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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를 따라 아름답게 하셨도다

멈추어진 시간속에 흘러가고 있던 우리 젊은 날의 추억 

시드니에서 4년, 로스앤젤레스에서 2년 반, 도합 두 나라에서 약 6년 반을 살아온 경험에 의하면,

이민자들의 경우, 본인들이 이민을 해 온 그 해의 시점에서 생각이 고정된 경우를 매우 많이 본다. 

그것을 나쁘다 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님을 밝힌다. 


70년대에 이민 온 분들에게 그들 마음에 기억되는 한국은 여전히 '후진국'의 모습이다.

80년 초에 이민 온 분들에게는 아직도 군사독재의 잔재가 남아있는 한국이다.

처음 로스앤젤레스 토렌스 지역에서 섬기던 교회의 장로님은 80년대 초에 이민을 오셨는데, 

내 한국 면허증을 보시고 신기해하셨다. "이게 한국 면허증입니까?"


물론, 이민을 가더라도 수시로 한국을 오는 분들도 있지만, 거기서 터전을 잡고 살면, 

한번 나오면 적어도 몇천 불은 쉽게 깨지기에 엄두를 잘 못 내는 분들도 많다. 

어느 식당을 갔는데, 내가 고등학교 시절 즐겨 부르던 가요들만 나오는 게 아닌가?

추측컨데, 주인장님은 적어도 내 나이 혹은 나보다 많아야 10살 안쪽일 분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 시절이면 벌써 95~98년이며, 그때의 시점에서 본인의 시점이 멈추어진 것이다. 


나 역시, 스물넷에 해외를 가서 한동안 나는 내가 나이를 안 먹는 듯 한 '착각'을 한 적이 있다.

정신없이 해외에서 유학생으로, 일도 하고, 교회 사역도 하니, 

특히 시드니의 경우 지구 남반구는 한국과 정 반대로 계절이 돌아가, 7-8월은 겨울이기에

더더욱 그리했다.


오늘 서울 화곡동에서 자주 가는 돈가스 집에서 생선가스를 먹었는데, 

여기도 그렇다. 내가 비록 우리 부모님들이 결혼하시던 시절, 당시로선 최고급 '경양식' 집엘

가보지 못했지만, 아마 그 시절 '경양식 '스떼이끄' 집은 바로 이런 분위기가 아닐까 싶다. 

바로 그 분위기는 '음악'이다. 


어렸을 때, 아버지는 사우디 아라비아에 건설 구매 관련 업무를 하셨는데, 

아버지가 갔다 오신 뒤, 정리했던 장롱의 한 층, 그 안에 있던 카세트 테이프, 책 등에서 보았던

그 '음악'.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그 '분위기'.

그 '음악'들이 계속해서 흘러나온다. 어렸을 때 파나소닉 카세트 플레이어에서 내가 

호기심에서 들었던 바로 그러한 분위기의 음악이다. 

언제 어디에 있더라도, 사람들의 '시간'은 때론 멈춘다. 

늙어 가면서도, 본인들이 젊었던 그 시절의 '음악', 그 시절의 '시점', 그 시절의 '분위기'를

계속해서 가지고 싶어 한다. 그래서 소크라테스는 말했나 보다. 젊어서 누가 진보적이지 않았던 자가 있노라 라고, 하지만 나이 들면 그렇게 '보수화'되어 간다고... 


성경에선 이렇게 쓰여 있다. 

하나님이 모든 것을 지으시되 때를 따라 아름답게 하셨고 또 사람에게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을 주셨느니라 그러나 하나님의 하시는 일의 시종을 사람으로 측량할 수 없게 하셨도다 

(전도서 3:11) 


때를 따라 아름답게 하셨던 그것을 우리는 안다.

늙어가면서도, 본인은 마치 늙지 않으려는 듯, 그 '시점'을 붙들고 있다.

쓰인 데로, 말씀하신 데로,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을 주셨기에... 

젊은 그 시절의 '날'들을 붙잡고 싶어서 아등바등하면서 살고, 때론 너무 그 날들을 그리워하면서도,

사람에게 일의 시종을 측량할 수 없게 하셨다. 

그래서, 그 좋았던 젊은 '날' 이상의 시간이 올 것을 믿으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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