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위한 작은 위로와 위안이 되기를....
일상을
하루하루를
매일을
열심히 살기에 이 더위가...
무더위가 참 방해를 하는군요...
그래서 자꾸 에어컨이 있는곳만 가게되는 이 게으르니즘....
서점,스벅,은행.....버스...지하철....
에어컨이 빵빵한 곳만 찾게 되는 이 무더운 여름의 한낮 시간
제주에서도 물론 날이 더웠지만.....
그곳의 바람은 기온은 공기는 바다 내음을 품고있었는데....
이곳 서울..
그것도 도심지...강남역 일대는 내리쬐는...태양빛으로....
아스팔트에서 아지랑이가 올라올정도로....
무척이나 덥네요...
혹시
당신
미련이라거나....후회하라거나...가능성이라는 단어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당신이 아직 결혼식 날을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하니...
왜 난...
나에게도...아직 가능성이 있을거라는 말도 안되는 착각을 떨치기가
이렇게도 어려운건지요...
당신을 잘 알지도 못하고..이름도 모르고....부산에 산다는 것만 아는데...
그리고 곧 결혼한다고.....동생한테 들어서 알고있는 외에...
나도 당신에 대해 많이 모르지만
당신 또한 나에 대해 많이 모르지요
그리 쉽게 결혼을 결정하고 결혼해버리지 말아요
주위를 둘러보고...정말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다면....
상대에게 그런 확신을 받았다면....
그때 결혼해도 늦지않아요
서둘러서 결혼했다가...(어떤 이유에서건)
이혼하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봐와서...요즘 시대에 K 당신의 나이대는
결코 결혼을 서둘러야 할 필요는 없답니다
늦게하더라도 제대로 된 사람하고 결혼하는게 중요하지 않을까요....
저의 미련이 아니라......저의 당신을 향한 걱정입니다
요즘 세상...하도 이혼하는 커플들이 많아서....
오지랖도 참 넓죠....당신을 진심으로 걱정하는겁니다
저희 부모님을 봐도.......지인들을 봐도...
속아서 결혼했다고 말하는 사람들은...어디에나 있더군요...
연애할때 모습이 결혼해서 살때 그대로 일거라고 쉽게 생각하시나요
결혼해서 분명히 남자의 모르던 모습을 보게 될테고...
후회하는 시간이 분명 올테고....
하지만, 이미 늦었다고 생각할수도 있다는 걸....
조금 더 진지하고 심각하게 결혼을 결정하시길....진심으로 걱정합니다....
당신에게 호감이 있고..마음이 깊어지고 있기에...
진심으로..진정으로...당신을 위합니다....
그렇다면....
어쩌면 조용히 입 다물고 닥쳐주고 있는게 나을수도 있겠네요...
어찌됐건...결혼을 하건 안하건.....어디에서 누구와 무얼하건
당신의 행복을 빕니다...기도합니다...
내가 해줄수 있는게....기도밖에 없습니다
잠깐 하루 게하에서, 그것도 대화한번 나눠본적 없는 사이지만,
이 감정이란건...제멋대로 커져버려서...저를 참 귀찮고 성가시게 하는군요
아무리 머리를 털고 당신의 이미지를 당신 얼굴을 잊어버리려고
머리를 자꾸 흔들어봐도...더욱 선명해지는건 왜일까요
이번에도 역시 짝사랑이지만...이겠지만....
그럼에도.....이 홀로 깊어지고 있는 이 마음을...
저도 어찌하지 못하겠습니다.....
그냥....방치하고 내버려두고 있습니다....
생각을 흘러가는데로.....둬버리고 있습니다...
언젠가는..이러다보면....당신 생각이 자연스레 안나는 날이
오지않을까....희망고문을 하면서.......
물리적으로도 먼 거리에 서로 살고있지만
심리적인 거리도 우리는 아직 너무나 멀기에.......
나만 떠올리고 나만 추억하고 나만 뒤척입니다
그냥 한번 글을 써보고 싶었습니다
당신에 관한....내 지금 심정에 관한....
이 파편적인...주관적일수밖에 없는 글을......
당신을 더 알게되길 바랍니다
당신과 더 친해지길 바랍니다
그런 기회가....
저에게도..공정하게....있기를.....
조심스레....바라봅니다.....
오늘도....부산은 덥겠지요!?
행복하지 마세요...나없이도.....
환하게 너무나 잘지내고 있을 당신을 상상만 해도....힘들군요....
저는 너무나 못지내고 있거든요
건강해요..............
미안하다
너를 사랑해서 미안하다
이렇게 여러모로 모자라고 철없고
나이만 먹은 내가
매력이라고는 눈 씻고 찾아볼수도 없는
초라하고 볼품없는 내가
너를 사랑해서 미안하다
너는 애써 괜찮다며 오빠가 어떠냐며
입술을 깨물지만 사랑이란 마음이 생기고
사랑의 대상이 정해지면
난 늘 바닥을 기는 바퀴벌레와 다를바 없이
미천하고 더럽고 성가신 영혼없는 곤충에 불과했다
미안하다
너를 사랑해서 미안하다
나말고 더 잘난 더 좋은 남자 만날수도 있는 너인데
굳이 나에게 머물러 너까지 내 어두움의 배경에 세워둬서 미안하다
네 밝은 빛이
네 새햐얀 영혼이
나로 인해 검게 물들어서
결국에 모든 것이 너에게 미안하다
자격도 가치도 없는 내가 미련이라는 그림자안에
너를 가둬둬서 난 내 죗값을 치뤄야할 터였다
널 사랑한 죄
널 함부로 마음에 품은 죄
그리고 내 더러운 피를 너와 나눈 죄
전신주에 올라가 이 더운날 전기 배선 공사를
홀로 하는 사내는 위태위태해 보였다
떨어질듯이 안떨어지고 버티며
땀을 닦으며 위험한 공사를 하는 사내를 보며
감전사로 죽어 낙하하는 그가 떠올라
몸을 바르르 떨고 고개를 돌렸다
"살을 빼려면 수시로 따신물을 마셔야 한답니다..."
미지근한 물 찬 물 시원한 물 얼음 물 따듯한 물
모든 물을 마셔보았지만
다이어트에는 굶어죽을만큼
안먹는 것이 최고란 걸
운동을 할때 그날이 마지막인 것처럼
치열하게 해야 한다는 걸
하긴 모든 일이 그렇다는 걸
모든 일이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영혼을 불태우며 경건하게 임해야 한다는 걸
K는 예뻤다
K에게 첫 눈에 반했었다
그래서 더욱 위험했다
앞뒤재지 않고 덤벼들 것이기 때문이었다
어느 시린 겨울날
같이 소주를 마시고
마지막 내 소원을 들어주겠다던
하나도 안취했던 네 하얀 얼굴을 떠올리면
그저 눈물섞인 회한만이 방안 가득 차올라
"그냥.......그냥.........그럴수밖에 없었어....
말할수가 없었어......"
너와 헤어지고 마지막으로 내가 했던 말을
아직도 선명히 외우고 있단 걸
지금의 너는 생각도 상상도 못하겠지
너만큼 모질고 독하지 못했던 나
내 기억속에 베시시 미소지으며 택시에
오르던 널 떠올리면
지금도 가슴 가득히 그때의 감정을 비교적 선명히.....
그저 건강하길
그저 행복하길
널 위해 매일 회개하는 날 잊어주길
떠올리지도 말길
미인아
그해 끝여름
인터뷰 하나를 보았다
대상자는 나까지 남자 둘이 전부
면접을 보기전까지 어수룩한 발음 연습을 벽을 보고 해대며
혼잣말을 지껄이고
누가 시키지도 않은 자기소개 연습을 하며 내 차례를 기다리는
손에 땀이 찼던 순간
의외로 마음이 편안하고 긴장이 전혀 안됐던
내 차례가 와서
겸손하게 내가 할말과 가릴말을 잘 섞은거 같고
적당히 눈을 응시하며 경청하고 있다는 제스쳐를 하고
아직도 여러모로 많이 부족한 내 바닥을 보며
면접장을 돌아나오는 내 발걸음은 물에 흠뻑 젖은듯
눅눅했고 무거웠고 내심 찝찝했다
과한 점심을 먹고
버스를 타고 홀로 집 근처에서 내려 뙤약볕에 걸어서 가며
많은 사고들과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지나갔고
너와 왜 이 여름끝에 차가운 소주를 나눠마시지 않았었나
후회를 해보았지만 이미 결론이 난 면접처럼
결론이 난 우리 사이
더 이상 쓸데없는 것에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고
신경쓰지 말고 괘념치 말아야지
매번 다짐에 다짐을 해도
여성이라는 그 아름다운 생명체
미인에게
늘 마음을 빼앗기고 홀로 심장에 생체기가 나서
피로 흔건한 상처를 수건으로 겨우 막으며
돌아서는 내 뒷모습 조차 너에게 관심을 끌지 못했겠지
회한,무기력,후회,자존감,무력감,애꿎은 잔정
매번 뜻하지 않은 만남에서 왜 난
이 끝여름에
이토록 시큰하고 저릿하게 아파야 하는가
열병을 앓으며 구토를 하고
간호할이 아무도 없어 어두운 방 혼자서
약봉지와 미지근이 식어버린 물을 찾는 어두운 손
동이트면 마주할 내 얼굴이 너무 싫어서
까무룩 매번 늦잠을 자게되는 주말
부스스한 얼굴로 쓰레빠를 질질 끌며
근처 편의점에서 담배를 사다가 불을 붙이며
애써 되찾는 조그만 평안
오래살고싶은 마음은 없는데
너없이는 절대 살고싶지 않은데
이토록 질긴 이 생의 끈을
왜 이다지도 놓지못하는가
어리석은 영혼
우둔한 육체여
그해 끝여름
저벅저벅 땀을 흘리며 걸어가는
한 사내를 보며
전생의 내 모습이 겹쳐보여
걷다가 멈추다가 걷다가 멈추다가
아무도 내 식은 이마를 만져주지 않는 그해 끝여름
우연한 만남이었다
그녀를 보게 된 건
정확히는 그녀를 주목하게 된 건
컴퓨터가 한시간 가까이 업데이트를 하는 동안에
교회를 갔다가 왔고...
그때까지도 업데이트는 계속되고 있었다
지난한 시간이 흐르고......
어디에도 눈이 둘곳이 없어서 계산대를 보니
아릿다운 한 낯익은 인상의 그녀가 열심히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다
'어디선가 봤는데......아.....'
그녀는 우리 교회의 P자매와 그리고 한때 내 마음의 열병과도 같은
사랑이었던 N을 섞어놓은 외모였던 것 이다
결코 흔하게 볼수없는 인상이고 외모였다
그래서 그런지 자꾸 일하고 있는....
새로운 손님들을 받는....영어 이름이 FORE라는 것만 알수있는....
FORE가 숲이라는 단어의 줄임말인지...뭔지도...
알수는 없었지만...
P자매와 N의 장점만을 섞어놓은 그녀의 외모는...
우리교회 스벅에서 파트타임 하기에는 무척이나 아까운 외모와
자태였다
발걸음을 옮기며 눈을 살짝 찡그릴때
입을 옆으로 삐쭉일때
그렇게 귀여워 보일수가 없었다
그런면에서는 N을 많이 닮아있었고
그냥 무표정하게 대기하고 있을때면.....
P의 판박이였다
한 인상이 별로 안좋은 작은 체구의 남자가 컵을 모아두는 장소에서
자꾸 무언가를 뒤지고 있었다
내게도 처음에는 그다지 이목을 끌지는 못했던 사내였는데.....
테이크 아웃 잔을 다 마시고도,
컵을 모아두는 장소에서 우유를 붓고
여러가지 비치된 가루들을 붓고
섞으면서 음료를 제조하고 있었다
그런 행동을 2~3번 반복하자.......
그녀(FORE)의 눈에 띄고 만것이다
그녀는 그 남자를 우려의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고
그녀의 눈빛은 여러번 흔들렸고....
불안해보였고....한편으론 무서워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내는 별 소득이 없자 이내 출입문을 통해 나가서
금새 사라졌다
내 노트북의 업데이트가 다 되어갈무렵....
그녀와 눈이 몇번 마주쳤는데....
내 느낌엔....그냥 내가 보니까...따라서 보다가 서로
우연히 눈이 마주친 것 같았다
FORE는 우리교회 스벅에서 오늘 처음보는걸로 보아서
신입 크루인듯 했다
인상은 키만 조금 더 크다면 항공사 스튜어디스들의 인상인데....
정말 묘하게 N과 P를 섞어놓은...
지금까지 본 수많은 강남과 신사 홍대에서의 흔한 여자들의 얼굴과
인상 분위기가 너무나도 다른....
당분간은 스벅에 자주오게 될 것 같은데........
교회 건너편이라....교회 성도로 보이는 젊은 남녀가...
남자가 여자에게 백허그를 하는 걸 보았다
전혀 아무렇지도 않게
둘만이 이 공간에 존재하는 것처럼....
흔히 지하철에서 볼수있는 장면이었는데.....
크리스쳔이라면.....과연 둘의 그런 애정행각을
믿지않는 이들이 본다면 어떨까.....
그리고 저 형제에게 과연 여자친구가 있는 것이
덕이 될 것인지..선이 될 것인지.....
하나님께서 여자친구를 허락하셨다고 해서....
무조건 여자친구를 자기마음대로 대한다거나
자기 욕구나 욕심과 본능대로 대해도 된다는 뜻은 아닐터인데.....
저 형제에게 지금 저 여자친구는 하나님의 영광을 가릴수도 있는
먹구름과도 같을수 있다는 생각이 들자
부러움보다.....
왜 하나님이 내게 인연을 이토록 오랜동안 허락하시지 않을까
하는 물음에 어느 정도 해답을 주시는 것 같았다
'너에게 결국에 나쁜 것을....너에게 죄가 될 것을...너에게 유혹이 될 것을.....
그걸로 인해 번민하고 갈등하는 것을...나는 원하지 않는다....
싱글의 때에....너의 창조주인 내게 집중하라....그들을 부러워하지 말라....'
이렇게 얘기하시는 것만 같았다
FORE는 지금 먼 곳에 시선을 두고있다
나도 한때 스벅 크루였던 적이 있었기에...아픈 발과 다리 허리....
그리고 빨리 집에 가고싶어하는듯한 그녀의 눈빛에
나도 그랬었는데...하는 동정을 닮은 마음이 쓰였다
그때의 나처럼....
FORE는 아직 어떤 음료도 제조할 자격이 없고
할줄도 모를 터였다
30분동안 쉬는 중간 휴식 시간을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그때 신발을 벗고 벤치에 앉아 먹고싶은 음료를 받아서 마시며....
잠깐의 한숨을 돌리기를 바란다
그때의 나처럼......
그때 힘들었던 나처럼.....
FORE에게 이 작은 세상은
결코 만만치않은 곳일 터였다
퇴근하기전에 항상 담배를 태우고 먹고싶은 음료를 마시며
애인과 통화를 하는 일한지 오래된 고참인 KYRA
애인은 늦게까지 자는 백수건달 아니면.....
아무튼 주말까지 늦잠을 자는....남자구실을 제대로 못하는
녀석일터였다
그런 녀석이 어떻하다 KYRA같은 능숙한 크루의 마음에 들었을까
의문의 의문이 꼬리를 물었다
어쩌면..........KYRA의 그 애인은....
뭔가....KYRA의 중요한 부분을 건드렸던건 아니었을까
그것이 에로틱한 것이든....아니면...다른 매력이었건간에......
FORE의 눈은 여전히 바빴고....
출입문에 고정이 되있었다
여전히 초보의 티를 팍팍내고 있었다
때로는 KYRA처럼 의무적으로 가짜 미소를 지어보이며....
그렇게 가면을 익숙하게 쓰는 법도 배워야하는데...
시간이 지나면...그리고 몇번 울고 몇번 쓰러지듯 잠들면.....
FORE에게도....
좋은 날이....
언젠가는....올것이었다
마음속으로 FORE의 스벅 크루 생활을 응원하며...
비교적 자주 이곳에서 보게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유일한 남자 크루였던 DOBY는 계속 안보이는데.....
평일로 일하는 날이 바뀐걸까....
올때마다 크루들속에서 DOBY를 찾는다
아니면 그만뒀을지도 모른다
내가 그때 그랬던것 처럼.....
세상이란 만만치 않은 것이고......
세상의 축소판인 이곳 스벅 안에서의 세상도
결코 편치않고 버겁기는 마찬가지일테다
그래도 나이가 들어가며.......
FORE와 DOBY에게도 세월의 흔적이 보일때
그들은 내면은...조금 더 단단해져 있을 것이었다
그것만이 팩트였다
지금의 나처럼......
6개월째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있는 나처럼.......
그들에게도 내적인 근육이 단련되어
어떤 일도 감당할수있는 체력이 생긴다면....그때가 온다면....
그들에게 세상은....
더 이상 낯설거나..두렵거나...무섭거나....
늘 혼자라고..나만이 혼자라고.....세상이란 곳은 차갑고 냉정한 곳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날이 언젠가는 올 것이라 믿는다
어쩌면 지금의 나보다 빨리
KYRA는 여전히 분주하고......
FORE는 힘겨워보이지만....
그럭저럭 크루일에 적응하고 있고......
그녀도 내적인 근육이 서서히 붙어가고 있는 중일게다......
FORE와 눈이 다시 마주쳤다
조금은 여유를 찾은 눈빛이다
전적으로 FORE의 사회생활적응을 응원한다
나만이 간직한 오랜 비밀처럼,
이곳에 일주일에 한번씩 올때마다
아마도......
FORE를 찾는 내 시선이 분주할 것 같다
검정 모를 쓴 안의, 이쁘게 동그랗게 말아서
검은망에 넣은 머리카락 모양새가 꼭.......
간호사와 닮아있었다
FORE와 KYRA.....JENNY는 그렇게
점점 서로를 닮아갈 것 이었다
깊은 어둠과도 같은 잠에서 깨어나보니
벌써 동은 텄고 시계는 오전 5시 반이 넘어있었다
낯익은 벤치에는 여전히 아무런 기척도 없었고
어제의 일들이 어렴풋이 선잠처럼 희미했다
이제 끝이 다되어가는 시점
헤어짐이 다가오는 시점
이별의 날이 가까워지는 시점이 되었다
그전처럼 우리는 6개월 동안,서로 익숙했던 얼굴을 잊을터였다
시간의 흐름이 우리 서로의 흔적 조차 대화조차
수업의 온도와 계절의 변화에 따른 난방과 냉방을 오갔던,
우리는 그렇게 6개월을 꾸준히 달려왔다
먼훗날 내 삶을 반추하며 뒤돌아볼때
지금처럼 아무도 서있지,머무르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무런 이 없어도 원래 홀로 태어나서 홀로 살며
홀로 죽는 것이 삶이 아니었나
우리는 그토록 혼자되기를 홀로 사는걸 두려워하고
벗어나려고 발버둥치니
남성과 여성으로 태어나서
반드시 사랑으로 엮여야만 제대로된 인생,삶은 아닐 것 이다
관계에서 오는 남루함,지루함,인색함,고민,갈등,상처,미련,후회들이
내게는 지금 더 커보인다
인생이란건 누구라도 한 단어로 정의하기 어려운 크기와 규모의 집합체이다
12월이 되면
겨울이 스산하게 올테고
여름에 세웠던 내 목표들이 어떻게 변화하여,
어떤 결말과 어떤 배경색을 띄고있을까
그 장면들에서 난 주인공일까 여전히 지나가는 엑스트라일까
옷 깃을 여미고 옷 차림이 두꺼워지는 겨울이 되면
난 어디에 적을 두고 어디에서 일하고 있을까
2019년의 반이 넘게 지난 지금 8월
어쩌면
온 생애를 통해 내가 정말 갈구했던건
사랑이 아니라
관심이 아니었을까
아무말 없이 따스히 안아주는 포근한 온도를
그다지도 일생동안 간절히 바라지는 않았을까
삶의 흐름이 거울에 비칠때면
난 여전히 마음만은 유년기 아이로 돌아가고 싶어한다
많이 없어진 머리숱과 언제 생겼는지 모르는 주름들
그리고 신체의 변화들
희끗해진 머리만큼
내 앞으로의 삶도 순백의 순수를 동경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