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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제이 Jan 29. 2020

화장품은 의약품이 아닙니다.

화장품 업계 직원이 거짓 없이 밝히는 화장품의 모든 것 

  스타트업 화장품 업계에 발을 들인 지 3년 차, 화장품에 대한 기초 상식도 없이 백지상태로 공부를 시작했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참 많은 것들을 배우고 깨우치며 현재는 연구원의 지식까지는 아니더라도 옳고 그름을 분명하게 구분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다.   


  '화장품'이라는 것은 너무도 양파 같은 친구라서 조금만 더 깊이 공부를 하다 보면 마음이 무거워지는 진실이 까도 까도 계속 나온다. 


  다행히도 3년의 시간 동안 상업적인 마인드에 물들기보다는, 소비자 편에서 그들이 '화장품'과 올바르게 마주하고 좀 더 현명한 소비 행위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앞서, 종종 고객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갖고는 한다. 

  더 나아가 화장품과 피부 고민으로 하루를 보내는 세상 모든 소비자들과 폭넓게 소통하며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고 싶은 마음에 이렇게 첫 글을 시작한다. 

  





* 화장품은 의약품이 아니다. 


“ 주름을 없애주는 화장품 “ 
“ 여드름이 사라지는 화장품 “ 

 

  세상에는 다양한 효과를 준다고'하는' 화장품들이 무한히 존재한다. 

  광고만 보면 화장품으로 세상 해결할 수 없는 피부 문제는 없을 것만 같은데.. 우리는 왜 여전히 피부 고민을 달고 살고 있을까?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지만 외면하는 진실 속에 그 답이 있다. 사람의 피부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만 이해하고 받아들이더라도 많은 의식의 변화가 있을지도 모른다. 


  피부는 표피, 진피, 피하지방으로 구성된 방어막으로, 외부의 초미세입자들의 침투를 막아 외부물질로부터 신체를 보호하는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표피는 진피를 보호하기 위해 존재하며 진피는 혈액이 흐르는 곳으로, 피부 시술 시 진피층까지 직접적인 침투를 시켜서 피부에 변화를 만든다. 

  

  시술과 의약품이 아닌 화장품 성분은 피부의 보호막에 막혀서 진피층으로 침투할 수 없다. 진피층 내부로 외부물질이 들어오게 된다면 이는 피부가 손상되어 제 기능을 못하는 상태라고 봐야 할 것이다. 어떤 성분인지도 정확히 검증되지 않은 채 바르는 족족 흡수가 된다면 우리 몸이 매우 위험 해질 테니까!


  진피층에 침투하지 못하는 '화장품'은 즉각적으로 피부를 개선시킬 수 없기 때문에 '극적인 효과, 시술 효과'를 준다고 하는 화장품은 망설이지 말고 아웃시키자.



* 주름이 사라지는 마법 화장품의 진실 


  "00 화장품으로 정말 주름이 없어질까요?" 


  고객님들과 소통하다 보면 종종 들어오는 질문이다. 실망을 드리긴 싫지만 언제나 솔직하고 싶은 나로서는 NO!라고 외치고 싶다..  

  

  주름은 유전적 요인, 햇빛, 중력에 의한 근육 처짐, 자극, 노화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의해 생성되는데, 화장품으로 주름이 발생하는 속도를 조금씩 늦출 수는 있지만 이미 생성된 주름을 없앨 수는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바르자마자 주름이 펴지는 효과를 주는 화장품이 한때 히트를 쳤었다. 나도 부모님께 선물해드리고 싶을 정도로 혹했지만 피부의 기본 원리를 투영시켰을 때 매우 괴상하게 느껴졌다. 

  알아보니 그 원리는 얇은 막이 만들어내는 일시적인 효과일 뿐 곧바로 사라져 버리는 트릭이었다. 외부 물질이 피부 위에 굳어져서 당기는 느낌 자체가 물리적으로 피부에 자극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되려 피부에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화장품인 것이다.  

  

  그 외에도 주름 개선 화장품을 바르면 주름이 펴지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는데, 이는 주름 개선 성분 때문이 아니라 보습 성분으로 인해 피부가 일시적으로 매끄러워지는 증상이다. 속으면 안 돼!  



* 피부 탄력 콜라겐 화장품의 진실 


  콜라겐은 피부의 구성성분 중 70%를 차지하며 피부 탄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 하나이다. 피부의 탄력을 좌우하는 진피층은 무려 90%가 콜라겐 세포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 

  

  외부 자극 및 노화로 인해 콜라겐이 줄어들면서 피부는 탄력을 잃고 주름이 생긴다. 그래서인지 피부 속 콜라겐을 채워준다며 등장한 콜라겐 화장품이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피부가 쳐지기 시작하는 30대 이후 연령대에서 그 인기도가 더욱 높은 것 같다. 

  콜라겐을 보충할 수 있다면 너무 좋겠지만 과연 콜라겐이 잘 흡수되어 진피층까지 도달할 수 있는 걸까?  

  

  안타깝게도 콜라겐은 분자 크기가 매우 큰 데다가 앞서 언급한 내용처럼 피부 보호막에 막혀 진피층에 침투할 수 없기 때문에 콜라겐 세포의 재생에 영향을 미칠 수가 없다. 

  "콜라겐 화장품 사용하고 피부가 탱탱해졌어요!"라고 말하는 고객들도 분명 있다.  

  콜라겐 화장품에 포함된 기본적인 보습 기능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피부가 밝아지고 촉촉해지면서 마치 피부가 탱탱해진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 그것은 콜라겐 화장품에 함유된 콜라겐의 영향은 아니라는 걸 말해주고 싶다. 속으면 안 돼! 



* 평생 전쟁, 여드름 없애는 화장품의 진실 


  아마 가장 많은 이들을 힘들게 하는 피부 고민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우리 회사만 해도 여드름 피부 상담을 원하시는 분들이 꽤 많이 찾아온다. 먼저 인지해야 할 것은 여드름 화장품의 진정한 목적이다. 


  여드름은 화장품을 굳이 바르지 않아도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히 사라지게 되어있다. 여드름 화장품은 여드름을 없애기 위한 치료 용도가 아니라 여드름 피부를 가진 분들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화장품이다. 

  개인의 체질, 특성, 환경 등 내외부적인 요인에 따라 여드름이 발생하는 원인은 매우 다양한데, 과연 동일한 성분으로 대량 생산되는 화장품이 그 모든 사람들의 피부를 치료해줄 수 있는 제품일까?

 여드름 때문에 힘드신 분이라면 1차적으로는 화장품이 아니라 여드름이 발생하는 원인을 파악하여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는 게 우선이라고 간절히 말해주고 싶다.   

  

  부끄럽지만 우리 회사도 초반에는 SNS 대세 홍보 방식을 쫓아가기 위해 여드름을 해결해주는 화장품이라는 자극적인 표현을 사용했었지만 솔직한 화장품을 추구하는 현재는 관련된 표현은 싹 다 재정비한 상태이다.   


  특정 화장품 사용 후 단기간의 비포&애프터 사진으로 현혹시키는 광고가 있다면 과감히 등을 돌리자. 속으면 안 돼! 

   


* 다크서클 지워주는 화장품의 진실 


  친구 라라가 어느 날은 단톡 방에 화장품을 하나 올렸다. 다크서클을 없애주는 아이크림 이라면서. 

  평소에 다크서클로 인해 12시간 넘게 푹잔 날도 '피곤해 보인다, 잠을 못 잤냐'는 오해를 받는 라라였다. 하루 써보니 뭔가 눈 밑이 환해진 것 같은 게 너무도 효과가 좋다며 강력 추천해주던 라라를 약 한 달 뒤에 만났는데 내가 또 한마디 했다.  "잠 못 잤어?" 


  다크서클은 기본적으로 두 가지 원인에 의하여 발생된다. 

  첫 번째는 외부적 요인에 의한 색소 침착의 경우이고, 두 번째는 눈 밑 피부가 얇아서 혈관 조직이 드러나는 경우이다. 

  

  다크서클 개선용 기능성 화장품이 아예 효과가 없는 건 아니다. 첫 번째 색소침착에 의한 다크서클의 경우, 기능성 화장품을 이용하면 아주 약간의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눈 밑 혈관 조직 또는 눈 지방에 의한 다크서클에는 전혀 효과를 볼 수 없으니 개인의 다크서클 원인을 잘 파악해야 한다.  

  

  평소에 화장을 잘 안 지웠거나 착색이 잘 되는 화장품을 사용하다가 다크서클이 생긴 경우에는 좋은 화장품을 추천해줄 수 있지만,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피부 속 혈관 조직에 의한 다크서클로 골머리를 썩고 있지 않을까..? 





  '플라시보(placebo) 효과'라는 게 있다. 

  피부가 좋아질 거라는 긍정적인 믿음이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도 하니, 비싸고 좋은 화장품을 쓰고 있는 이에게 '그거 그런 효과 없어'라고 굳이 일러줄 필요는 없다. 스스로가 화장품을 선택할 때는 현명하고 똑똑한 소비자가 되길 바라며 이 글이 도움이 되면 좋겠다.    

  

  다음 글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맹신하는 천연 화장품, 오일프리 화장품, 먹을 수 있는 화장품의 조금은 어두운 내면을 다뤄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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