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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쥰세이 Oct 09. 2024

비혼주의자 = 독신주의자

끄적임.

티비를 거의 안보기에,

방에 있거나 일을 하거나 잠을 자거나

데스크탑으로 글을 끄적이거나 할때가 많아서,

딱히 티비를 보고싶지도 않고 보지않게된다.


MBN에서 하는 혼전연애라는 프로그램을 얼마전에 유튜브를 통해 보게 되었다.

타카다 카호라는 일본 여자배우와 최다니엘씨의 리얼리티 연애 프로그램이다.


첫 만남에서부터,

육회를 먹으러가고, 꽈배기 데이트등등의 만남을 제3자입장에서 시청하면서

한국의 그 나이때의 여성들과 자연스레 비교를 하게되었다.


여성들이 직장생활하는게 당연해졌고,

육아란 것도 예전엔 여성들이 다 했다면,

지금은 50대 50으로 서로 육아를 해야하는 시대.


70년대 80년대 여성들의 순수함이랄까, 포카리스웨트 광고처럼 상큼하고 깔끔한 느낌의

여성을 만나기가 현 우리나라에서는 많이 힘들어졌다.


카호씨는 나이는 20대 후반이지만, 상대에 대한 배려가 몸에 배어있는 여성이었고,

자신보다 상대방을 더 챙기는 모습이, 우리나라 여자들과 대조되었다.

인본주의 사상이 들어오고, 자신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현재 우리나라 젊은 세대들, 나역시.


이기적인게 언제부턴가 당연하게 되어버린 아이러니.

카호씨는 때론 10대 같은 발랄함이 있고,

때론 30대후반의 엄마같이 상대를 세심하게 챙기는 모습도 있고,

무엇보다 데이트할때의 말과 행동이 가식적이라고 전혀 느껴지지 않고 진실되고 진심으로 느껴진다.


물론 현시대 한국에서도 카호씨와 같은 류의 여성들이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

내가 지금까지 만났던 이성들이, 카호씨 같은 여성이 한명도 없었기에,

한국 여성들에 비관적으로 글을 쓰고, 비꼬는듯한 표현이 불편한 분들이 분명히 존재할 것 이다.


자본주의, 돈이 최고라는 물질만능주의가 어느새 한국사회를 통채로 삼켜버린 시대.

사랑도 돈으로 살수있고 호감도 돈으로 살수있고 돈만 많으면 결혼도 빨리 할수있는 시대.


소개팅에서 흔히 첫만남때 오고가는 대화인 호구조사 비슷한 것들.

사자직업만의 매리트.

전문직 남성, 외제차, 집, 부동산, 재산…

남성의 능력과 조건도 보지만, 외모와 몸매 또한 보게되는, 선택받은 자들만 연애하는 시대.


더치 페이에서,

더치 페이스 시대로 가는 우리나라.


이 프로그램을 자주 시청하면서 든 생각은 단 하나다.

나, 우리는, 모두 사실, 순수하고 깨끗하고 청결한 느낌의 데이트나 만남에 굶주려있었던 건 아닐까.

현실의 사랑은, 질척대고 너저분하고 집착과 욕망, 끈적거림, 거추장스럽다.


나부터 반성하게 된다.

여성이라는 존재를 보는 시각을, 처음부터 다시 재정립해야겠다고 느낀다.

혼전연애라는 프로그램이 나에게 영향을 준 것은,

고등학교시절의 순수하고 많이 서툴었던 내 짝사랑을 떠올리게 했고

그리고 어느덧 40대중반의 아재가 된 지금도,

내 마음속 깊은 곳에, 위에 쓴 표현대로….포카리스웨트 광고같은 해맑고 깨끗하고

순수한 사랑을 갈망하고 있었다는 걸 알게됐다.


여전히 우리 사회에 버젓이 존재하는 남녀차별이 분명히 아직도 곳곳에 남아있지만,

나부터라도 내가 먼저, 여성을 바라보는 개념과 시각을 완전히 뜯어고쳐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비혼주의, 독신주의자가, 1인가구가 급증하고있는 시대.

혼밥, 카공족, 홀로 혼자서 대부분의 것들을 하는게 익숙하고 당연해져버린 시대.


50살이 되어서까지 결혼을 못하게 될수도 있겠지만,

절대 좌절, 포기하지 않는다.

나이에 상관없이 결혼이라는 건,

언제 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누구와 하느냐의 문제가 더 중요하단 걸 잘 알기에.


조금, 많이 늦으면 어떤가.

과일이 숙성될때까지 기다린 뒤 먹으면 달디 단 것처럼,

기다리면, 만난다.

언젠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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