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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MG 저널 Nov 02. 2018

정해진 시간이 아니면
볼 수 없는 전 세계의 여행지

정해진 때가 아니면 못 보는, 그래서 더 귀한 여행지가 있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갈 수 있는 곳이라는 말은 곧 지금 당장 가지 않아도 되는 곳이라는 말과 같습니다. 사계절 손을 뻗을 수 있다는 것은 때때로 특별한 경험처럼 다가오지 않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여행지에 대한 호기심은 ‘이때가 아니면 안 될 때’에야 비로소 강렬해집니다. 시간 속에 조용히 몸을 숨기고 있다가 때가 되면 모습을 드러내는 곳, 여행자의 걸음을 재촉하다 이내 사라지는 곳. 그러고는 다시 인적이 끊긴 외로운 시간을 겸허히 견디는 곳. 새로운 경계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여행은 어쩌면 경이롭기까지 한 일입니다.


오스트리아 크리믈러폭포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폭포이자 오스트리아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10대 명소 중 하나입니다. 3개의 힘찬 폭포수가 산비탈에 흘러내리고 하부는 연못 모양으로 주위에 폭넓게 물보라를 흩뿌립니다. 혹한기엔 빙판길로 인한 여행객의 사고 발생 위험이 높아 개방하지 않기 때문에 4월 말에서 10월 말까지만 폭포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습니다.


그리스 스피나롱가섬


크레타섬 북쪽 해안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 작은 섬입니다. 1903년부터 1957년까지 나병 환자 격리 수용소로 이용되었으며 현재는 여행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고고학 유적지로 꼽힙니다.

청명한 바다에 둘러싸인 비밀의 섬에 가고 싶다면 5~10월 중에 가기를 추천합니다. 수용소 내부의 역사적 가치를 오랫동안 보존하기 위해 1년 중 5개월만 여행객에게 방문을 허락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 옐로스톤국립공원


미국 최대 규모의 국립공원으로 와이오밍주와 몬태나주에 걸쳐 위치하고 있습니다. 내열성 녹조와 박테리아로 인해 생생한 무지개색을 띠는 그랜드 프리즈매틱 온천(Grand Prismatic Spring)이 유명합니다. 단, 옐로스톤국립공원을 온전히 즐기려면 공원을 정식으로 개방하는 6~9월 사이에 방문해야 합니다. 세계 자연유산의 교과서라고 불리는 만큼 생태 자연 보호를 위해 상시 개방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스트리아 그린 레이크


일 년에 단 두 달만 존재하는 신비의 호수입니다. 오스트리아의 슈타이어마르크주에 위치한 그린 레이크는 원래 그린 파크(Green Park)라고 불리는 공원입니다. 하지만 5월이 되면 겨우내 쌓였던 호흐슈와프산맥의 눈이 녹으면서 공원에 흘러들어 천연 저수지를 이룹니다. 수위가 최고조에 이르는 6월에는 약 12m 깊이의 호수로 변신합니다.

이 시기가 되면 땅 위의 꽃과 식물을 비롯한 벤치, 덤불, 길 등이 감쪽같이 사라지지만 모두 수면 아래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호흐슈와프의 푸른 산맥에 둘러싸여 있어서인지 이맘때가 되면 물빛도 짙은 청록색을 띠어 운치를 더합니다. 그동안 많은 스쿠버다이버가 그린 레이크에 다이빙해 호수에 잠긴 공원의 모습을 직접 확인하곤 했지만, 지금은 생태계를 해친다는 이유로 다이빙이 금지되었습니다. 호수는 일 년 중 5~6월에만 존재하고, 7월이 되면 물이 점점 줄어들어 원래의 공원으로 돌아옵니다.


볼리비아 우유니사막


볼리비아 포토시주의 우유니 서쪽 끝에 있는 소금으로 뒤덮인 사막입니다. 2만 년 전, 지각 변동으로 솟아 오른 바다가 빙하기를 거쳐 녹으면서 생긴 거대한 호수에 물이 증발하고 소금 결정만 남으면서 형성된 곳입니다. 면적은 1만 2,000㎢에 달하며 해발고도 3,653m의 고지대에 위치해 있습니다.

우기(12~2월, 볼리비아의 여름)가 되면 물이 고여 얕은 호수로 변한 사막 위에 푸른 하늘과 흰 구름이 거울처럼 투명하게 반사되는데, 여행자들은 이 장관 앞에서 모두 넋을 잃게 됩니다. 땅이 사라진 것인지 하늘이 뒤집어진 것인지 모를 정도로 황홀경을 선사하기 때문입니다. 거대한 몸집의 거울 위에 서서 하늘과 땅의 경계가 사라진 풍경을 바라보는 일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입니다. 물론 촉촉한 비가 자주 내리는 우기에만 가능한 경험입니다. 이 절경 때문에 남미를 여행하는 장기 여행자들은 우기에 맞춰 볼리비아에 가려고 일정을 조정하곤 합니다.


일본 요론섬 유리가하마(百合ケ浜)


유리가하마는 요론섬에서 가장 큰 해변인 오가네쿠해안에 간조(썰물로 인해 해수면이 가장 낮아진 상태) 때에만 모습을 드러내는 새하얀 모래사장을 일컫습니다. 봄과 여름에 걸쳐 낮 동안만 나타나는데 파란 바다에 떠오른 하얀 모래가 마치 ‘백합(百合, 유리)’ 같다는 데에서 이름이 유래했습니다. 산호의 유충으로 인해 형성된 별 모양의 모래를 나이 수만큼 주우면 행운이 찾아온다고 합니다. 굳이 별 모양의 모래가 아니더라도 바다 한가운데에서 즐기는 모래사장과 에메랄드빛 파도는 매우 흥미롭고 이색적인 경험이 될 것입니다.



글. 한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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