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MG 저널 Jun 02. 2017

추억을 잇는 올드카, '포니' 이야기

아버지, 나, 그리고 아들의 첫 차

아버지가 몰던 첫 차가 내 손을 거쳐 이제는 아들의 첫 차가 되었습니다. 
어딜 가나 시선집중. 우리 부자(父子)를 스타로 만들어주는 차 '포니'의 이야기, 들어보실래요?




대한민국 최초의 독자생산 모델이었던 추억의 자동차 '포니'를 기억하시나요? 76년 혜성같이 등장해 승용차, 택시, 상용차의 모습으로 우리나라 곳곳을 누비며 맹활약하던 자동차 포니. 이제는 오래 전 사진 속에서나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포니가 아직도 그 시절 그대로의 모습으로 달리고 있다면 믿으시겠어요? 아직도 젊음을 자랑하며 가족과 함께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나가는 올드카 포니와 오너 허금 님의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그 시절 그대로의 모습으로 복원된 포니


허금 님의 포니는 86년 생산된 '포니 픽업'입니다. 경제 성장시기를 거치던 7,80년대 상용차 수요가 많았던 것에 따라 승용차 포니의 차체 뒷부분을 트럭 형식으로 만들어 승용차는 물론 상용차 역할까지도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죠.





보닛을 열면 드러나는 포니의 엔진룸은 속을 꽉꽉 채운 요즘 자동차의 것과는 전혀 다른 느낌입니다. 별다른 부가장치 없이 자기 모습을 그대로 드러낸 카뷰레이터 방식 1400cc 엔진과 그 위에 달린 동그란 모양의 에어필터는 요즘 자동차들에서는 절대 찾아볼 수 없는 것이어서 오히려 새롭게 느껴지기까지 하죠. 깔끔하게 정비된 엔진룸에서 오너 허금 님의 포니를 향한 각별한 사랑을 느낄 수 있습니다.




1986년 4월 1일 태어난 허금 님의 포니 픽업은 올해로 30살을 맞았습니다. 허금 님은 30년 전 포니의 옛모습 그대로를 복원하기 위해 몇 년에 걸쳐 전국 각지의 공업사와 폐차장으로부터 주요 부품을 수급해 수시로 교체하며 차량을 관리하는 중인데요. 포니를 복원할수록 포니와 함께 했던 어릴 적 추억이 되살아나는 것만 같아 포니를 복원하는 과정은 올드카를 소유하는 또 다른 즐거움이 된다고 합니다.






포니와 함께 떠나는 추억 드라이브


이제 포니를 타고 드라이브를 떠나볼까요? 30살 된 포니이지만 달리기 실력은 아직 쌩쌩합니다. 열쇠를 돌리며 '자, 함께 달려볼까?'라고 던지는 마음의 질문에 포니는 경쾌한 엔진음을 내며 어디든 달려나갈 준비가 되었다고 대답하죠.




한적한 도로를 포니와 함께 달릴 때면 자신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번집니다. 꾸준한 건강관리를 거친 덕분에 요즘 같은 더운 날씨 속에서도 힘차게 달리며 운전의 즐거움을 선사하죠. 비록 에어컨은 없지만 창문을 타고 넘어오는 바람이 시원하게만 느껴집니다.





포니는 단순히 추억만 전달하는 오래된 올드카가 아닙니다. 지금도 국산차 중 흔치 않은 후륜구동 방식에 수동변속기를 갖춘 포니의 운전대를 잡고 있으면 요즘 자동차를 모는 것과는 분명 다른 독특한 운전 재미를 느낄 수 있거든요. 스포티한 성격의 자동차는 아니지만 자동차와 교감하며 달리는 '운전의 맛'은 지금의 자동차와 비교해도 절대 뒤지지 않습니다.



아버지와 나 그리고 아들의 첫 차, 포니


허금 님과 포니 사이에는 특별한 사연이 얽혀 있습니다. 허금 님의 아버지께서 몰던 가족의 첫 차 역시 포니였던 것이죠. 허금 님의 아버지는 가족의 첫 차로 포니 픽업을 20여 년 가량 사용 후 폐차하셨는데요. 가족의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주었던 포니가 그리워 허금 님이 전국의 중고차 시장을 수소문해 아버지가 몰던 것과 똑같은 포니를 구입하게 된 것이죠. 그렇게 허금 님 역시 자신의 첫 차로 아버지의 첫 차였던 포니를 운전하게 되었고, 이 포니를 아들 지환이의 첫 차로 물려줄 계획까지 갖게 되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자동차를 좋아하던 아빠를 닮아서인지 아들 지환이 역시 포니의 운전석에서 노는 것을 무척 좋아한답니다. 시간이 날 때면 아빠는 지환이를 옆에 태우고 즐거운 드라이브를 떠나기도 하고, 차를 세워놓고 트럭 짐칸을 지환이의 놀이터 삼아 함께 놀아주기도 하죠.






허금 님은 올드카 포니의 관리 비법으로 '자동차에 애정을 쏟는 것이 차량 관리의 가장 큰 비결'이라고 말합니다. 매일매일 자동차가 내는 소리와 몸짓에 귀 기울이고 관심을 가진다면 자신의 자동차는 이미 더 특별한 관리를 받고 있는 것이라고요. 허금 님과 포니, 그리고 가족이 함께 하는 행복한 추억 만들기가 부럽다면 오늘부터 내 차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보는 것은 어떨까요? 2016년을 달리는 지금 여러분의 차가 먼 훗날 소중한 추억을 담은 올드카가 되어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현대자동차그룹 뉴스 미디어, HMG 저널 바로가기

▶ http://blog.hmgjournal.com

작가의 이전글 작은 차를 타는 즐거움에 관하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