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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한 잔 하세요

끽다거

by 까멜리아

집에서 가까운 함지산을 자주 오른다.

골목을 나와 도로를 걷다 보면 절이 있고

절 앞에서 마주치는 신도들은

운암지에서 커피와 녹차 봉사를 했다.

커피를 좋아하지 않는 나는

그냥 지나친다.



끽다거(차 한 잔 하세요)

팔공산에서 승시축제를 했다

신랑과 등산도 할 겸 축제도 볼

걷다보니 배가 출출했다.

노릿노릿 풀빵,어묵, 꿀 호떡을 먹으니

배가 좀 불러왔다.

스님의 붓글씨 작품도 있고

여러가지 작품들이 즐비했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차 시음하는 곳이 눈 앞에 보였다


정성껏 찻 물 우려 놓았는데
행인들 눈 길 한 번없이

가버리는 무정함에

내가 더 서운했다.

신랑을 강제로 끌고 가서
차시음 후 다른 시식을 하기 위해

발길을 바삐 옮겼다.


끽다거 끽다거한다


머리만 돌린 채

앞만 보는 등산화


사람 얼굴 표정은

피카소의 자화상

햇볕이 위로하듯

머리를 쓰다듬고
손바닥 빨갛도록

손뼉 치는 단풍잎

바람은 끽다거 끽다

손님들을 부른다



주말 아침 신랑과 함지산을 간다

차 봉사를 할까, 안할까?

미리 걱정이 된다

커피는 별론데

마실까, 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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