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가 당신에게 전하는 그 풍성한 대화에 귀를 기울이고, 그 기쁨을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다면.
독일, 일본, 미국에도 럭셔리를 주장하는 자동차 회사가 여럿 있습니다만 우리한테 가장 가까운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는 제네시스일 겁니다. 경험해보신 분들은 잘 아실 테지만, 저는 럭셔리 자동차의 첫 번째 조건을 ‘대화’라고 생각합니다. 운전석 문을 열었을 때, 이 자동차가 나한테 하는 말과 말투에 귀를 기울이는 거죠.
그 대화는 오감을 활짝 열었을 때야 비로소 가능합니다. 손가락 끝으로 시트를 쓰다듬었을 때 느껴지는 가죽의 온도와 감촉, 그 손으로 스티어링 휠을 잡았을 때 내 손에 그대로 감기는 감각 같은 것. 앉았을 때, 이 시트가 내 엉덩이와 등을 어떤 자세로 받쳐주는가도 중요한 기준이 될 겁니다. 사실 사무실 의자 다음으로 가장 오랜 시간 앉아있는 곳이 바로 내 자동차일 테니까요. 일단 촉각을 흠뻑 경험해보세요. 그 다음은 시각입니다. 눈에 들어오는 모든 정보에 내 취향을 가늠해보세요.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의 비율, 계기판에 써있는 숫자의 크기와 서체, 실내등을 켰을 때 들어오는 조명색의 조화 같은 것까지요. 고개를 돌려 오른쪽을 봤을 때 옆 사람과의 간격은 또 어떤가요? 소중한 사람의 미소가 한 눈에 편안하게 들어오나요?
청각은 어떤가요? 어쩌면 사무실 다음으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에서 당신이 좋아하는 음악 혹은 목소리를 들려주는 스피커는 얼마나 공들인 소리를 내나요? 이 역시 아주 흠뻑 느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제 경우는 가요, 일렉트로니카, 클래식, 국악 등을 번갈아 재생해보면서 어떤 소리를 들을 때 가장 기분이 좋은지를 가늠해보는 시간을 무척 즐깁니다.
이제 하이라이트로 가는 마지막 관문이 남아있죠? 시동 버튼을 눌러봅니다. 어떤 소리를 내나요? 그 소리가 당신의 가슴을 떨리게 하나요? 어디라도 금방 떠나고 싶은 기분이 드나요? 지금까지 느꼈던 모든 감각을 종합했을 때, 결국 이 차 안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조금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나요? 그런 마음이 들었다면, 이제 밖으로 나가보는 겁니다. 이 모든 감각의 향연을 즐긴 후, 엔진의 감각까지 느껴본 후에 비로소 주행에 나서는 거예요. 진짜 하이라이트의 시작이죠.
럭셔리 브랜드라면, 이 모든 과정에서 다채로운 목소리와 뉘앙스를 들려줄 겁니다. 처음에는 다소 낯설고 조금은 버겁게 느껴질 수 있어도, 몇 마디를 더 나눠본다는 생각으로 지긋이 바라보면 그제서야 느껴지는 상냥함이 있을 거예요. 세심하게 공들여 만든 물건에는 그런 믿음이 있는 법이잖아요. 게다가 그 느낌은 주행감각에서도 그대로 다채롭게 이어질 겁니다. 일상 주행 영역에서의 편안함과 고속 주행의 안정감, 스포츠 주행의 역동성까지를 얼마나 넉넉하게 포괄할 수 있느냐도 반드시 느껴보셔야 해요. 이 자동차가 제공할 수 있는 기쁨과 안락 사이의 그 폭을 한껏 경험해보는 겁니다. 그 경험 자체가 당신을 아주 특별한 존재로 느껴지게끔 인도할 겁니다. 그런 점에서 제네시스는 아주 침착한 믿음을 쌓아왔습니다. EQ900와 G80에 이르기까지 그 용도와 목적을 아주 차분하게 달성해 왔어요. 더불어 G70를 선보이며 대대적인 확장을 이뤄냈습니다. 어쩌면 가장 넓고 치열한 시장에 제네시스란 이름을 내세워 도전을 시작하는 거죠.
G70는 아마 누군가 자동차에 갖고 있는 수많은 편견을 한꺼번에 무너뜨릴 겁니다. 럭셔리를 지향하는 자동차는 반드시 위풍당당하고 거대해야 한다는 편견 대신 그 스타일과 멋 자체로 시장을 설득할 거예요. 우리는 한 대의 자동차가 미처 구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도 못했던 상반된 개념이 알차게 실현된 차를 만나게 될 겁니다. 우아함과 역동성, 강인함과 기품, 품격과 기능성 같은 단어들 말예요.
몸에 잘 맞는 수트를 입고 육상 트랙을 질주하는 느낌이 그럴까요? 그러다 결국 누구보다 빨리 달려 결승선을 끊는 기쁨을 영원히 소유해볼까요? 게다가 시야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운전석 문을 열고 음미하는 모든 세부는 물론 시동을 걸고 주행하는 모든 시간의 즐거움도 보장할 겁니다. 제네세스 G70가 그런 차예요. 지금까지의 모든 제네시스가 그랬던 것처럼요.
그러니 기억하세요. 자동차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을 때 그 대화가 즐겁다면 망설일 필요, 전혀 없습니다. 그럴 때의 자동차야말로 낙엽처럼 버석거리는 마음을 촉촉하게 적십니다. 때론 아주 뜨겁게 달굽니다. 효율적인 이동수단으로서의 궤와 편견을 단숨에 벗어나곤 합니다.
꿈 꿨다면 기꺼이 소유하고 향유할 수 있는 첫 번째 세계. G70는 오래도록 즐기면서 또 다른 추억과 역사를 같이 만들어갈 수 있는 진짜 새로운 럭셔리의 이름입니다.
글. 정우성
정우성은 12년 차 기자다. 자동차, 고전음악과 인터뷰를 어쩔 수 없이 사랑하며 한국과 당신, 우리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쓴다. <레이디 경향>, <지큐>를 거쳐 지금은 <에스콰이어>에서 일하고 있다.
◆ 이 칼럼은 필자의 주관적인 견해이며, HMG 저널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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