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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MG 저널 Oct 30. 2020

친환경 상용차, 미래 모빌리티를 앞당기다

상용차가 첨단 친환경 기술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화두는 단연 친환경이다. 탄소 배출을 줄이려는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의 노력 아래 친환경 자동차는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 친환경 트렌드는 상용차 분야로도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승용차보다 평균 주행 거리가 길고, 일정한 노선을 운행하는 상용차의 특성 때문에 수소전기 트럭의 필요성이 대두되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상용차는 친환경 동력원을 통해 미래 모빌리티로의 변화를 앞두고 있다.


사실 전기차를 포함한 미래 모빌리티 뉴스는 승용차와 관련된 것들이 대부분이다. 주요 미디어가 승용차 소비자를 대상으로 뉴스를 전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빌리티 혁신에 있어서 상용차의 존재감은 특별하다. 친환경 상용차에 대한 운송업계의 관심도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상용차는 미래 모빌리티의 성공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중요한 교두보가 될 것이다.



미래 상용차의 친환경성과 경제성은 운송업체의 사업성과 수익성으로 연결된다


승용차 소비자와 상용차 소비자는 미래 모빌리티에 대한 접근법이 다르다. 승용차는 얼리어답터의 호기심과 소유욕으로 시장이 형성되고, 새로운 기능이 주는 안락함이나 편리함, 그리고 연료비 절감 및 친환경성 등의 이유로 보편화 된다. 하지만 초기에는 전기차나 자율주행 기술이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일반적인 소비자들에게 이런 새로운 기술은 ‘있으면 좋은’ 존재라는 이야기다.


하지만 상용차는 이야기가 다르다. 상용차의 주요 소비자인 운송업체에겐 친환경 상용차가 제공하는 다양한 혜택이 사업성과 수익성으로 바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가령, 앞으로는 친환경 상용차 도입이 각종 관련 법을 만족시키기 위한 필수 조건이 될 수 있다. 친환경 상용차가 운송사업의 존폐와 경쟁력을 좌우하게 되는 것이다.



배출가스 없이 1회 충전 300km 이상을 주행할 수 있는 현대차의 친환경 버스 일렉시티(Elec City)


단거리 노선을 반복적으로 주행하는 시내버스로 예를 들어보자. 친환경 시내버스는 도심의 환경 개선을 위한 친환경 법령이 가장 구체적인 구매 동기가 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수도권 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 등으로 시내버스 엔진을 디젤에서 LPG로 변경했다. 만약 배출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차량을 의무적으로 보유해야 하거나 일정 유예 기간을 두고 배출가스가 없는 차량으로 모두 교체해야 하는 법령이 시행되면 순수 전기버스의 도입이 급격히 늘어날 것이다.


아울러 상용차는 승용차와 달리 뚜렷한 목적을 수행하기 위해 개발된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친환경 기술의 도입이 비교적 안정적이다. 승용차는 스포츠카나 오프로드 SUV처럼 목적이 매우 명확한 차량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모델들이 다양한 성격의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 이처럼 폭넓은 고객층은 좋은 시장성을 의미하지만, 지금의 친환경차처럼 시장이 형성되는 초기에는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보편적인 차량은 개발이 어려운 데다 소비자들 역시 해당 기술에 대한 지식이 부족으로 인해 거부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 카운티 일렉트릭 어린이 버스. 상용차는 소비자의 구체적인 수요에 따라 설계된다


반면 상용차 소비자들의 요구는 명확하다. 가령 시내에서만 운행하는 단거리 택배 트럭의 고객과 서울에서 부산까지 달리는 우등 고속버스의 고객은 원하는 바가 완전히 다르다. 즉, 수요자의 요구를 구체적으로 파악하면 그만큼 설계가 쉽고, 시장을 형성하기도 수월하다는 이야기다.



2019 버스월드(Busworld)에선 친환경 상용차와 운용 솔루션 등 미래 상용차와 관련된 다양한 기술과 서비스가 선보였다


친환경 상용차의 특징 중 하나는 판매 전략을 최적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2019 버스월드(Busworld)’에선 미래 상용차 모델은 물론 적절한 도입 시기와 수량까지 제안하는 종합 컨설팅 서비스가 선보였다. 당장 도입해야 하는 친환경 상용차의 종류와 수량, 그리고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필요한 차량용 충전기 또는 수소 충전소까지 함께 선보인 것이다. 심지어 전기 인입선, 수소 공급처, 필요 허가 및 운영 인력의 자격 요건 등 전반적인 솔루션을 패키지로 제공하기도 했다.


이처럼 친환경 상용차는 소비자가 초기 투자 비용을 정확하게 계산하고, 매출과 수익성도 비교적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또한 함께 제공되는 종합 컨설팅 서비스는 고객과의 지속적인 관계 유지에도 도움을 준다.



현대차 포터2 일렉트릭은 도심형 운송수단에 적합한 성능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요즘 전기 승용차는 대부분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가 400km 이상이다. 실제로 한 번에 400km 이상을 주행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주행 가능 거리에 대한 불안감이 크게 작용한 결과다. 따라서 전기 승용차는 배터리를 키울 수 밖에 없고, 차량 가격도 함께 높아진다. 그러나 시내 택배용 트럭처럼 하루 200km 남짓의 거리를 한결같이 운행하는 차량은 보다 작은 배터리로 차량 가격을 낮출 수 있다. 또한 전기 트럭은 상대적으로 운용 비용이 저렴하다. 현대자동차 포터2 일렉트릭이 큰 인기를 끌었던 이유가 바로 특정 고객이 원하는 정확한 성능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현대차 엑시언트 수소전기 트럭. 장거리 운송 트럭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가볍고 먼 거리를 달릴 수 있는 수소연료전지차(FCEV)가 적합하다


그렇다면 친환경 상용차에 적합한 동력원은 무엇일까? 전기차(BEV)와 수소연료전지차(FCEV, 수소전기차)를 서로 경쟁 관계로 보는 사람이 많지만, 사실은 상호보완적인 관계라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도심 주행 또는 단거리 주행이 많은 경우에는 집에서도 충전하기 쉬운 배터리 전기차가 매력적이다. 그러나 장거리 운행 트럭의 경우에는 배터리의 무게와 비용 때문에 수소전기차가 더 어울린다. 허용 축중량이 늘어나면 실을 수 있는 화물의 중량이 줄어들고 이는 사업성을 떨어뜨린다. 아울러 수소전기차는 화물 터미널과 같은 특정 위치에 대규모 수소 충전소를 설치하면 규모의 경제도 이룰 수 있다.



현대차는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 트럭 양산체제를 구축하고, 엑시언트 수소전기 트럭을 스위스로 수출했다


올해 현대차는 세계 최초의 양산 수소전기 트럭인 엑시언트(XCIENT Fuel Cell)를 스위스로 수출했다. 이는 현대차가 장거리 대형 운송 차량의 연료전지화를 선점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또한 현대차는 엑시언트 수소전기 트럭을 통해 차량 판매 개념에도 변화를 꾀했다. 신개념 수소 모빌리티 서비스 형태로 수소전기 트럭을 제공하기 시작한 것이다.


엑시언트 수소전기 트럭은 현대차와 스위스 수소 솔루션 전문기업인 H2에너지의 합작법인인 ‘현대 하이드로젠 모빌리티(Hyundai Hydrogen Mobility)’에 납품되며, 차량 운행 거리에 따라 사용료를 지불(Pay-Per-Use)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앞서 언급했던 친환경 상용차 종합 솔루션의 일환인 것이다. 현대차는 이번 수출로 유럽 친환경 상용차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2030년까지 유럽시장에 2만 5,000대 이상의 수소전기 트럭을 공급할 예정이다.



수소전기 트럭 콘셉트카 ‘HDC-6 넵튠’의 실내. 자율주행과 커넥티비티는 운송업계의 혁신으로 이어진다


미래 모빌리티에선 자율주행과 커넥티비티도 매우 중요한 요소다. 이러한 첨단 기술 역시 상용차에서는 수익성과 직결될 가능성이 높다. 보조 운전사 의무 동행과 운전자의 의무 휴식이 법제화되어 있는 유럽 및 미주의 버스와 장거리 트럭에선 자율주행 기능이 보조 운전자의 인건비와 의무 휴식으로 인한 운행 손실을 줄여줄 수 있다. 나아가 이는 사고 발생 가능성을 줄여 인력 및 장비의 손실 방지는 물론, 서비스 품질 향상으로 연결될 수 있다.



상용차는 친환경 에너지와 첨단 기술의 혁신을 통해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앞당긴다


이처럼 상용차는 미래 모빌리티 산업을 앞당길 핵심 요소가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지금처럼 신기술 도입기에는 상용차의 혁신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미래 상용차는 정확한 목표 설정 아래 정교한 계획을 바탕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친환경 에너지와 첨단 기술로 진보하는 상용차를 통해 미래 모빌리티의 모습을 상상해보는 것은 어떨까?


글. 나윤석
필자는 아우디 브랜드 매니저, 폭스바겐 코리아의 프로덕트 마케팅 팀장, 폭스바겐 본사 매니저, 페라리 총괄 이사를 역임했다. 현재 프리랜서 자동차 칼럼니스트 및 컨설턴트로 활동하며 자동차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전달하고 있다.

◆ 이 칼럼은 필자의 주관적인 견해이며, HMG 저널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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