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야경, 그 슬픈 반짝거림에 관하여

별이 소진되는 증거인 별빛은 밤까지 불끄지 못하는 우리 삶과 닮아있다.

by Amyung


"오늘도 저만치 쌓인 업무에 치이다

방 불 채 끄지 못하고 잠이 든 이들의 불면이 모여

아릿하게 아름다운

도시의 별빛이 된다."

-181227 부산 야경을 보며-




나는 야경을 보는 것을 참 좋아한다.

그래서 여행을 가면 되는대로 그 지역의 야경을 찾아서 보려고 한다. 그러면서 알게된 어쩌면 당연한 사실은 야경은 인위적인 불빛이 많을수록 아름답다는 것이다. 결짓궂게도 밤 늦게까지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이 많은 도시일수록 야경은 아름답다.


야경이 좋을까. 높은 곳 위에 올라가서 야경을 보면 내가 살던 곳이 무척 작게 보인다. 불과 몇 분 전까지만 해도 너무도 무거웠던 문제들이, 그 공간과 관계들이 한없이 작아진다. '나를 짓누르던 문제들, 사실 별거 아닌데...'


그리고 생각이 든다. 이렇게도 많은 사람들이 이 시간까지 도대체 무엇을 위해 이리도 열심히 살까? 과학 기술의 발달로 과거에 비해 삶은 비교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편리해졌다. 그러나 그만큼 사람들은 더 벌어야하며 써야하며 더 사야하게 되었다. 그 편리함을 누리지 못하고, 더 많이 갖기 위한 돈이 없으면 능력 없는 사회가 되어버린것이 안타깝다. 더 버는 것의 명확한 목적 없이 불안함을 지우려, 더 벌기위한 벌기가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돈, 참 야속한 녀석이다. 필요하지만 즐겁게 해주지는 않으면서 많으면 즐거울것 같다는 신기루의 연기를 자꾸만 피워낸다.


진짜 중요한건 뭘까?



중요한건 몰라도 즐거운건 이야기할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같은 방향을 보며 꿈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즐겁다.
서로 사랑하는 것이 즐겁다.
나눔과 사랑은 하면 할 수록 없어질 것 같지만 사실 하면 할 수록 풍성해지기 때문이다. 이건 마음이 풍성해지는 차원이 아니다. 실질적으로도 그렇다.
모두가 이런 생각일 때, 내가 많을 때 나누었다면 내가 없을 때는 많은 자가 나에게 나눌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남을 책임진다면 남도 날 책임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어느정도는 저축이 필요없고
어느정도는 보험이 필요없다.
어느정도는 배고픈 사람이 없어질거고
어느정도는 빈익빈이 없어질것이다.
어느정도 담이 낮아질 것이다.


그래도 여전히 돈이 없으면 안될 것 같다.

신기루의 연기는 돈이 없으면 약자가 된다고 속삭이기 때문이다. 이유 없이 날 도와줄 사람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며 연기가 뿌옇게 피어난다. 그렇게 소외되면 죽기 때문에 튼튼한 울타리를 만든다.

나는 짙어지지만 너와 함께 있는 나는 옅어진다.

그래서 우리가 없어진다


나는 그냥

같이 밥먹는게 좋다

꿈꾸고 있는 것을 나누는게 좋다

기분까지 좋아지는 맛집을 찾으면,

감탄조차 입밖으로 나오지 않는 경치를 보면

함께하고 싶은 너를 찾는 내가 좋다.

이상적이어도 상처받아도 돈 좀 없어도
그렇게 살고싶다.


날 옥죄는 돈과 소비에서 벗어나기 위해

언덕을 올라

그래서 나는 야경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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