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때늦은 코로나를 겪으며)
2월 29일에 마지막 근무를 하고
다음날인 3월 1일 삼일절에 너무 컨디션이 안좋아서
하필 삼일절에 몸이 아파서 119에 전화해서 문을 연 병원
리스트를 문자로 받고
문정동에 있는 내과로 어머니와 같이 내원을 했다
법정 공휴일에 문을 연 병원이 많이 없어서
정말 사람이 많았던 문정동의 한 내과
한명 당 3만원의 비싼 비용을 내고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하는
상황이었다
어쩔수없이 그러기로 하고
의사 선생님을 뵈었다 어머니와 함께
어머니의 증상은 설사외에는 없었고
나의 증상은 오한과 인후통 심한 몸살, 목에 꽉찬 가래와 기침이었다
자가키트를 사서 집에 가서 검사를 하라고 하신,
참 양심적이었던 젊은 의사 선생님
어머니의 약과 내 약을 지으면서 약국에서 자가키트 2세트도 구입했다
한세트당 키트가 2개 들어있었다
너무 상태가 매롱해서 오후쯤에 나혼자 자가키트를 해봤는데,
양성이 나왔다
두 줄이 선명했다
어머니의 자가키트 검사도 도와드렸는데
음성이 나왔다
난 바로 마스크를 끼고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3월 2일 토요일
어머니께서 자주가시는 이비인후과에 가서 어머니와 내가 진료를 다시 받았다
60세 이상만 코로나 치료제를 받을수있다고 하셨고
난 주사만 맞고 삼일절에 지은 약들을 다 먹는게 좋을거 같다고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어머니만 코로나 치료제를 처방받아 타올수있었고
난 푹 쉬면서 하루에 10시간 이상씩 자고 먹고 자고 먹고 하면서
조금씩 더디지만 나아지고 있었다
어제였던 주일
주일성수도 못했고 내내 자고 먹고 자고 먹고를 반복했다
그리고 며칠만에 면도를 하고 머리를 감고 (머리카락이 한 웅큼 빠져나왔다)
양치를 했다
거울을 보니 내 모습이 조금은 인간다워져 있었다
어제까지 울버린과 같은 모습이었는데 ㅡㅡ;;;
청년부에 이제 더이상 소속되어있지 않으면서도
청예를 온라인으로 드리다가 도중에 껐다
찬양하는 부분만 시청하다가 껐던 것 같다
이어서 영상을 다시 보지는 않을 것 같다
하루 10시간 이상씩 푹 자니까, 오늘 새벽 3시 30분쯤에 그나마
좋은 컨디션으로 일어날수 있었다
다들 곤한 잠에 빠져있을 시간
나 혼자 멀쩡해져 아파트 주변을 서성이며 담배도 피웠다
인후통도 많이 가라앉았고
가래도 조금 덜해졌고 기침도 이젠 없고
몸살도 거의 없어졌다
점점 내 원래의 컨디션으로 돌아오고 있다
며칠전까지만 해도
이러다가 자다가 죽는 거 아닌가하는 생각까지 했었는데
또 이렇게 극적으로 살려주신다
당신의 은혜와 사랑만이 날 살려주시고 날 살게하신다
3월 4일 월요일 이른 아침
새로 태어난듯한 기분과 몸 상태
나른한 기운도 전혀 없고 90%이상 몸 상태가 호전되어
올라온 기분이다
그리웠던
아플때 제일 먼저 떠올랐던 얼굴들을 기억해본다
이제 다시는 볼수없게된 얼굴들과 잊혀지게될 얼굴들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추억이 될 얼굴들
그럼에도
너무 보고싶은 얼굴들
공동체를 떠나오면
마냥 자유로울줄만 알았는데
빈 자리가 빈 공간이 너무나 커서 어찌할바를 모르는
어린 아이처럼 우두커니 주저앉아 혼자 울고만있는 아이같은
모습의 나
이 낯섦에도 적응해야하고 적응해야되고
적응할 것이지만
지금은 과도기일테지만
이 허전함과 빈 공허함은
무엇으로 채워야할까
당신 한분만으로 사람들은 만족한다하는데
솔직히 말해서 난 그리운 얼굴들이 자꾸 떠올라
당신 한분만으론 충분히 만족할수가 없는데
이것도 죄일까요
이것도 나의 무능함이나 나의 한계일까요
당신과 충분히 친밀하지 못함일까요
닻을 올리고 다시 출발할 채비를 하고 있다
모든 것들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출발을 반기우고 있는 것 같다
삶의 생명의 태동 소리를 들으며
이제 앞으로 다시 나아가야겠다
코로나를 통해 조금씩 진화(?!)되어지고 있는
나
코로나 사피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