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그리운 너

달과 별

by 까멜리아

바람이 스치고 간 자리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내 마음속에 불어오는 바람이

너를 데리고 갔나 보다

마음속에 나는 없다

아니

차라리 내 마음속에

너는 없었으면 좋겠다



바람이 불고 간 자리에

바람도 남지 않았는데

바람처럼 스치고 간 자리에

내 마음도 없었으면 좋겠다


바람처럼 사라졌으면 좋겠다


몹시 바람이 불었다

그런데도 넌 사라지지 않았다


아주 야무지게 자리 잡도록

허락해 준 내가 외로웠나 보다


까만 밤하늘이 외로워

달에게 자리를 내어 주듯

별에게 내어주듯


내 마음도 너에게 내어줬나 보다


바람이 부는 날

외로운 내 마음에 닿도록



다시 네가 왔으면 좋겠다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이라도 좋겠다


가을밤

평상에 누워있으니

하늘에는 별이 총총총

텃밭에서는 귀뚜라미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