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한테 강원도는 '응급실' 같은 곳이었어요.
'아, 숨 막혀', '바다 보고 싶다' 싶으면, 냅다 운전해서 훌쩍 떠나는... 급하게 '바다' 수혈받는 곳. 경포대, 속초 중앙시장. 늘 코스는 똑같았죠.
그런데 '치료'가 아니라 '여행'을 해보기로 마음먹으니, 제가 알던 그 강원도가 아니더군요.
늘 지나치기만 했던 그 낯선 이름들. 그곳에 진짜 '쉼'이 있었습니다.
제가 응급실이 아닌 '여행'으로 만난, 강원도의 진짜 얼굴 3곳입니다.
이번엔 고속도로에서 바다 쪽이 아니라, '산' 쪽으로 핸들을 꺾었어요.
"올림픽 말고 뭐 있나?" 싶었던, 평창.
해발 700미터.
일단, 공기가 달라요. '차가운' 게 아니라 '시원한' 그 공기.
'대관령 양떼목장'에 갔는데, 솔직히... 양 보러 간 거 아니었어요.
그냥, 그 비현실적인 '초록색' 언덕이 보고 싶었어요.
저 멀리 풍력발전기가 딴 세상처럼 돌아가고, 발밑에는 구름이 깔리는 그 풍경.
바다만 강원도가 아니었어요.
이 '높음'과 '느림'이야말로 강원도의 진짜 매력이었습니다.
"그래도 강릉은 못 참지."
하지만 이번엔 경포대 카페 거리가 아니었어요.
정동진 쪽으로 한참을 더 내려가, 절벽 위에 뜬금없이 서 있는 '하슬라 아트월드'로 향했죠.
솔직히 '이게... 뭐지?' 싶은 난해한 조각들도 많았어요.
그런데 그게 중요한 게 아니더군요.
이곳의 진짜 주인공은 '건물'과 '바다'였어요.
절벽을 따라 이어진 산책로,
어느 창을 봐도 액자처럼 걸리는 동해 바다.
특히, 바다를 향해 툭 튀어나온 '스카이워크'에 섰을 때.
경포대에서 '바라보던' 바다가 아니라, 절벽 위에서 '내려다보는' 바다.
...아찔하더군요.
익숙한 강릉에서 만난 가장 낯선 경험이었습니다.
속초 중앙시장에서 닭강정 사고 늘 돌아섰죠.
이번엔... 그냥, 더 가봤어요.
"어디까지 나오나 보자" 하고, 북쪽으로 계속.
'아야진 해변'.
...와.
같은 동해인데, 물 색깔이 달라요.
속초나 양양의 그 푸른 바다가 아니라, '에메랄드빛'이에요.
여기가 강원도인지, 제주도인지.
사람도 없고, 시끄러운 폭죽 소리도 없고.
들리는 건 정말 파도 소리뿐.
'DMZ'라는 팻말이 보이기 시작하는 그 '끝'의 풍경.
그 고요함이... 이번 여행의 '진짜'였습니다.
강원도는 응급실이 아니었어요.
가만 보니, 일상에 지친 저에게
'바다', '숲', '하늘'을 골고루 처방해 주는,
거대한 '약국'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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