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롱이는 2013년 5월 5일 아줌마 집으로 오고나서부터 손바닥만큼 작은 마당에서 살았습니다.
예전에 이야기를 했던 적이 있지요? 아저씨는 개털이 날리거나 개 냄새가 나는 것이 싫다고 나 아롱이를 키우는 것을 반대했다는 이야기요. 아줌마는 나 아롱이를 키우기 위해서 아저씨에게 몇 가지 약속을 했습니다.
그 대표적인 약속으로는 아롱이 목욕을 자주 시키고 집안 청소를 깨끗이 해서 집에서 개 냄새를 나지 않도록 하겠다. 그리고 아롱이가 절대로 집안(거실 등)으로 들어오지 않도록 하겠다는 약속 말이에요.
그 약속은 처음에는 잘 지켜지고 있었습니다. 아줌마가 아저씨 눈치를 많이보고 있었거든요.
사실은 아저씨가 출근을 한 이후에 아롱이를 집안에 들일 수도 있었지만, 아저씨가 워낙 예민한(아저씨 말씀으로는 센서티브 하대요) 성격이라서 아줌마는 아롱이를 현관문 안으로 들이지 않았습니다.
아롱이는 온갖 청각과 후각, 시각 등을 집안의 가족들에게 맞춰 놓고 반응을 하였습니다.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아줌마의 마음이 약해지기는 했지만, 마음을 모질게 먹고 아롱이를 집안에 들어오게 하지 않았습니다.
아롱이가 한번 집안에 들어오게 하면 계속 들어오려고 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안 되는 것은 안된다고 확실하게 인식시키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아롱이는 집으로 들어가고 싶다고 간절한 표정으로 애원을 합니다.
현관문 방충망 앞에서 집안으로 들어오고 싶어 하는 아롱이
이래도 안 들여보내 줄 거예요? 하고 좀 더 다가와서 애원합니다.
아예 방충망에 기대어 드러누워버린 아롱이
그런 아롱이가 100% 마당견 생활을 끝내고 50% 실내견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아침에 아저씨가 출근을 하고 나면 집안에 들어와서 실내견 생활을 했습니다. 그리고 오후 6시 이후에 아저씨 퇴근시간이 되면 아줌마가 "아롱이 이제 밖으로 나가야지~" 하면 아무리 깊은 잠에 빠져 있다가도 망설임 없이 벌떡 일어나서 손바닥만큼 작은 마당으로 나갔습니다.
그런 생활을 이어가다가 아롱이는 2017년 여름에는 현관 방충망에 커다란 구멍을 내고 말았습니다. 더운 여름 날씨에 아줌마는 땀을 뻘뻘 흘리면서 방충망을 수리했는데... 수리된 방충방마저 뚫어버렸고 그날부터 지금까지 아롱이는 아무런 거리낌 없이 방충망을 뚫고 집안으로 들어왔다 나갔다를 자유자재로 하고 있습니다.
이 못된 버릇을 아롱이에게 만들어 준 사람은 바로 오빠랍니다.
들어가도 되는지 집안 분위기를 살피는 아롱이
방충망 개구멍으로 들어오는 아롱이
나가고 싶을 때 나가는 아롱이
오빠는 어릴 때부터 살아있는 동물, 곤충 등을 집에서 기르는 것을 좋아했대요. 그동안 오빠가 아줌마 아저씨를 졸라서 집에서 길렀던 생물들은 햄스터, 병아리, 금붕어, 미꾸라지, 거북이, 사슴벌레, 장수풍뎅이 등 종류가 다양하지요.
오빠는 어린 시절에 시골 할아버지 집에 갔을 때는 할아버지를 졸라 어두운 밤에 산속으로 사슴벌레를 잡으러 갔다가 풍뎅이만 몇 마리 잡아 오기도 하고, 할아버지와 함께 미꾸라지, 개구리 심지어 뱀을 잡으로 갈 정도로 호기심이 많았다고 하네요.
오빠가 초등학교 다니던 때에는 유기견을 입양하자고 아줌마를 졸랐지만, 아줌마는 아파트에 살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불편함을 준다고 절대로 안된다고 했다고 합니다. 나중에 마당이 있는 주택에 살게 되면 그때 강아지를 키우자고 아줌마는 약속을 했다고 합니다.
2013년 5월 5일 아롱이가 아줌마 집에 오게 되었을 때 오빠는 군대에 있었습니다. 오빠는 군대에 있을 때 집에 아롱이라는 강아지를 키우게 되었다는 말을 듣고 나 아롱이가 어떤 강아지인지 무척 궁금했대요. 그리고 오빠가 2013년 6월 첫 휴가를 나오던 날 오빠와 아롱이의 역사적인 첫 만남이 이루어졌습니다.
물론 그 첫 만남에서 아롱이는 매력적인 까만 하트 코로 오빠의 마음을 사로잡아 버렸지요.
오빠는 나 아롱이를 아줌마의 잔소리를 무시하고 무조건 집안으로 들어오게 하면서 강아지를 절대 집안에 들이지 않겠다는 아저씨와의 약속을 깨뜨리게 하였습니다.
그날 오빠와의 첫 만남 이후로 밤에는 마당, 낮은 집안. 아롱이의 50% 실내견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