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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MG 저널 Aug 13. 2020

주거와 이동의 경계를 허물다, 액티브 하우스 콘셉트

자율주행 시대의 도래로 자동차가 거주지이자, 안식처의 일부가 되는 기술


자율주행이 기본이 된 시대, 평범한 단독 주택 옆으로 자동차 한 대가 자리를 잡는다. 이윽고 자동차 도어가 열리더니 탑승자가 앉아있던 시트가 별안간 주택 내부로 향한다. 동승한 탑승자는 자동차에서 집 안 조명을 밝히고 자동차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집 안의 스피커를 연동해 멀티미디어를 감상한다.

이상의 내용은 자동차와 집이 확고한 경계를 허물고 하나로 연결된 시나리오다. 최근 들어 자동차 제조사들이 이야기하는 액티브 하우스 콘셉트란 이처럼 거주 공간과 이동 수단의 융합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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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와 거주 공간 생태계의 진화


액티브 하우스 콘셉트는 이동 수단과 거주 공간 기술의 경계를 허무는 심리스(Seamless) 기술의 일종이다


종래에도 액티브 하우스라는 콘셉트는 존재했다. 집을 구성하는 시스템이 능동적으로 환경에 따라 에너지를 절약하고 때로는 에너지를 생산해 쾌적한 주거 환경을 조성하는 콘셉트다. 그러나 현대자동차그룹을 비롯해 최근 자동차 제조사가 바라보고 있는 액티브 하우스는 여기서 더 나아가 한층 능동적이고 진보한 미래형 거주지를 지향한다.



액티브 하우스 콘셉트는 커넥티드 카, IoT 등 여러 기술을 완성해야 실현할 수 있다


자동차 제조사들이 액티브 하우스 기술에 주목하는 이유는 이동 중에만 사용했던 자동차 공간을 추가적인 주거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거주지 역할을 하는 집과 이동 수단인 자동차가 일정 부분 경계를 허물며 새로운 공간을 창출하는 모습에서 심리스 트렌드를 엿볼 수도 있다.



현대차그룹의 액티브 하우스 콘셉트는 제법 구체적인 기술을 제시한다


집과 자동차의 연결은 북미를 중심으로 한 개러지 문화와도 매우 밀접한 연관이 있었다. 주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일본의 차고지 제도와는 달리, 자동차가 일찍이 필수품으로 자리매김했던 미국은 개러지, 즉 집 안에서 드나들 수 있는 차량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럼에도 자동차와 집은 서로의 영역이 매우 확고했기에 완전히 연결되고, 심지어 공간을 공유하는 것은 상상 속에만 있는 미래의 이야기였다.


현대차그룹은 액티브 하우스를 개발하며 추상적인 콘셉트만 그리는 데에 그치지 않았다. 모빌리티와 액티브 하우스 간의 상세한 연결 구조와 더불어 제어 알고리즘 등 구체적인 기술을 제시했다.




미래 모빌리티와 집의 결합, 액티브 하우스


액티브 하우스 시스템은 지능형 차고의 일종으로도 볼 수 있다


액티브 하우스 시스템을 통해 차고에 진입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액티브 하우스의 내부 시스템은 차고에 들어서는 자동차(또는 모빌리티)의 번호판을 즉각 인식하고 블루투스 접속으로 출입 허가 여부를 판단한다. 사전에 방문이 예정되지 않거나 식별이 불가능한 탑승자에게는 우선적으로 하차를 통보한다.


탑승자 식별 이후 자동차는 액티브 하우스 시스템의 자동 주차 장치와 연동되어 지정된 위치에 주차하도록 설정된다. 그렇게 되면 사용자는 액티브 하우스와 접속한 자동차를 온전히 주거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연결을 해제하면 곧장 평범한 이동 수단으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이러한 유연함은 미래 모빌리티의 특성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카투홈 기술에서 더 나아간 액티브 하우스는 양방향 기술을 지향한다


앞서 언급한 액티브 하우스 콘셉트 시나리오는 자동차와 집이 자동으로 연결되고 정보를 주고 받는다는 점에서 당연하게도 커넥티드 카 기술과 IOT, 자율주행 기술을 전제로 한다. 그리고 이들 기술의 완성도가 절정에 달했을 때 비로소 매듭지을 수 있는 총체적 기술이다. 자동차에서 주택 내부의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카투홈(Car to Home) 기술과 어느 정도 접점이 있다. 그러나 머지 않은 미래에 실현될 액티브 하우스의 경우 그 반대 방향인 홈투카(Home to Car), 즉 집 안에서 자동차를 원격으로 제어하는 양방향 기술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이와 더불어 주차 중에는 무선 충전 기술을 통해, 별도의 충전 케이블과 어댑터 없이 편리한 배터리 충전을 가능케 한다.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인식 시스템과 무선 충전 기술을 결합한 공용 주차 비즈니스 모델까지 고려하는 등 구체적인 기술 활용까지 준비하고 있다. 먼 미래를 바라본 선행 기술임에도 불구하고 현대차그룹은 액티브 하우스 기술 개발을 거치며 국내외에서 30여 건에 달하는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다.




실용성까지 고려한 미래형 거주 기술


EV 콘셉트카 45는 액티브 하우스 기술에 적합한 필러리스 구조를 지니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슬라이딩이나 걸윙 방식 등 미래 자동차의 도어 형태를 고려해 액티브 하우스에 적합한 도어 모델에 대해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진행 중이다. 핵심은 외부와의 완벽한 차단으로 차와 집이 연결될 수 있는 개구부 구조를 지녀야 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결속을 마친 상태에서는 탑승자가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B필러가 없는 차체 구조를 갖춰야 한다.



액티브 하우스 연결 구조의 핵심은 웨더스트립과 커넥팅 포트다


자동차와 액티브 하우스가 결합하는 구조는 우주의 모습을 그린 영화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우주 정거장과 우주선의 도킹 장면을 떠올리면 이해가 쉬울지도 모른다. 도어가 개방된 상태에서 개구부와 직접적으로 접촉하는 액티브 하우스의 부품은 커넥팅 포트(Connecting Port)다. 주차를 마치면 커넥팅 포트가 작동해 본격적으로 주택과 차가 연결되며, 개구부에 더해진 웨더 스트립(Weather Strip)과 밀착해 기후나 소음과 같은 외부 환경을 완벽하게 차단할 수 있게 구성했다.


현대차그룹은 다양한 도어 형식을 모두 상정해 차량 개구부 구조와 더불어 커넥팅 포트 설계도 구체적으로 구상했다. 탈착이 가능하도록 커넥팅 포트를 모듈 형태로 제작해 여러 제조사의 다양한 차종들과 호환할 수 있게 설계한 것도 특징이다.



연결을 마친 자동차와 액티브 하우스는 여러 기능을 공유한다


아울러, 액티브 하우스의 자동차와 주택이 이어진 상태는 단순히 물리적인 연결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액티브 하우스와 연결을 마친 자동차는 완벽히 집의 일부가 된다. 실내 공간 확장은 물론 자동차에서 사용할 수 있는 모든 기능을 집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말하자면 차에 장착된 고성능 오디오 시스템이나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가정에서 고스란히 즐길 수 있다는 이야기다. 뿐만 아니라 자동차의 대용량 배터리도 전력원으로 활용이 가능하며, 공조장치 역시 집 안에서 에어컨 및 히터 기능을 쓸 수 있어 실용성이 높다.



현대차그룹이 제시하는 액티브 하우스 기술은 모빌리티와의 연결을 전제로 한다


현대차그룹은 이후 로봇 기술을 융합한 맞춤형 이동 공간 기술과 Hub(모빌리티 환승 거점) 복합 공간 연계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개인주택용으로 활용 가능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인식과는 달리 액티브 하우스는 공동주택에도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하이퍼 메가시티(Hyper Megacity) ’로 일컬어지는 초고층 빌딩과 더불어 초고밀도 대도시의 모습을 일반적인 미래 도시의 모습으로 그리고 있다. 그렇기에 액티브 하우스 기술 역시 이 같은 고층 빌딩 및 초고층 구조의 건축물에도 적용이 가능하게끔 여러 방향으로 개발 중이다.



액티브 하우스뿐만 아니라 미래 모빌리티 기술은 우리의 상상력을 뛰어넘을 것이다


물론 완전 자율주행차도 아직까지 등장하지 않은 상황에서 액티브 하우스를 당장 눈앞에서 만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현대차그룹이 제시한 액티브 하우스 콘셉트는 미래 모빌리티가 지닌 다양한 가능성을 진단하며, 철저히 준비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현재 개발 중인 액티브 하우스를 포함해 미래 모빌리티 기술은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가능성을 품고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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