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로고 및 슬로건의 의미를 통해 살펴본 기아의 브랜드 지향점과 전략
기아자동차가 사명과 함께 회사를 상징하는 로고, 그리고 브랜드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슬로건을 바꿨다. 새로운 사명은 기아자동차에서 자동차를 뺀 기아이다. 이같은 변화는 기아의 중장기 전략인 ‘플랜S(Plan S)’ 실행의 일환으로,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의 선도적 지위를 확립하겠다는 의지이며, 고객과의 약속을 나타내기 위해 로고 형상은 손으로 쓴 서명(Signature) 형태와 유사하게 개발했다.
기아의 이번 사명과 로고 및 슬로건의 변경은 완성차 제조업체에서 진정한 모빌리티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신호탄이라고 할 수 있다. 기아는 이를 대대적으로 알리기 위해 앞서 신규 로고의 언베일링 행사도 진행했다. 지난 6일 진행된 신규 로고 언베일링 행사는 폭죽과 함께 총 303대의 드론을 동원해 밤하늘에 새로운 로고를 수놓았고, 기네스북의 ‘폭죽과 동시에 발사된 가장 많은 무인항공기’ 부문에서 세계 기록을 세웠다. 기아의 신규 로고 및 슬로건의 의미, 이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브랜드 방향성과 전략에 대해 알아봤다.
새롭게 바뀐 로고는 ‘균형(Symmetry)’과 ‘리듬(Rhythm)’, ‘상승(Rising)’을 의미하며 이를 바탕으로 변화와 혁신을 선도하겠다는 기아의 결의를 담고 있다. 신규 로고의 첫 번째 의미인 ‘균형’은 고객 만족과 경험에 대한 기아의 자신감을 의미한다. 완성차 제조업체로서 기존 고객들의 만족을 이어가는 동시에 혁신적인 미래 모빌리티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 전에 없던 경험을 선사하겠다는 것이다.
두 번째인 ‘리듬’은 기아의 자세와 약속을 뜻한다. 하나의 선으로 연결돼 있는 로고의 형태는 고객의 필요를 충족하기 위해 끊임없이 움직이고 변화하겠다는 자세를 나타낸다. 이와 함께 영감이 떠오르는 순간을 선사하겠다는 약속도 담고 있다. 마지막으로 ‘상승’은 진정한 고객 관점의 새로운 브랜드로 도약하겠다는 기아의 열정을 의미한다.
로고에 담긴 이러한 의지와 방향성은 자동차(Motors)가 빠진 사명에서도 드러난다. 단순하게 보면 단어 하나를 뺀 것이지만, 이 뒤에는 제조업 중심이었던 사업을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분야로 전환하겠다는 결심과 계획이 내포돼 있다. 그리고 이를 위한 전략과 방향성은 새로운 슬로건을 통해 짐작할 수 있다.
기아의 새로운 슬로건 ‘Movement that inspires’는 ‘이동과 움직임(Movement)’이 인류 진화의 기원이자 영감의 원천이라는 점에 중점을 두었다. 사람들은 기존의 위치에서 이동하고 움직임으로써 새로운 곳을 찾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새로운 경험을 한다.
이를 위해, 기아는 고객에게 다양한 이동성을 제공하는 것을 브랜드의 정수로 삼고,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삶에 영감과 여유를 선사하고자 한다. 혁신적인 실내 공간, 편리하면서도 의미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의 일상에 영감을 불어넣고, 다양한 활동을 가능케 함으로써 또 다른 진보를 돕겠다는 전략이다.
더불어 기아는 지난 2020년 발표한 중장기 전략 ‘플랜S’의 본격 시동을 알렸다. 플랜S는 사업을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 영역으로 확장하는 전략으로,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차, 모빌리티 솔루션 및 서비스, 목적 기반 차량(Purpose-Built Vehicle, PBV) 등이 해당된다. 청정 에너지와 재활용 소재 활용 확대 등이 계획된 생산 체제도 포함된다.
우선, 기아는 현대자동차그룹에서 개발한 순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활용해 2027년까지 승용, SUV, MPV 등 총 7종의 새로운 전기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그 시작은 2021년에 선보일 크로스오버 형태의 모델이며, 이는 장거리 주행과 고속 충전 기술을 적용해 전기차 대중화에 앞장서게 된다. 이를 통해 2025년까지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6.6%를 차지하고, 2026년까지 전기차 연간 판매 50만 대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아는 다양한 PBV 제품도 개발하고 있다. 이는 미국의 전기차 전문 기업인 카누(Canoo), 그리고 어라이벌(Arrival)과의 협업을 통해 스케이트 보드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된다. 플랫폼 위에 차체를 장착하는 구조라 목적에 맞게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공유 서비스 차량, 저상 물류를 비롯한 상용차 등 각각의 필요에 적합한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사업 다각화를 위한 파트너십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기아는 앞서 인도 모빌리티 서비스 업체 올라(Ola)와 동남아시아 최대의 차량 호출 서비스 및 결제 솔루션 업체 그랩(Grab)에 투자한 바 있다. 유럽에서는 협업을 통해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스페인에서는 에너지 기업인 렙솔(Repsol)과 함께 차량 공유 서비스 위블(WiBLE)을 운영 중이며, 이탈리아와 러시아에서는 차량관리플랫폼을 직접 개발해 현지 딜러들과 새로운 대여 서비스인 기아모빌리티를 선보였다.
기아의 사명과 로고 및 슬로건의 변경은 단순히 가시적인 변신이 아니다. 희망찬 미래를 위한 내면의 변화를 의미한다. 기아 브랜드의 본질은 이동성이다. 기아는 최초의 국산 자전거부터 삼륜차와 다양한 트럭까지 생산하며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왔고, 이런 자신의 본질에 집중함으로써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더 나은 모빌리티 환경을 구축하고자 한다. 새롭게 태어난 기아의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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