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에도 없는 섬" 페로 제도, 가볼만한 곳 5

by 호텔 몽키

우리는 왜 익숙한 파리, 로마, 뉴욕을 두고 굳이 '페로 제도'로 떠나는 걸까요?

솔직히 제 여행 앱 지도에서도, 핀을 꽂기 전까지는 이름조차 가물가물했던 곳입니다. 노르웨이와 아이슬란드 사이, 대서양 한가운데 떠 있는 작은 점 같은 섬들.

'여행'이라기보다 '탐험'에 가까웠습니다.

그곳엔 우리가 아는 '유럽'은 없었습니다.

대신, 깎아지른 절벽과 발밑을 떠다니는 구름, 그리고 인간이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깨닫게 하는 거대한 자연만이 있었습니다.

문명이 닿기 전, 태초의 풍경 속을 걸었던 5곳의 기록입니다.


1. 가사달루르 & 물라포수르 폭포 : "이 사진 한 장 보고 왔습니다"

pexels-raulling-29188570.jpg 온라인 커뮤니티

네, 맞아요. 페로 제도를 검색하면 가장 먼저 뜨는, 그 '포스터' 같은 풍경.

솔직히 저도 이 사진 한 장 보고 비행기 표를 끊었어요.

"사진발이면 어떡하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절벽 끝에 섰는데... 진짜였어요.

마을은 고작 10가구 남짓. 그런데 그 옆으로, 폭포수가 절벽에서 바다로 '직접'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바람이 어찌나 세던지, 폭포수가 바다로 떨어지다 말고 다시 솟구쳐 올라요.

아... 비현실적이더군요.

이 첫 번째 풍경 하나로, 이미 여길 온 이유는 충분했습니다.


2. 토르스하운 & 팅가네스 : 세상에서 가장 아늑한 수도

port-3563641_1280.jpg 온라인 커뮤니티

'수도'라고 해서 코웃음을 쳤어요.

"인구가 2만 명? 우리 동네보다 작잖아."

그런데 '팅가네스'에 도착한 순간, 그냥 사랑에 빠졌습니다.

검은색 나무 벽, 지붕에는 흙과 잔디가 깔린 그 붉은색 오두막들.

이게... 무려, 페로 제도의 '총리 집무실'이래요.

경호원도, 높은 담벼락도 없어요.

낡은 항구, 삐걱거리는 나무 부두.

세상에서 가장 작지만, 가장 따뜻한 심장을 가진 수도였습니다.


3. 삭순 : "저기요, 여기 사람 살아요?"

pexels-57media-8619005.jpg 온라인 커뮤니티

여긴... 정말 동화 속이었어요.

"호빗이 튀어나와도 이상하지 않겠다" 싶었죠.

달력 사진에서나 보던, 그 까만색 '잔디 지붕 교회'가 언덕 위에 덩그러니 놓여있어요.

그리고 그 아래로는, 썰물 때만 드러나는 검은 모래 해변과 거대한 협곡이 펼쳐져요.

들리는 소리라곤 '매-' 하고 우는 양 떼 소리뿐.

'고요함'이 이런 거구나.

온 세상에 저 혼자 남겨진 듯한, 그 완벽한 고독이 오히려 위로가 되더군요.


4. 쇠르보그스바튼 호수 : "바다 위에, 호수가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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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페로 제도 여행의 '하이라이트'였어요.

그 유명한 '바다 위의 호수'.

솔직히, 좀 힘들었어요. 트레킹 코스가 꽤 길고, 바람이 미친 듯이 불거든요.

"에이, 그냥 사진에서 보던 거랑 똑같네" 싶을 때쯤,

그 절벽 끝(트렐라니판)에 섰습니다.

...와.

정말, 바다는 저 아래 있는데, 호수는 이 위에 떠 있어요.

그 아찔한 착시.

사진으로는 절대 안 담기는, 그 거대한 스케일.

자연이 만들어낸 이 거대한 '트릭 아트' 앞에서,

그냥... 멍하니 서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5. 미키네스 섬 : '퍼핀'이라는 이름의 천국

pexels-tomas-malik-793526-2581917.jpg 온라인 커뮤니티

솔직히, 이 섬은 갈까 말까 망설였어요.

날씨가 안 좋으면 배가 안 뜬대요. 운이 좋아야 갈 수 있죠.

다행히 배는 떴고, 섬에 내렸습니다.

...그리고, 제 인생 여행지가 되었습니다.

절벽 끝 등대로 향하는 좁은 길.

그런데...

발밑에, 손 닿는 거리에,

수천, 수만 마리의 '퍼핀(Puffin)'이 그냥 앉아있어요.

사람을 무서워하지도 않아요.

그냥, 자기들끼리 뒤뚱거리고, 풀밭에 둥지를 파고...

아...

여긴 '인간의 땅'이 아니었어요.

'그들의 천국'에, 제가 잠시 초대받은 거였죠.


페로 제도를 떠나올 때,

저는 '여행'을 한 기분이 아니었습니다.

뭐랄까,

지구의 가장 깊은 속살을 잠시 엿보고 온 기분.

화려한 휴양지 대신,

거대한 자연 앞에서 '나'라는 존재가 얼마나 작은지,

그걸 느끼고 싶다면...

페로 제도는, 아마... 최고의 답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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