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의 생

by 공간

저녁이 되어서야 당신을 떠올린다

아직 가라앉지 못한 명암이

골목을 채우는 시간이다


날이 지고 손톱을 깎으면

나와 똑같이 변한다는 쥐 이야기를 하다가

세상에 파먹을 수 있는 어둠은

모두 먹겠다던 당신

이제야 살만해지는 날들은 여전히 깜깜하지만,

창밖으로 날아가는 새

유리창에 그어진 빗물

화장실 타일에 올라선 맨발

지나간 자리는 온통 늘어진다


모퉁이를 돌면 마주칠 수 있을까

내가 잃어버린 이름들

벽으로 돌아서도 당신은 없지만

붉은 담은 디귿자다

그림자가 자꾸 길어지는 중이다


어둠에도 색채가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