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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과 바람, 메밀과 덕장의 평창

그리고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겨울 휴양의 도시.

by HMG 저널

우리나라 국민에게 올해 겨울은 유난히 특별합니다. 3전 4기의 도전 끝에 개최권을 따낸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해이기 때문입니다. 올림픽 개막을 한 달쯤 앞둔 어느 주말, 성화 봉송 차량으로 활약한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타고 평창을 방문했습니다. 그곳에서 예전엔 미처 몰랐던 평창의 맛과 멋을 만나고 왔습니다.



바람이 불어오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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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맥 중앙의 평창은 평균 고도가 700m로 높고, 바람이 많이 붑니다. 횡계리 목장 일대에는 풍력발전기 49기가 쉬지 않고 돕니다. 이곳에서 생산하는 전력량은 연평균 약 23만 메가와트시(MWh). 강릉시 전체 가구 수의 절반인 5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양입니다. 웃옷을 넉넉히 겹쳐 입고,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향해 가속 페달을 밟으세요. 하얀 설경의 평창이 당신을 맞이할 것입니다.



횡성 휴게소 한우 국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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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평창을 여행하기 전 든든한 한 끼 식사와 전기차 충전을 겸해 횡성 휴게소에 들렀습니다. 강릉 방면 휴게소에서는 상행선에 없는 횡성 한우 국밥을 맛볼 수 있습니다. 무와 콩나물로 맛을 내 국물이 시원하고, 횡성 한우가 듬뿍 들어있어 감칠맛을 냅니다. 한우 국밥 한 그릇 뚝딱하면, 이제 여행의 시작점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첫 번째 목적지인 이효석 문학관은 이곳에서 채 30분이 걸리지 않습니다.



이효석 문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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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군 봉평면은 소설가 가산 이효석의 대표작 <메밀꽃 필 무렵>의 실제 배경이 된 곳입니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븟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라는 구절로 시작하는 소설 속 풍경이 바로 이곳, 봉평입니다. 아쉽게도 겨울이라 하얀 메밀꽃이 피진 않았습니다만, 눈 덮인 설산이 주는 매력 또한 버금가니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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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김동리는 이효석의 작품에 대해 '소설을 배반한 소설가'라는 평을 내렸다고 합니다. 오해의 여지가 있지만, 이것은 비판이 아닙니다. 마치 시인이 소설을 쓰듯, 소설의 분위기를 잡는데 능하다는 뜻입니다. 이러한 그의 작풍은 <메밀꽃 필 무렵>에서 가장 잘 나타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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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 문학관 한 켠에는 카페 ‘동’이 있습니다. 이효석의 글을 읽으며 메밀차 한 잔 마셔봅니다. 그의 수필 <고요한 ‘동’의 밤>에는 카페 ‘동’에 대한 그의 애정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이것이 또한 나에게는 중하고 귀한 곳이었다. 그곳을 바라고 나는 거의 일요일마다 10리의 길을 걸었다. 공원 옆 모퉁이에 서 있는 조촐한 한 채의 집 - 그것이 고요한 “동”-’



평창 무이 예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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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이 예술관은 2001년 폐교 스튜디오 프로그램 중 하나로 개관한 작업실이자 오픈 스튜디오입니다. 이곳에선 서예, 조각, 판화, 수채화까지 다양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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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 운동장은 조각공원으로, 교실과 복도는 미술관으로 변했습니다. 30여 년간 메밀꽃을 그려온 정연서 화백의 그림, 소하체를 개발한 서예가 소하 이천섭의 글씨도 감상할 수 있습니다.



평창 허브나라농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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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브나라농원은 1993년에 개장한 우리나라 최초의 허브 테마 관광 농원입니다. 농원 안에는 정원, 유리온실뿐만 아니라 허브 먹거리가 있는 레스토랑과 카페, 숙박이 가능한 허브나라펜션이 있습니다. 이밖에도 허브박물관, 터키갤러리, 만화갤러리 등 다양한 문화공간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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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면 시골 가서 농사짓고 살자"던 한 부부가 둘이 합쳐 100세가 되던 해 봉평 흥정계곡에 씨앗을 뿌렸습니다. 농사꾼 부부가 뿌린 씨앗은 나무가 되고, 정원이 되어 이곳 허브나라농원이 완성됐습니다. 공간 곳곳에 이들 부부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고 하니, 참 대단한 솜씨입니다.



황태 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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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는 매서운 겨울철 칼바람과 따뜻한 봄바람 속에서 말린 명태를 말합니다. 매서운 추위에 얼다가, 따뜻한 햇볕에 녹는 일을 서너 달 반복하면 속살이 노랗게 변하면서 황태라는 이름을 얻습니다. 덕장은 명태를 매달아 말리기 위해 나무를 엮은 것을 말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황태 덕장은 대관령 서쪽 횡계리 인근. 이곳에는 겨울철이면 백만 마리의 명태가 매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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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쩍 자동차 창문을 열어 서걱거리는 겨울 바람을 느껴봅니다. 고소한 황태 냄새도 풍겨옵니다. 이쯤 되니 참을 수 없는 허기짐이 느껴집니다. 차를 돌려 횡계리 도로변으로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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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이 열리는 올림픽 플라자 주변 횡계리 도로변에는 덕장에서 막 가져온 황태를 파는 집이 많습니다. 가장 유명한 가게 중 하나인 황태회관에서 황태찜을 먹어봅니다. 불린 황태는 고소하고 쫄깃한 맛을 냅니다. 황태 해장국 한 숟갈은 강원도 겨울 바람에 지쳤던 몸을 풀어줍니다.



대관령 삼양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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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사랑하는 우리 님과 한 평생 살고 싶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 시절 꿈꿨던 그 초원이 기시감처럼 보이는 곳, 대관령 삼양목장입니다. <연애소설>, <태극기 휘날리며>, <가을동화> 촬영지인 이곳은 여의도 면적의 7.5배에 달하는 동양에서 가장 큰 목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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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에는 입구 광장부터 정상인 동해전망대까지 자동차를 타고 오를 수 있습니다. 무료 셔틀이 운행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전망대에 오르는 길에는 타조, 양떼를 만날 수 있어 무료할 틈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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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전망대에 오르면 내륙쪽으로는 쉼 없이 도는 풍력발전기가 이국적인 풍경을 더하고, 바다쪽으로는 강릉 동해바다가 수채화를 그려냅니다. 바람이 거세면 자동차에서 내리지 않아도 좋습니다. 따뜻한 커피 한 잔 마시며 차 안에서 바라보는 바깥 풍경은 그것대로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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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장에서 내려와 다시 횡계리로 향하는 길, 작은 빵 가게를 만납니다. 양 모양을 한 작은 빵을 팝니다. 붕어빵에 붕어가 없듯, 양이 든 건 아닙니다. 그래도 단팥, 슈크림, 완두 세 가지 앙금이 각각 다른 맛을 뽐냅니다.



대관령 신·재생에너지전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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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령 신·재생에너지전시관은 영동고속도로 하행선에 있는 휴게소 건물을 개축한 것입니다. 풍력 발전의 역사와 원리, 국내 최대 규모의 대관령 풍력 발전 단지의 가치를 알기 쉽게 설명하는 전시관입니다. 풍력발전기에 관심을 보이는 아이가 있는 부모라면 꼭 한번 들러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알펜시아 스키점프 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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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 동계올림픽 대회가 치러질 알펜시아 스키점프 센터. 영화 <국가대표>를 통해 국내에도 많이 알려진 스키점프 경기가 열리는 곳입니다. 점프대 출발게이트에 서서 아래를 내려다 보면 심장이 쫄깃해지는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부디 안방 무대에서 열리는 이번 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평창에 다시 한 번 방문해야 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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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떠날 시간입니다. 추운 줄도 모르고 잘 놀다 갑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개막하면 꼭 한 번 다시 방문하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엔 전기차를 타고 왔으니, 그때는 자율주행차를 이용해보려고 합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차세대 수소전기차 5대와 제네시스 G80 2대를 활용해 서울에서 평창 간 약 200㎞ 고속도로 구간에서 미국자동차공학회 기준 레벨4의 자율주행을 선보일 계획입니다. 4단계 자율주행은 운전자가 운전에 전혀 개입하지 않고, 시스템이 모든 상황을 통제하는 완전 자율주행을 의미합니다. 험한 강원도 산길을 스스로 주행하는 자율주행차가 벌써 기대됩니다. 올 겨울 평창에 가야 하는 이유가 하나 더 생겼습니다.







글. 사진 박정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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