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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경 Dec 21. 2020

<스위트홈> - '인간의 욕망은 저주인가..'

[영화,드라마 후기,리뷰/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신작 추천/결말 해석]

                                                                             

스위트홈 (SweetHome)

개봉일 : 2020.12.18. (넷플릭스 공개)

연출 : 이응복

극본 : 홍소리, 김형민, 박소정

출연 : 송강, 이진욱, 이시영, 이도현, 김남희, 고민시, 박규영, 고윤정, 김갑수, 김상호


인간의 욕망은 저주인가, 진화를 위한 것인가


탐욕과 욕심이 넘치는 인간들에게 내리는 신의 형벌 같은 ‘괴물화 현상’이 퍼지고 있는 세상. 사람들은 세상이 망했다고, 더 이상 살아갈 희망이 사라졌다고 말한다. 하지만 <스위트 홈>의 주인공인 19살 소년 차현수는 괴물화 현상이 일어나기 이전부터 희망도, 꿈도 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엄마, 아빠, 여동생을 사고로 잃고 보살펴주는 어른 한 명 없이 낡은 빌라 ‘그린홈’으로 이사 온 소년은 8월이 끝나기 전에 자살할 것을 다짐한다. 그렇게 한 소년이 죽기로 마음먹었을 때, 세상은 진짜 멸망과 죽음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괴물화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추측하건대 그것은 사람의 욕망과 관련이 있다는 것. 코피, 혼절, 체온 저하 등의 증상을 보인다는 것. 그리고 괴물은 웬만해선 죽지 않는다는 것. 괴물이 아닌 인간들이 알아낼 수 있는 건 그뿐이었다.



조금 더 인간답게, 더 편안하고 좋은 삶을 살고 싶다는 욕망을 주체하지 못한 자들은 괴물이 되고, 욕망을 피해 인간으로 남길 선택한 자들은 모든 욕심을 비우고 그저 살아남았음에 감사하며 하루하루를 버틴다. 괴물 화가 진행되고 있는 주인공 ‘현수’는 욕망에 대적하며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온힘을 다해 버틴다. 그린홈의 사람들은 잔혹한 괴물들 사이에서 마지막 무기인 ‘괴물 차현수’에 희망을 걸고 살아간다. 살아남은 인간이니, 더 인간답게 살아야 한다는 사명감을 알게 모르게 떠안은 채 말이다. <스위트 홈>의 대략적인 이야기는 이렇다.



네이버 웹툰 <스위트 홈>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 홈>은 실사화가 확정된 시점부터 많은 관심과 화제를 불러 모았다. 웹툰이 한창 연재 중일 때도 “이 작품은 정말 넷플릭스에서 실사화하면 좋겠다.”라는 댓글을 심심치 않게 봤던 기억이 있을 만큼, <스위트 홈>은 많은 독자들의 지대한 관심과 애정을, <스위트 홈>의 실사화는 많은 궁금증을 모으고 있었다. 본인도 원작을 항상 챙겨 봤던 팬이었기에, <스위트 홈>의 드라마화는 아주 큰 관심거리이자 오래 기다려온 일이었다. 12월 18일, 드디어 <스위트 홈> 시즌 1 10화가 공개되었고, 이틀에 걸쳐 정주행을 마쳤다. 이 드라마에 대해 간단하게 평하자면, 좋았다. 하지만, 원작에 대한 기대는 중반부쯤부터 조금 놓는 게 좋을 것이다.



<스위트 홈>의 제작자들은 주연으로 송강 배우를 택했다. 개인적으로 “이 역할이 맞을까?”하는 걱정을 했었는데, 같은 걱정을 했다면 그 걱정은 조금 내려놓아도 괜찮을 것 같다. <스위트홈>의 배우들은 기대 이상으로 높은 몰입감을 선사했다. 캐릭터 자체에 아쉬운 점은 있었으나, 배우 개개인의 역량은 보는 이를 만족시키기 충분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스위트 홈> 시즌 1을 보며 송강 배우에 대한 기대치가 꽤나 높아졌다. 강하게 감정을 폭발시키거나 눈을 부릅뜨는 것만이 무게 있는 연기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송강 배우는 그 부분을 잘 조절한 것 같다고 생각한다. 조금만 삐끗한다면 오글거릴 수 있는 역할을 오글거리지 않게 소화한 것만으로도 배우로서의 자신의 능력을 보여준 것이 아닌가. <늑대 소년>을 찍을 때쯤의 송중기 배우가 생각나기도 하고.. 앞으로 더욱 크게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된다.



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 홈>은 웹툰 원작 <스위트 홈>과 비슷한 듯 다르다. 웹툰 속 ‘그린 홈’은 조금 더 이국적으로 변했고, 이시영 배우가 맡은 ‘이경’이라는 소방교 캐릭터가 새롭게 추가됐다. 캐릭터들의 전체적인 서사는 비슷하나 작은 부분들이 조금씩 달라졌다. 특히 은유의 모습이 정말 의외였다. 하지만 각자의 상처와 사연을 가진 이물들이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변해가며, 이전보다 더 인간적인 사회를 구축해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모든 인물과 사건에 대해 원작과의 싱크로율을 기대한다면 시즌 1 중반쯤부터 기대치가 떨어질 수도 있다. 원작에 담겼던 캐릭터들의 서사와 심리, 다양한 괴물들의 변화 이전 이야기를 모두 담았길 기대하진 말라고 말하고 싶다. 넷플릭스 <스위트 홈>은 원작 웹툰에 등장했던 연근이(회사원), 프로틴, 달리기 괴물, 긴팔 괴물 등 여러 괴물들을 리얼하게 만들어내는 덴 성공했으나 그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데엔 크게 비중을 두지 못한듯하다.



<스위트 홈>은 장점과 단점이 너무도 명확한 작품이기에, 그만큼 호불호도 많이 갈리고 있는 추세다. 나 같은 경우엔 “결론적으로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스위트 홈>이라는 드라마를 추천하느냐?”라고 묻는다면 우선은 추천 쪽에 가깝다고 말하겠다. 우선 한국 드라마에선 찾아보기 힘들었던 ‘크리처물’의 등장이기에 한 번쯤 도전해볼 만 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인 만큼 신체 훼손을 암시하는 장면과 피가 나오는 장면이 많으니 비위가 약하거나 그에 대한 공포심이 강하다면 추천하지 않겠다.



개인의 욕망과 이기심, 공포 앞에서 속절없이 무너져내리는 사회구조 속에서 삶에 대한 희망을, 지켜야 할 것들에 대해 새롭게 알아가고 있는 19살 소년이 어느 시점까지 버틸 수 있을까? 함께 살아남은 사람들은 그 소년을 어디까지 이용하고, 믿을 수 있을까? 이것은 저주일까, 진화일까. 이에 대한 명확한 답은 원작에서도, 넷플릭스에 공개된 <스위트 홈>에서도 아직 나오지 않았다.



시즌 2를 기약하는듯한 결말로 시즌 1이 끝났다. 시즌 1의 결말을 보고 실망한 원작 팬들이 꽤나 많을 것 같다 싶기도 한데.. 만일 이대로 시즌 2를 제작하게 된다면, 시즌2는 원작과 비슷한 결말로 가기 위한 도약부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해본다. 사실 <스위트 홈> 시즌 1 서사 진행 부분에 있어 의아한 부분이 없었던 건 아니다. 하지만 아직 풀리지 않은 이야기가 많고, 원작의 길을 그대로 따라가기엔 시리즈물로서의 긴장감을 유지하기 힘들기에 조금 더 넓은 세계관을 만들기 위해서 이런 방향을 택한 게 아닐까 싶다. 다만 시즌2가 제작된다면, 선곡과 캐릭터들의 서사에 조금 더 공을 들였으면.. 하는 작은 바람을 갖고, 단평을 마쳐보겠다. 작품의 해석 및 의미에 대해서도 다뤄보고자 하는데, 그건 평소보다 더 긴~ 이야기가 될 것 같아 전체적인 평과 분리해서 진행해보려고 한다.



개인 취향이지만, 난 이 작품이 꽤나 흥미로웠다. 궁금하다면 시청해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음.. 만일 시청을 시작했는데, 이 시즌을 끝까지 봐야 할지 고민이 된다면 작은 팁을 전해드리겠다. 사실 <스위트 홈>은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작품이니.. 2화 정도 감상한 후 흥미가 생기지 않는다면, 조기 하차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맞지 않는 작품은 빠르게 정리하는 게 좋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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