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너무 익숙해서 이제는 설렘보다 안도감이 먼저 드는 이름들입니다.
하지만 여행의 진짜 묘미는, 발음조차 낯선 역 이름표를 마주할 때 시작되곤 합니다.
"여기에 뭐가 있어?"라는 물음에, "가보면 알겠지"라고 답할 수 있는 용기.
남들이 다 가는 랜드마크 대신, 나만의 보물을 찾아내는 기쁨.
일본의 숨겨진 보석 같은, 가장 이색적인 소도시 3곳입니다.
일본에 사막이 있다는 사실, 상상이 되시나요?
돗토리역에 내려 버스를 타고 조금만 달리면, 믿을 수 없는 풍경이 펼쳐집니다.
거대한 모래 언덕, '돗토리 사구'.
중동의 어느 사막에 불시착한 듯한 황금빛 모래산 너머로, 새파란 동해 바다가 넘실거립니다.
모래바람을 맞으며 낙타를 타거나, 가파른 모래 언덕을 기어올라 바다를 내려다보는 순간.
이질적인 두 풍경이 만나는 그 지점에서,
우리는 일본이라는 나라가 가진 의외의 광활함에 압도당하게 됩니다.
미술관을 좋아하는 여행자라면, 이곳은 '성지'입니다.
가가와현의 작은 섬 나오시마는, 섬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미술관입니다.
쿠사마 야요이의 '노란 호박'이 덩그러니 놓인 해변,
안도 타다오가 설계한 땅속 미술관 '지중 미술관'.
이곳에선 자연을 해치지 않고 스며든 예술의 겸손함을 배웁니다.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불편함조차,
속세와 단절된 예술의 섬으로 들어가는 '입장료'처럼 느껴지는 곳.
가장 고요하고, 가장 지적인 산책을 즐길 수 있습니다.
마지막은 문학의 향기가 짙은 도시, 마쓰야마입니다.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 <도련님(봇짱)>의 무대이자,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모티프가 된 곳.
도시 한복판을 달리는 낡은 증기기관차 '봇짱 열차'의 기적 소리.
그리고 3천 년의 역사를 지닌 목조 건물 '도고 온천'에서 피어오르는 하얀 김.
유카타를 입고 삐걱거리는 나무 복도를 걸어 온천물에 몸을 담그면, 마치 개화기 시대로 시간 여행을 온 듯한 착각이 듭니다.
화려하진 않지만, 묵은 이야기 냄새가 나는 도시.
마쓰야마는 잃어버린 아날로그 감성을 채워주는 따뜻한 쉼표 같은 곳입니다.
낯선 이름의 도시로 떠나는 것.
그것은 '검증된 즐거움'을 포기하는 대신,
'나만의 취향'을 발견하는 모험입니다.
이번 여행,
지도 밖의 낯선 이름 하나를 골라
당신의 이야기를 덧입혀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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