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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MG 저널 Jun 01. 2020

[다가온 수소사회] 수소전기차를 움직이는 수소에너지

수소로 움직이는 수소사회가 다가오고 있다.


수소는 우주 질량의 약 75%, 우주 분자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무한한 물질이다. 지구에서 수소는 주로 순수한 기체 상태가 아닌 물이나 가솔린, 천연가스, 프로판, 메탄올과 같은 유기화합물 형태로 존재한다. 일상에서 순수한 수소를 접할 일은 드물지만, 수소는 오래전부터 산업용 원료로 이용되어 왔다. 암모니아나 메탄올을 제조하는 데 사용했고, 석유화학공업의 합성 원료로 꾸준히 소비하고 있다. 그렇다면 순수한 수소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순수한 수소를 만드는 과정



순수한 수소는 천연가스 개질, 부생 수소, 수전해(물 전기분해) 등으로 생산한다. 천연가스 개질 방식은 천연가스를 고온, 고압에서 수증기와 화학 반응시켜 순수한 수소를 생산하는데, 전세계 수소 생산량의 절반을 책임질 정도로 보편적인 방법이다. 천연가스의 공급이 원활하다면 수소를 충분히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수소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함께 생성되는 것이 단점으로 거론되지만, 이산화탄소는 탄산음료나 소화기 등에 필요한 탄산의 제조 원료로 활용할 수 있다.


부생 수소는 석유화학 공정 중에 부산물로 발생하는 수소를 말한다. 우리나라처럼 석유화학산업이 발달한 국가의 경우 부생 수소 생산량이 많다. 우리나라의 연간 부생 수소 생산량은 190만 톤 수준이다. 부생 수소는 부산물로 발생하는 수소를 활용하기 때문에 생산량에 한계가 있지만, 수소 생산을 위한 추가 설비 투자 비용 등이 없어 경제성이 높다는 장점을 가진다.


수전해 방식은 태양열,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발전으로 얻은 전기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것을 뜻한다. 생산 후에는 수소 이외에 순수한 산소만 발생하기 때문에 가장 친환경적인 수소 생산 방식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수전해 수소 생산을 위한 인프라는 많지 않다. 수소 소비량이 점차 증가할 것을 고려한다면 중장기적으로 지향해야 할 수소 생산 방식이다.




수소전기차의 등장과 수소의 에너지화



현재 생산된 수소 대부분은 산업용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 석유화학 업체와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을 제조하는 업체, 금속 제련업체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미래 사회에서 수소는 원료보다 에너지원으로서 더 높은 활용도를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배경에는 수소전기차의 개발이 있다.


1998년 연료전지 개발을 시작한 현대차는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 양산에 성공했다. 수소전기차는 수소와 산소의 화학반응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연료전지 시스템을 탑재하고, 이를 통해 모터를 구동해 달린다. 수소에서 전기를 생산하는 연료전지는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높은 가격과 낮은 내구성 등을 이유로 항공우주와 같은 특수 분야에서만 활용됐다. 하지만 수소전기차의 등장과 함께 연료전지가 자동차 자체의 한정된 공간에서도 안정적으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는 사실에 이목이 집중됐다. 내연기관 엔진의 발명으로 석유가 지구를 움직이는 주된 에너지원이 됐던 것처럼, 수소를 연료로 주행하는 수소전기차의 등장과 함께 수소가 미래를 책임질 에너지원으로 급부상한 것이다.




맥킨지가 2017년에 발간한 보고서(Hydrogen scaling up)에 따르면 수소 소비량은 산업용 원료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2050년경에는 발전, 수송, 산업, 건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며 소비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발전 분야에서는 대기오염 문제로 감소하고 있는 화석연료 발전을 연료전지 발전 및 수소 터빈 발전이 대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은 이미 수소 연료전지 발전의 상용화에 성공했으며, 일본과 독일, 미국에서는 수소 터빈 기술의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이미 기술이 완성단계에 이른 만큼 수소 공급 인프라 구축이 충분하게 갖춰지는 것이 중요하다.

수소는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가지고 있어 트럭, 버스, 상업용 차량, 선박, 항공, 철도 등 주행거리가 길고 하중이 큰 이동 수단의 에너지원으로 경쟁력이 높다. 가령 800km 이상을 운행하는 장거리 운행 트럭의 경우, 수소 연료전지 시스템을 탑재했을 때 전기 배터리 대비 약 2.5배 가벼워, 연비가 높을 뿐만 아니라 더 많은 짐을 싣고 주행할 수 있다. 수소 승용차 역시 1회 충전으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가 길다는 장점이 있다. 연료전지 기술이 발전할수록 수송 분야 전반에 걸쳐 수소 에너지의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산업 분야는 막대한 열에너지를 소비하는 부문으로, 다량의 화석연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온실가스 배출량 또한 많다. 전 세계 각국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산업 분야에서도 청정에너지인 수소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날 전망이다. 아울러 건물에 연료전지 시스템을 도입할 경우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것은 물론, 에너지 밀도가 다른 연료에 비해 높아 난방용 열과 전력을 동시에 공급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이에 따라 건축 분야에서의 수소 사용량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저장, 운송 그리고 발전까지. 

수소에너지가 만들 수소 사회



수소가 미래 사회의 핵심 에너지원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이유는 고효율, 친환경 에너지원이라는 이점이 있고, 전기에너지가 가진 단점을 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기에너지는 보존성이 낮아 사용하지 않으면 쉽게 손실된다. 전기에너지를 보존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Energy Storage System)을 구축해야 하는데, 막대한 양의 전기에너지를 모두 저장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화력, 원자력 등 현재의 주류 발전 시스템은 발전량을 어느정도 조정할 수 있지만 태양열,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은 환경 조건에 따라 발전량이 결정되기 때문에 전기에너지를 저장하는 시스템이 매우 중요하다. 수소의 가능성은 바로 이 부분에서 찾을 수 있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의 잉여 전력을 이용해 수전해 방식으로 수소를 생산하면 에너지를 쉽게 저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정된 위치에 보관해야 하는 에너지 저장 시스템과 달리 압축해 액화한 후 보관, 수송할 수 있고, 석유처럼 수송관을 이용할 수도 있다.

수소를 실생활에서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해답은 2017년 현대차가 선보인 ‘수소전기하우스’에서 엿볼 수 있다. 수소전기하우스는 수소전기차가 연료전지 시스템을 통해 생산한 전기에너지로 가정의 가전제품, 냉난방 시스템 등을 작동하는 미래 모습을 제시했다. 발전소에서 송전선을 통해 가정까지 전력을 공급하지 않아도 수소와 연료전지만 있다면 직접 발전을 통해 전기에너지를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걸 실제로 증명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수소하우스는 수소전기차가 전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배출한 순수한 물로 식물들을 키우고, 대기 중 미세먼지를 흡입 및 여과하는 연료전지를 이용해 실내 공기를 정화했다. 수소에너지 사용으로 변화할 깨끗한 환경의 모습까지 보여준 셈이다.

수소가 미래의 주된 친환경 에너지원이 되기 위해서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의 확장, 수소 보관 및 수송과 공급을 위한 인프라 구축 등 가야 할 길이 아직 남았다. 하지만 수소에너지의 활용도가 높아질수록 에너지 걱정이 없는 시대, 또 지금보다 더 깨끗한 환경이 찾아 올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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