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런던. 가기 전부터 좀 걱정했어요.
"거기 맨날 흐리다며?", "음식 맛없다며?", "우울한 거 아냐?"
제 캐리어엔 우산 1개와 컵라면이 가득했죠.
네, 예상대로 좀 흐렸어요.
그런데... 이상하더군요.
그 잿빛 하늘 아래서, 런던은 오히려 더 '선명'해졌습니다.
그 칙칙할 거라 생각했던 도시가,
제게 잊을 수 없는 '색깔'과 '온기'를 선물했습니다.
제가 그 잿빛 속에서 발견한, 런던의 진짜 얼굴 4곳입니다.
저... 솔직히 '미술 알못'입니다.
대영박물관? 너무 커서, 솔직히 좀... 지쳤어요.
'테이트 모던'도 그냥 '쉼표'가 필요해서 갔어요. 낡은 화력발전소라길래, 칙칙하겠거니...
그런데...
그 거대한 '터바인 홀'에 들어서는 순간.
와.
그냥, 멍해졌어요.
그 텅 빈 공간이 주는 압도감.
사람들이 그냥 바닥에 철퍼덕 앉아있고, 꼬마들은 뛰어다녀요.
꼭대기 카페에 올라가, 통유리창 너머로 '세인트 폴 대성당'을 바라봤습니다.
미술품? 솔직히 잘 기억 안 나요.
그런데, 그 '공간'이 주는 위로, 커피를 마시던 그 '순간'.
그게 런던이 제게 준 첫 번째 '색깔'이었습니다.
'노팅힐'.
네, 그 영화 보고 가는 거 맞아요.
파스텔톤 집들이야 뭐... 사진에서 많이 봤죠.
그런데 토요일 아침, '포토벨로 마켓'에 들어선 순간,
저는 영화가 아니라 '냄새'에 반했어요.
갓 구운 빵 냄새, 진한 스튜 냄새,
오래된 가죽 냄새, 그리고 정체 모를 향신료 냄새.
시끄럽고, 복잡하고, 정신없어요.
그런데 이상하게 활력이 넘쳐요.
"빈티지 그릇 하나 사볼까?"
"저 아저씨는 뭘 저렇게 맛있게 먹지?"
구경하다가, '파엘라' 한 컵 사 먹고, 그 활기에 취하는 그 기분.
런던의 '활기'는 여기 다 있더군요.
우리가 아는 런던은 '킹스맨'처럼 신사적이고, 깔끔하잖아요.
그런데 '쇼디치'는...
전혀 아니에요.
낡은 붉은 벽돌, 골목마다 가득한 그래피티.
솔직히 좀... 지저분해 보일 수도 있어요.
'브릭 레인'에 들어서니 짙은 '커리' 냄새가 진동을 하더군요.
그런데 여기가 제일 '뜨거웠어요'.
낡은 공장 사이에 들어선 힙한 편집숍,
주말마다 열리는 빈티지 마켓과 푸드트럭.
'저 사람들은 대체 뭐 하는 사람이지?' 싶을 만큼 개성 넘치는 사람들.
이곳은 '신사의 런던'이 아니라,
'청년의 런던', '날것의 런던'이었습니다.
이 혼란스러운 에너지가... 이상하게 중독성 있더군요.
런던에서 가장 좋았던 곳 딱 하나만 꼽으라면...
솔직히, 랜드마크가 아니에요.
'펍(Pub)'입니다.
해가 지면, 다들 '퇴근'하고 펍으로 모여요.
비좁은 펍 안은 훈훈한 열기로 가득 차고,
자리가 없어서 맥주잔(파인트)을 들고 그냥, 밖에서! 서서 마셔요.
저도 그들 틈에 껴서, 이름도 모르는 '에일' 한 잔을 시켜놓고,
그 왁자지껄한 소음을 듣고 있었어요.
여행자가 아니라,
잠시, 이 도시에 '퇴근'한 사람이 된 기분.
따뜻한 맥주잔을 쥐고,
사람들의 온기에 기댔던 그 밤.
그게 제가 만난, 가장 런던다운 '온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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