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룸서비스... 잘 안 시켜요.
비싸니까요.
어제 열어봤던 그 미니바 가격표, 기억나시죠?
그 가격표를 보고도 굳이 '룸서비스' 메뉴판을 집어 든다는 건,
"나 오늘 돈 좀 쓰겠어" 하고 마음먹었다는 뜻이죠.
미니바가 '합리적으로 포기하는' 욕망이었다면,
룸서비스는 '눈 딱 감고 저지르고 마는' 욕망입니다.
밤 10시, 출출한데... 나가기는 귀찮고...
메뉴판의 '클럽 샌드위치'와 '감자튀김' 사진을 한 10분쯤 노려봅니다.
"에라, 모르겠다."
수화기를 들고 0번을 누르죠. "저... 클럽 샌드위치 하나..."
그리고 30분 뒤,
'딩동-'
그 벨 소리가 왜 그렇게 반가운지.
문을 열면, 웬 거대한 트롤리가 하얀 린넨을 덮어쓰고,
직원분의 공손한 미소와 함께 방 안으로 들어옵니다.
그리고 대망의 순간.
"맛있게 드십시오."
직원분이 나가고, 나 홀로 남은 방에서.
그 반짝이는 은색 돔 뚜껑을 '스윽-' 하고 들어 올릴 때.
'훅-' 하고 뿜어져 나오는 따뜻한 김과 냄새.
솔직히, 1층 조식 뷔페랑은 비교도 안 돼요.
뷔페는... 뭐랄까, 좀 '경쟁'이잖아요.
"저기 남은 스크램블 에그, 내가 가져가야 하는데."
사람들 틈에 껴서 줄 서야 하고, 괜히 많이 먹어야 할 것 같고.
그런데 룸서비스는,
이 모든 게... 온전히 '나만을 위해' 차려진 식탁입니다.
가장 사적인 공간에서, 가장 완벽하게 대접받는 기분.
샤워 가운을 아무렇게나 걸친 채로,
침대에 반쯤 누워서,
TV로 넷플릭스를 보면서,
그 비싼 감자튀김을 케첩에 푹 찍어 먹는 그 기분.
...이거 하려고 돈 버는구나, 싶죠.
맛이요?
솔직히 맛은... 그냥 클럽 샌드위치 맛이에요.
그런데도 우린 룸서비스를 시킵니다.
그 맛이 아니라,
그 '순간'을 사는 거니까요.
게으를 수 있는 완벽한 권리,
방해받지 않을 온전한 사치.
그걸 사는 거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