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

by 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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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매일 피트니스(아이폰 애플리케이션) 링을 완성하고 있어. 이 말은 하루하루 9천 보 이상을 걸었다는 의미고, 일주일에 2~3번 산책을 하겠다는 약속도 잘 지키고 있다는 거지. 오락가락 내리는 비만 아니었어도 조금 더 가벼운 마음으로 밖을 나갔겠지만 비가 오는데도 횟수를 채우겠다는 마음을 아주 크게 칭찬해 주고 싶어.


며칠 전에는 몇 년 만에 러닝도 했잖아. 생각보다 수월하게 성공하는 거 보고 꽤 놀랐다? 사실 널 과소평가하기도 했고, 솔직히 숨차는 게 두렵기도 했어. 숨을 잘 못 쉬는 데 트라우마가 있는 너니까.


예전 애플리케이션 기록을 보니 딱 네 번 뛰었더라. 그마저도 발을 질질 끌며 해냈다고 위안하곤 했었는데. 오히려 지금은 조금 더 뛰어보고 싶다는 욕심도 품더라고. 정말 대견해. 늘 달리던 사람을 세상 가장 부러워하던 네가 이젠 그런 사람이 되어 간다는 게. 씩씩하게 뛰는 네 모습, 아주 마음에 들어. 복용하고 있는 정신과 약 덕분이기도 하지만 활력 돌 때, 에너지 넘칠 때 하고 싶은 걸 하는 거야. 파이팅, 나 자신!


생각해 보니까 넌 ‘숨으로 숨을 이긴다’는 표현을 좋아해. 호흡이 가빠질 때 우리는 숨을 고르며 호흡을 다시금 정리하곤 하는데, 아무리 숨을 고르게 하려고 노력해도 뛰는 심장 박동수만큼 호흡도 급해질 때가 많잖아. 그럴 때일수록 헐떡이는 숨에 이끌리기보다는 그 숨 위에 나의 온전한 숨을 포개어 가빠오는 숨을 밀고 나가는 과정이 필요한데, 너는 이 순간을 '숨으로 숨을 이긴다'고 말하곤 했어. 너의 작은 숨 한 조각까지 온몸을 다해 밀어내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통해 비로소 나아갈 수 있다면, 넌 한평생 그 연습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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