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말

by 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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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길가에 핀 꽃에 네 마음대로 이름을 붙이는 습관이 있어. 노란 수술 주변에 하얀 꽃잎이 놓인 꽃을 계란 꽃이라고 이름 지었지. 꼭 계란프라이의 노른자와 흰자를 닮았다나 뭐라나. 계란프라이는 네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기도 해. 이 꽃의 이름은 '마카트리아'. '역경에 굴하지 않는 강인함'이라는 멋진 꽃말을 지니고 있지.


꽃들에겐 저마다의 의미가 있어. 가끔은 누가 이런 꽃말을 지었을까 생각하기도 해. 내가 보기에는 하나같이 다 예쁜 꽃인데, 슬픈 꽃말을 지는 꽃을 보면 괜히 서글퍼지거든.


그저 예쁜 꽃을 사던 예전과 달리, 요즘은 너와 어울리는 꽃말을 가진 꽃을 골라. 그래서 내 방에 놓인 작은 꽃병에는 항상 그 순간의 네가 담기지. 아마도 이 무용하고 아름다운 것에 네 마음을 투영해 다시금 빗대고 싶은 걸지도 모르겠다."


2020년 6월에 남긴 일기야. 2023년의 넌 이런 꽃으로도 부족했는지 스마트렌즈로 길가에 핀 꽃을 모조리 검색하는 새로운 취미가 생겼어. 하긴, 너는 들꽃을 더 좋아하니까 그럴 만 해. 이모는 단감과 잎이 진 장미 봉오리도 제대로 구분 못하는 멍청이가 가 있냐며 놀려대지만, 넌 우리 애 똑똑하다고 계속해서 항변해. 누가 보면 스마트렌즈 보호자인 줄 알겠다. 지금도 여전히 꽃을 검색하느라 닿지도 않는 나무에 손을 뻗는, 자주 길가에 멈춰 서거나 일단 쪼그려 앉고 보는 네가 있어. 아무리 작은 것일지라도 눈에 담고 마음에 새기려는 네가 참 좋아.


최근에 검색한 꽃이자, 네가 가장 예뻐하는 꽃은 '분홍낮달맞이꽃'이야. 길가에 흔히 있어서 쉽게 볼 수 있지. 꽃말은 '무언의 사랑'. 내가 너에게 꽃을 통해서라도 전하고 싶은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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