타라야운타라타카만!" 미스터리 소설에서 이게 대체 무슨 말인가. 『우부메의 여름』의 절정을 여는 진언(眞言)이다. 발화의 주인공은 자신의 별명이 되기도 한 이름을 지닌 고서점 주인이자 신사의 신주이자 탐정인 교고쿠도, 추젠지 아키히코다. 그는 초자연적이며 비일상적인 영역에서 일가를 이룬 기도사다. 그러나 동시에 철저하게 과학적 사고에 기반을 두어 말하고 행동한다. 현실과 비현실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양손잡이 탐정인 셈이다. 그가 화려하게 등장한 『우부메의 여름』은 작가 교고쿠 나쓰히코의 데뷔작이다.
책이 발표된 1994년 당시 일본 미스터리의 큰 흐름은 사회파와 신본격이었다. 두 사조는 이야기의 구조나 바라보는 점은 달랐지만 하나의 공통점을 공유했다. 실제로 일어나지 않을 법한 사건은 다루지 않았다. 그런데 느닷없이 나타난 『우부메의 여름』의 주요 소재는 20개월째 이어진 임신과 호문쿨루스다. 주술, 식신, 요괴가 자연스럽게 언급된다. 남의 기억을 볼 수 있는 탐정도 등장한다. 당시 독자들이 느낀 당혹감을 예상할 수 있다. 보기 드문 장르 변칙성 때문에 아야츠지 유키토가 신본격은 이제 끝났다고 말했을 정도였다.
이러한 파격은 단순히 패기 넘치는 신인의 도발의 결과는 아니었다. 두터운 팬층이 형성되었고 「백귀야행 시리즈」는 외전 포함 열 권 이상 출간된다. 첫 번째 인기 비결은 생생한 캐릭터다. 수사 4인방은 모두 기이하다. 경찰이라는 직업 때문인지 그나마 일반적인 축에 속하는 기바도 보통 인상이 아니다. 소설가인 화자 세키구치는 기억상실과 울증이라는 불리함을 안고 사건에 임한다. 제멋대로 등장, 퇴장을 반복하는 탐정 에노키즈는 아예 초능력자다. 무엇보다도 1선발 캐릭터인 추젠지(교고쿠도)의 존재는 시리즈의 모든 것이라 할 수 있다.
책의 매력은 또한 기괴함에서 나온다. 단, 현실 너머로 탈주할 정도의 환상성은 아니다. 말도 안돼, 독자가 손 놓지 않게 이끄는 최소한의 현실감각은 유지된다. 물론 작가의 대변인과 같은 교고쿠도의 솜씨 덕이다. "이 세상에는 이상한 일 같은 건 아무것도 없다." 책을 시작하며 던지는 전제다. 무심한 척하지만 결국 다 해결해버리는 양면성 그리고 한번 시작하면 끝날 줄 모르는 장광설은 교고쿠도 특유의 인장. 이중 말 폭탄에 부담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지적 흥미를 돋우는 정갈한 강의는 한번 빠지면 깊게 스며든다는 것이 팬들의 공통된 반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