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반댓말은
얼마전부터 내가 절실하게 깨달은 사실 하나
사랑의 반댓말이 뭔가에 대해서,
꼴똘히 생각하다가 뒷통수를 쎄게 두들겨맞은듯, 한 문장이 떠올랐다
사랑의 반댓말은 증오, 미움, 헤어짐, 이별이 아닌,
무관심이라는 걸
사랑하는 사람이나 사물이 생기면
우리는 관심을 갖고 정성스레 대하게 되고, 자주 떠올리고, 회사에서도 밥 먹으면서도 떠올리고,
잘 있는지 궁금하고 그런다
그 사랑의 불씨가 완전히 꺼지면 무관심이라는 높디 높은 벽이 떡하니 생겨버리거나,
아예 처음부터 철벽을 쳐서 상대에게 그 흔한 문자나 카톡하나 먼저 보내지 않게 된다
어딘가에서 잘 살겠거니, 생각조차 안하게되고
역시나 그런 상태는 100%, 200% 무관심의 상태라고 할수있다
내 아버지가 내게 지금 무관심 하듯이,
내 지인들중 몇몇이 내게 철저히 지금 무관심한 것처럼
사람을 대하는 최소한의 예의나 매너가 필요치 않는, 무관심이라는 것
지하철을 타거나 길을 걷다가 흔히 배경처럼 스치우는 사람들처럼
무관심이라는 걸 실제로 겪어보니, 난 철저히 세상에서 제일 외로운 사람이 되었다
지금의 상황, 환경, 내 지금의 위치는 그 누구의 관심과 흥미를 끌지도 못하고,
지금의 교회에서 내가 있어야 할 자리가, 없어졌다는 사실도, 나에게 크나큰 상실감을 느끼게 한다
있을때 잘 할걸, 처음부터 잘 할걸, 진작에 잘 할걸, 이렇게 절실히 후회할걸 알았으면,
정말 정말 잘 할걸
애석하고 냉정하게도 시간은 더딘듯 빠르게 흐른다
이직을 준비하고 사회복지사 1급 자격증 시험을 대비하고있는 요즘,
내 생활에서 크나큰 블랙홀이 생겨버린 것처럼
내 주변의 소중한 것들이 하나둘씩 사라져가고 뒷모습도 보이지않고 삭제된다
무감정, 무감각, 무능력한 자가 되어,
그저 카페에서 농구코트에서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간간이 잡히는 면접을 나름 최선을 다해서 보고 불합격 문자들을 여러통 받고
차라리 사랑의 반댓말이 미움, 증오라면 좋겠다
사랑의 반댓말이 무관심이라는 걸 몰랐었더라면 더 좋았겠다 싶다
길게 정성들여 쓴 문자가,
아무리 답장을 기다려도 오지않는 것처럼,
그 누구도 내 편이 없고, 세상은 냉혈하고 냉정하다
오직 돈과 돈만이 서로 거래되고, 돈으로 시간도 사고, 돈으로 사람도 산다
돈으로 외로움과 고독은 못사도, 돈으로 남자, 여자도 일시적으로나마 살수있게 되어버린 세상
자본주의의 폐해.
자본주의의 무기력함, 결정적인 결함
세상은 노력한만큼 응당한 결과를 반드시 주지는 않는다
사람이 나를 배신하듯이, 노력과 시간도 나를 배신한다
어떤 모임이나 공동체에 들어가기는 어려워도,
그곳에서 홀로 분리되는 건 비교적 쉽다
그게 자의든 타의든
내 삶, 생활에서 철저한 단절을 경험하고있는 요즘 시기가
난 정말 힘들다
하지만, 그 누구에게도 내가 이만큼 이따시만큼 힘들다고 말할수 없다
내가 웃음거리가 되는 일이고 자업자득인데 왜 그러냐고 말할 것이기에
난 어떤 위안과 위로도 받지못하고 뒤돌아 홀로 눈물을 훔친다
내가 정말 폐인이 되고 부랑자가 되고 노숙자가 되는 건 간단하다
내 마음이 가는데로 내 마음데로 인생을 살면 된다
자기 마인드를 컨트롤하는 것만큼 힘든게 있을까
기본적인 욕구들을 제어하는 것만큼 어려운게 또 있을까
결국 이 지구에서 어느곳에서 무얼하건 내가 혼자라는 사실만이 자명한 진실이라는 걸
이 쓰디쓰고 차갑디 차가운게 인생이란 걸, 왜 이제서야 알게된걸까
외로움의 시대, 고독감의 시대, 쓸쓸함의 시대, 무관심의 시대를 살며
아주 가끔 땅을 보고 한숨을 쉰다
호흡을 고른다
조금은 더 걸을수있을 것이다
조금은 더 서있을수 있을 것이다
홀로라도 혼자일지라도
이미 안녕을 고한 이들에게
난 그럭저럭 살고지내고 있다고 말하고 싶고
술을 끊어 담배에 기대어 살고있다고 말하고 싶고
만남과 사람을 끊어 외로움에 치이며 살고있다고 말하고 싶은 날,
오늘은 주말의 시작, 토요일
내일은 더 이상 기대도 설렘도 없는 주일인 날
여전히 혼자일 것이고 여전히 홀로 집으로 돌아오게되리란 걸
이 외로움이 이 혼자가 무섭고 두려운 건
끝이 보이지 않아서이다
끝이 조금이라도 보인다면, 조금은 위안이 될 것도 같다
박준 시인의 시집 글귀처럼
안녕이라고 말하며 흔드는 손이,
작별, 이별, 헤어짐의 것인지
아니면 인사, 재회, 만남에 대한 것인지
부디 후자의 것이기를
날이 차고 카페에 사람은 적당히 있어도, 여전히 냉한 기류가 흐른다
대화는 오가고 끊기다가 다시 활기를 띤다
그리고 늘 그래왔듯이
난 혼자서 아이패드로 자판을 두들기며 자위한다
어쩌면 돌아가기엔 너무 먼 길을 와버린건 아닌건지
돌이키기엔 너무 많이 시간이 흘러버린건 아닌건지
수염은 자라서 초췌하다
내일은 교회에 혼자가서 혼자 예배드리기전에
면도를 해야한다
도망가지않고 한발짝 용기내어 너에게 다가서면
너는 뒤로 세발짝 물러서는 것 같은,
초겨울의 저릿하고 아련한 날에
홀로 당신과 당신들을 그리워하며
추억에 기대어 사는 것 처럼
담배에 조용히 불을 붙이는 것 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