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보셨나요? 진짜 한 장 남았더라고요.
이맘때가 되면 기분이 참 묘해집니다.
뭔가 아쉽기도 하고, 후련하기도 하고. 마음이 붕 뜨는 게... 일도 손에 안 잡히죠.
이럴 땐 그냥, 떠나는 게 답인 것 같아요.
거창한 계획 세울 거 없이, 한 해 동안 고생한 나한테 주는 '보너스' 같은 여행.
제가 연말에 다녀오고 나서 "아, 잘 왔다" 싶었던,
각기 다른 온도의 3곳을 골라봤습니다.
한 해 동안 너무 시끄럽게 살았잖아요, 우리.
사람 소리, 차 소리, 카톡 알림 소리...
그 모든 소음을 '전원 끄기' 하고 싶다면, 저는 무조건 삿포로예요.
오타루 운하, 거길 걷는데...
눈이 얼마나 많이 오는지, 세상 소리가 하나도 안 들려요.
'사각, 사각' 내 발자국 소리만 들리는데, 그게 묘하게 위로가 되더라고요.
추워서 코 끝이 빨개질 때쯤, 아무 이자카야나 문 열고 들어가서
따뜻하게 데운 정종 한 잔 털어 넣는 그 맛.
목구멍이 뜨끈해지면서, "아, 올 한 해도 별일 없이 잘 버텼네" 하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고요하게 정리하고 싶을 땐, 여기가 최고예요.
멀리 갈 힘도 없다면, 만만한 게 부산이죠.
근데 여름 부산이랑은 공기부터 달라요.
광안리 백사장에 패딩 모자 뒤집어쓰고 서서,
밤바다 보는데... 바람이 진짜 매섭거든요?
근데 그 차가운 바람이 정신을 번쩍 들게 해줘요.
"정신 차리고, 내년에도 잘해보자!" 싶게 만드는 그런 쨍한 바람.
그리고 다음 날 아침에 먹는 돼지국밥.
이건 그냥 음식이 아니라 '주사' 맞는 기분이에요.
뜨끈한 국물 들어가면 온몸이 풀리면서 에너지가 돌잖아요.
활기차게, 씩씩하게 마무리하고 싶으면 부산만 한 데가 없습니다.
반대로, "나 좀 보상받고 싶다!" 싶을 땐 홍콩으로 튀어야죠.
12월 홍콩은 날씨가 기가 막혀요. 춥지도 않고, 딱 걷기 좋은 가을 날씨.
침사추이 쪽에서 바다 건너편 야경을 보는데,
연말이라고 평소보다 조명을 더 때려(?) 박았더라고요.
번쩍번쩍하고, 레이저 쏘고, 사람들 와인잔 들고 웃고 떠들고.
그 틈에 껴서 샴페인 한 잔 마시고 있으면,
괜히 내가 영화 주인공 된 것 같고 그래요.
"그래, 고생했으니까 이 정도 호사는 누려야지."
스스로 어깨 으쓱하게 만들어주는 도시입니다.
어디가 제일 끌리세요?
조용한 눈밭? 씩씩한 바다? 아니면 화려한 야경?
어디든 상관없어요.
가서, 맛있는 거 먹고, 멍하니 풍경 좀 보다가,
스스로한테 딱 한마디만 해주고 오세요.
"올해도 진짜 고생 많았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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