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나고, 그 낯섦 너머: 소도시 여행지 4곳 추천

by 호텔 몽키

"다음 여행지는 요나고예요."

제가 이 말을 했을 때, 주변 반응은 딱 두 가지였어요.

"거기가 어디야?" 혹은 "웬 요괴?"

솔직히 저도 큰 기대는 없었습니다. 그저 오사카나 도쿄처럼 북적이는 곳 말고, 정말 아무도 없는 조용한 소도시에 가고 싶다는 마음, 딱 그거 하나였거든요.

그런데 요나고는...

제게 '발견'이라는 기쁨을 알려준 곳입니다.

텅 비어있을 거라 생각했던 그곳에서, 제 마음이 어떻게 꽉 채워져 돌아왔는지, 그 솔직한 답 4가지를 들려드릴게요.


1. 요괴 로드 : 유치할 거란 내 편견이 유치했다

0HJ6i12000h00llk48678_C_1200_800_Q70.jpg 온라인 커뮤니티

솔직히 말할게요. '미즈키 시게루 로드', 그 '요괴 마을'이요.

'게게게의 기타로'라는 만화, 저 잘 몰라요. 그래서 "다 큰 어른이 요괴 동상 보는 게 재밌을까?" 솔직히 좀 유치할 거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상하게 재밌어요.

기차역에서부터 170개가 넘는 요괴 동상을 하나하나 찾아보면서 걷는데, 저도 모르게 실실 웃고 있더라고요. 앙증맞은 '눈알 아버지' 찐빵을 한입 베어 물고, 요괴 신사에서 운세 쪽지를 뽑아보고...

어른이 되고 나서 이렇게 아무 생각 없이 순수하게 웃어본 게 언젠지 모르겠어요.

잊고 지냈던 '동심'이라는 감각을 불쑥 되찾은 기분. 만화를 알든 모르든, 그건 중요하지 않았어요.


2. 가이케 온천 : '파도 소리'를 들으며 잠들다

123.JPG 온라인 커뮤니티

"온천이 바다 바로 앞이라니, 그게 가능해?"

'가이케 온천'은 제가 요나고를 선택한 결정적인 이유였어요.

료칸 노천탕에 몸을 딱 담그는데, 탕 너머로 정말 거짓말처럼 동해(일본해)가 펼쳐져요. 얼굴엔 11월의 차가운 바닷바람이 스치는데, 몸은 뜨겁고...

그리고 그 소리.

음악 같은 건 필요 없어요. 진짜 '파도 소리'가 배경 음악이에요.

스파가 주는 인공적인 편안함과는 차원이 달랐어요.

그냥, 거대한 자연에 안겨있는 기분. 여행의 피로가 아니라, 1년 묵은 삶의 피로까지 녹아내리는 기분이었습니다.


3. 다이센 산 : '숨'을 쉬러 그곳에 갔다

44444.JPG 온라인 커뮤니티

요괴 마을과 바다를 봤다면, 이젠 숲이에요.

'다이센 산'은 돗토리현의 상징이라는데, 솔직히 등산할 생각은 1도 없었어요. 그냥 산 중턱에 있는 '다이센지'라는 절까지만 천천히, 정말 천천히 걸어 올라갔죠.

아... 그 공기.

숨을 들이쉴 때마다 폐가 '정화된다'는 게 이런 느낌일까요.

울긋불긋한 가을 단풍 숲길을 걷는데, 복잡했던 머릿속이 정말 하얘지더군요. '아, 요나고는 자연이 진짜구나.' 싶었어요.


4. 구라요시 : '아무것도 없음'이 주는 위로

666.JPG 온라인 커뮤니티

요나고에서 조금만 가면 '구라요시'라는 작은 마을이 있어요.

'시라카베 도조군'이라고, 하얀 벽 창고가 늘어선 거리인데... 정말 '아무것도 없어요.' 화려한 가게도, 넘쳐나는 관광객도 없죠.

그런데 그게 너무 좋았어요.

낡은 간장 가게에서 풍기는 냄새, 작은 갤러리들, 그리고 수로를 따라 흐르는 물소리.

'빨리빨리'에 익숙했던 제 걸음도 이곳에선 저절로 한없이 느려지더라고요. '아, 이런 게 진짜 쉬는 거지.' 싶었습니다.






요나고는 그런 곳이에요.

'와!' 하고 소리 지르는 여행지가 아니라, '음...' 하고 낮게 읊조리게 되는 곳.

제 여행은 텅 비어있었는데, 마음은 꽉 차서 돌아왔습니다.

혹시 저처럼, 화려한 여행에 조금 지쳤다면,

주저 없이 요나고행 티켓을 끊어보세요.

그 낯섦이 분명, 당신에게도 큰 위로가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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