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으슬으슬, 딱딱하게 굳어버린 것 같을 때.
그럴 때 제 몸이 먼저 기억하는 게 있어요.
공기 중에 훅, 끼치는 그 특유의 '유황 냄새'.
그리고 쌀쌀한 공기 속으로, 조심스레 발을 담글 때...
"아..."
하고 터져 나오는, 그 안도의 한숨.
일본 여행은 어쩌면,
그 '뜨끈한 탕' 하나를 만나러 가는 건지도 모릅니다.
제가 겪은,
몸과 마음을 함께 녹여주었던, 일본의 온천 여행지 3곳입니다.
유후인은,
'온천'만 하러 가는 곳이 아니었어요.
'온천 마을'을 거닐러 가는 곳이더군요.
이른 아침, '긴린코 호수'에서 피어오르는 그 '물안개'.
와...
그 비현실적인 풍경을 보고,
아기자기한 '유노츠보 거리'를 어슬렁거렸어요.
벌꿀 아이스크림 하나 물고, 낡은 상점들을 구경하다가,
발길 닿는 료칸에 들어가 '당일치기 온천'을 즐겼죠.
유후인의 온천은 아리마처럼 '강렬'하진 않아요.
그냥, '투명'하고 '부드러워요'.
유후다케 산을 바라보며 노천탕에 가만히 앉아있는데,
'아, 쉼이 이런 거구나.'
도시가 아니라, 그 '분위기'에 푹 담갔다 온 기분이었어요.
솔직히, 고베...
항구 야경, 고베규 스테이크... 그런 것만 생각했죠.
그런데 고베 시내에서 30분만 꼬불꼬불 산을 올라가니,
'아리마 온천'이라는, 1000년 묵은 마을이 '툭' 튀어나왔어요.
대표 온천인 '킨노유(금탕)'에 들어갔는데...
와.
저... 솔직히 '흙탕물'인 줄 알았어요.
물이 정말, 붉은 갈색이에요. 쇠 냄새도 나는 것 같고.
"이게... 맞나?"
의심하면서 어깨까지 푹 담갔죠.
그런데...
몸이 녹아요. 정말, 뼛속까지 녹는 기분.
나중에 보니, 이게 철분과 염분이 가득해서 그렇다더군요.
그 낯선 '쇠 냄새'마저... '치료'처럼 느껴졌습니다.
가장 '강렬했던' 온천의 기억입니다.
도쿄에서 1시간 반.
'하코네'는 가장 '클래식'한 온천 여행지죠.
솔직히, 여긴 '온천수'보다 '냄새'가 먼저 기억나요.
로프웨이를 타고 '오와쿠다니(지옥계곡)'에 오르는데,
창문을 여니까...
코를 찌르는, 그 '계란 삶는 유황 냄새'.
"아, 여기 진짜 화산 맞구나."
연기가 펄펄 나는 산을 눈앞에서 보고,
그 '검은 달걀' 하나 까먹고. (솔직히, 맛은 그냥 삶은 달걀이에요)
그리고 나서 료칸으로 돌아와 즐기는 온천.
그 유황 냄새를 한 번 '체험'하고 나서 탕에 들어가니,
"이 물이... 그 화산에서 온 거구나."
더 각별하게 느껴지더라고요.
가장 '다이나믹'했던 온천의 기억입니다.
일본 온천은,
그냥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는 게 아니었어요.
어떤 곳은 '강렬한 쇠 냄새'로,
어떤 곳은 '고요한 물안개'로,
어떤 곳은 '코를 찌르는 유황'으로.
각자의 '이야기'에,
저를 푹 담그고 오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렇게,
딱딱하게 굳었던 마음까지
말랑하게 녹여서,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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