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튀르키예. 갈 생각 별로 없었어요.
'형제의 나라'라는데... 너무 멀잖아요. 비행시간만 10시간.
가면 뭐 케밥 먹고, 이스탄불 사원 보고... 뭐 그런 거겠죠.
그런데 싼 비행기 표에 홀랑 넘어가서...
덜컥, 이스탄불 공항에 내렸습니다.
일단 정신이 하나도 없어요.
아침부터 '아잔(기도 소리)'이 막 울려 퍼지는데, 소리가... 와...
온 도시가 그 소리에 잠겼다가 깨는 기분이에요.
'아야 소피아'랑 '블루 모스크'는, 솔직히 너무 커서 감도 안 와요.
그냥 "와... 크다..." 이 말만 하다가 끝났어요.
그런데 제가 진짜 '헉' 했던 건, '배' 탈 때였어요.
고작 15분, 몇백 원짜리 배를 탔는데, 배 타는 곳은 '아시아'고 내리는 곳은 '유럽'이래요. 이게 말이 되나?
차가운 바닷바람 맞으면서, 한 손엔 빵 들고, 갈매기한테 던져주면서...
"와, 나 지금 대륙 건너는 중이네."
그 순간이 제일 묘하더군요.
이스탄불에서 야간 버스를 10시간 탔어요.
허리 끊어지는 줄 알았죠.
새벽 4시에 비몽사몽 일어나서, 춥다고 툴툴거리면서 열기구를 탔어요.
그런데...
열기구가 '훅-' 소리 내면서 떠오르는데.
저 멀리서 해가 뜨는데.
내 발밑으로, 다른 열기구 수백 개가 같이 떠오르는데.
...와.
그냥, 말이 안 나와요.
너무 조용하고, 너무 비현실적이라서...
'아, 이 깡촌까지 그 고생 하고 온 이유가 이거 하나로 끝났구나.'
그냥, 인정하게 되더라고요.
"파묵칼레? 그거 사진발이래. 가면 물도 없고 실망한대."
이 소리 진짜 많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기대 1도 안 했어요.
근데 웬걸.
하얀 석회붕 위를 맨발로 걷는데... (발바닥 좀 아파요)
발밑으로 따뜻한 온천수가 계속 흘러요!
눈앞은 새하얀 눈밭 같은데, 발은 따뜻하고. 기분 진짜 이상해요.
하이라이트는 그 위에 있는 고대 유적 온천.
수천 년 된 로마 기둥들이 물속에 막 굴러다니는데, 그 사이로 사람들이 수영을 해요. 11월이라 공기는 쌀쌀한데 물은 따뜻하고...
"신선놀음이 이런 건가." 싶었죠.
튀르키예는...
한마디로 '정신없는' 나라예요.
유럽 같다가, 아시아 같다가.
사람들은 쓸데없이 친절하고, 차이는 또 엄청 달아요.
근데 이상하게,
그 혼란스러움이 계속 생각나요.
이스탄불의 그 비린내 섞인 공기,
카파도키아의 그 고요한 불꽃 소리,
파묵칼레의 그 따뜻했던 물의 감촉.
아마... 조만간 또 가게 될 것 같습니다.
그 혼돈이 그리워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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