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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경 Dec 28. 2020

<옥토버 스카이> - '소년이 그린 꿈의 궤도'

[영화 후기,리뷰/넷플릭스 실화,꿈,희망적인 영화 추천/결말 해석]

                                                                              

옥토버 스카이 (October Sky)

감독 : 조 존스톤

출연 : 제이크 질렌할, 크리스 쿠퍼, 로라 던, 크리스 오웬, 윌리암 리 스콧


소년이 그린 꿈의 궤도


57년, 소련이 첫 인공위성 발사에 성공한 해. 탄광마을 콜우드에서 한 소년이 새로운 꿈에 눈을 뜬다. <옥토버 스카이>는 17세 소년의 꿈이 시작되고, 자신만의 궤도를 찾아가는 첫 발걸음을 담고 있다.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고, 주인공은 NASA의 엔지니어 ‘호머 히컴’이다.



호머 히컴 역은 <스파이더맨:파 프롬 홈>, <옥자>, <조디악>, <브로크백 마운틴> 등 많은 작품에서 다양한 연기를 보여준 배우 제이크 질렌할이 연기했다. <옥토버 스카이>의 개봉 연도가 1999년이니, 이 작품 속 제이크 질렌할의 모습은 10대 후반~20대 초반이 되어갈 때쯤일 것이다. 앳된 그의 모습이 귀엽기도, 신기하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제이크 질렌할의 눈을 참 좋아한다. 그는 크고 깊은 눈 안에 사랑, 슬픔, 무감정, 괴로움, 집착 등 여러 감정을 담아내는 능력이 뛰어난 것 같다. 그래서 다양한 캐릭터를 무리 없이 소화하는 거겠지. <옥토버 스카이>에서는 호기심과 순수한 열정으로 가득 차있는 17살 소년을 연기했는데, 그가 맑게 빛나는 눈과 아직 가지런하게 자리 잡지 못한 치아를 한껏 보여주며 웃을 때면 ‘순수한 기쁨’이라는 감정이 이런 건가- 싶은 생각이 든다. 제이크 질렌할이라는 배우를 좋아한다면, 그의 어린 시절 모습이 궁금하다면 이 영화를 감상해보는 걸 추천한다. 적당히 가볍고 꽤나 감동적이다.



대부분의 주민이 땅 밑 탄광에서 일하며 살아가는 탄광마을 콜우드에선 아버지의 직업을 그대로 이어받는 것이 암묵적인 룰이다. 땅 밑을 파고 들어가며 삶의 희망을 찾아가던 호머의 아버지 존과 주변 어른들은 호머가 ‘당연히’ 광부가 되길 바란다. 나의 아들이니까, 존의 아들이니까.


하지만 호머는 땅 밑이 아닌 하늘을 바라보며 꿈을 키운다. 남들은 갈 수 없는 길이라고, 넘볼 수 없는 하늘을 바라보는 것이라고 생각할지 몰라도, 소년은 멈추지 않고 꿈을 꾼다. 자신의 선택과 순수한 열정으로 그려낸 인생의 첫 궤도. 그 끝엔 어떤 결괏값이 존재할까?




옥토버 스카이 시놉시스


 냉전이 지속되던 1957년 콜우드라는 한 탄광마을. 이 마을에 사는 남자아이들의 미래는 태어날 때부터 정해져 있다. 아버지를 따라 광부가 되는 것. 이런 미래를 당연하다는 듯 받아들여야 하는 호머(제이크 길렌할 분)는 소련의 첫 인공위성 발사성공에 대한 뉴스를 듣고 자신이 진정으로 되고 싶은 것에 대해 알게 된다.


  하늘을 가로지르는 별을 바라보며 호머는 로켓을 만들기로 마음먹고 친구들과 로켓 연구에 몰입한다. 그러나 호머의 꿈을 덧없는 몽상이라 생각하는 아버지 존(크리스 쿠퍼 분)과 갈등하기 시작한다. 주위의 반대와 온갖 시행착오 끝에 서서히 그들의 로켓은 모습을 갖춰지고 마침내 시험 발사가 있는 날, 주변사람들의 비웃음과 반대를 뒤로한 채 로켓은 하늘을 향해 성공적으로 발사된다.


* 아래 내용부턴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광부들이 대부분인 탄광마을 콜우드의 유일한 희망이자 미래는 탄광뿐이다. 탄광의 책임자 존은 아들 호머 또한 광부가 되길 바란다. 콜우드에서 태어난 아들이니까, 광부 아빠의 밑에서 자란 아들이니까. ‘나의 아들’은 광부가 되는 것이 당연했다. 하지만 호머는 그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땅 밑이 아닌 하늘을 올려다보고, 인공위성의 발사 장면을 본 순간, 호머는 진짜 꿈을 갖게 된다.


                                                                        

정신 차려, 넌 콜우드의 아들이야


‘로켓을 발사하는 것.’ 호머에게 확고한 진짜 꿈이 생겼다. 호머는 꿈에 다가가기 위해 도서관에서 책을 찾아보고, 로켓과 천문에 관련된 지식인을 찾아보지만 탄광뿐인 시골마을에서 그런 인물을 찾는 건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점심을 먹던 호머의 눈에 동급생 퀜틴이 보인다. 인공위성 신호 소리를 듣고 이게 뭐냐며 무시하는 동급생들에게 이건 엄청난 소리라며 온갖 이과적인 발언을 하다 종이를 얻어맞던 그 친구 말이다. 퀜틴은 로켓과 과학에 지식이 많은 학생이었지만, 동급생들과 쉽게 어울리지 못했다. 로이와 오델은 퀜틴과 말을 하는 순간 사회생활이 꼬일 거라며 호머를 만류하지만, 호머는 망설임 없이 퀜틴에게 다가간다.


                                                                       

꿈만 가지고 콜우드를 벗어날 순 없다.


꿈꾸는 대로 이루어지고, 첫 시도에 무조건적인 성공이 보장된다면 정말 좋을 텐데.. 그게 쉽지 않다. 호머는 퀜틴과 함께 ‘바다오리’라는 이름을 가진 로켓을 만든다. 연구 끝에 탄생한 바다오리 1호는 탄광 쪽으로 날아가 터졌고, 존에게 들려 쓰레기통에 들어가게 된다. 호머는 만류하는 어른들과 현실을 받아들이겠다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크고 작은 마찰을 빚는다.


하지만 호머의 순수한 열정은 주변 사람들의 반응을 변화시킨다. 로이와 오델은 호머와 13km 거리를 함께 걸어 ‘콜우드 미사일 기관’의 깃발을 함께 꽂고, 라일리 선생님은 호머에게 로켓과 관련한 책을 선물한다. 하나 둘 호머의 꿈에 힘을 실어주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호머는 계속해서 바다오리 로켓을 만든다. 폭발을 반복하던 바다오리 로켓은 콜우드 사람들이 잔뜩 모인 어느 날, 제대로 하늘을 향해 날아오른다. 그날, 호머는 처음으로 짐의 질투를 받게 된다.



미식축구 장학생이 되어 콜우드를 떠나든지, 광부가 되어 이 마을에 남든지. 콜우드의 아들들은 두 가지 길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첫째 아들 짐은 미식축구 장학생, 호머는 과학을 잘하지만 수학은 못하는 평범한 학생이다. 호머가 미식축구를 통해 콜우드를 벗어나기엔 이미 늦은 것 같고, 탄광엔 호머의 꿈과 희망이 없다. 해가 갈수록 줄어드는 채굴량, 발전하지 못하는 마을. 호머는 라일리 선생님을 통해 알게 된 과학 박람회에 관심을 갖게 된다. 우승하면 대학 장학금을 지원해 준다는 과학 박람회. 콜우드를 벗어날 절호의 기회다. 호머와 로켓 소년들은 과학 박람회 우승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설정한다.



과학 박람회 자리에 가기까진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로켓 소년들은 방화범으로 오해를 받기도 하고, 존은 사고로 인해 실명의 위기를 겪는다. 호머는 아버지를 치료하고 가정을 책임져야 한다는 사명감 속에 하늘이 아닌 땅밑으로 향한다. 좋진 않지만 지나면 익숙해지는 생활 속에서 호머는 점점 생기를 잃어간다. 이제 빅 크리크의 학생이 아닌 한 명의 광부가 된 것이다.


                                                                        

탄광은 아빠 인생이에요. 제 것이 아니고요


호머는 다시 땅밑으로 들어가기 전, 하늘을 바라본다. 그렇게 무심코 바라본 새벽하늘은 호머의 꿈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다. 그리고 찾지 못했던 바다오리 13호를 찾은 순간, 호머의 꿈과 희망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다.



호머는 라일리 선생님, 어머니, 마을 사람들의 지지를 받으며 과학 박람회의 우승 자리를 거머쥔다. 그는 다시 돌아온 고향에서 라일리 선생님의 이름을 적은 마지막 로켓을 발사한다. 콜우드 사람들은 로켓 소년들의 로켓을 다시 보기 위해 모여들었고, 그 자리엔 존도 함께였다. 형의 미식축구 경기엔 항상 참석했지만 호머가 로켓을 발사할 때면 매번 일이 있다며 오지 않았던 아버지가 처음으로 ‘콜우드 미사일 기관’에 온 것이다. 아버지는 이제 진심으로 아들의 꿈을 응원할 준비가 됐나 보다.



누군가 단추를 누르지 않으면 날아가지 않아요


로켓은 호머가 로켓 발사 단추를 누르기 전까지 날아가지 않는다. 콜우드 사람들 앞에서 처음으로 발사에 성공했던 날, 호머는 친구들에게 “누군가 단추를 누르면 날아가지 않아.”라고 말하며 힘차게 발사 단추를 누른다. 그리고 그 결과는 ‘첫 성공’으로 이어진다. 마지막 로켓을 날리는 날, 호머는 아버지에게도 “누군가 단추를 누르면 날아가지 않아요.”라고 말하며 아버지에게 손을 내민다. 아들이 준비하고, 아버지가 단추를 누른다. 라일리 선생님의 이름이 적힌 로켓은 하늘을 향해 날아가고, 발사 높이 신기록을 세운다.



한 소년의 꿈은 순수한 열정과 많은 이의 도움으로 완성된다. 꿈을 인정해 주지 않았던 아버지와 마을 사람들이 호머의 꿈을 인정해 주고 힘을 모아준 순간, 로켓은 더 높이 날아오른다. 오직 땅밑을 바라보며 희망을 찾던 사람들이 이젠 소년의 꿈이 담긴 로켓을, 하늘을 바라본다. <옥토버 스카이>는 작은 폭탄 같은 로켓으로 엄마의 울타리를 부수던 소년이 마을의 대표가 되고, 새로운 꿈에 닿을 때까지의 여정이 담겨있는 영화다.



많은 사람들이 앞서 그려놓은 삶의 궤도를 그대로 따라가기보다는 새로운 꿈의 궤도를 그려내던 소년은 진실된 나만의 꿈을 찾고, 그에 다가간다. 1시간 40여 분의 시간이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지루하기보단 기대되고, 떨리고, 행복했다. <옥토버 스카이>를 보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생각은 “저 17살 소년처럼 진실되게 꿈을 꿔본 게 언제였던가..?”였다. 나도 나만의 로켓에 담아 쏘아 올릴 희망과 꿈을 찾는다면 정말 좋을 텐데 말이댜. 언제부턴가 꿈과 희망을 잃고 그저 헤매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 나에게 적당한 자극과 희망을 찾아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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