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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김치 없는 밥상 도전하기

by 형민 Feb 18. 2025

일본에 가서 처음 얼마간은 일본 스타일로 밥을 먹기 위해 애썼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 했듯, 김치 없는 밥상에 도전해 봤다.


가벼운 한 끼 식사로 덮밥 만한 게 없다. 조금 여유가 있을 때면 미소시루(된장국)과 맥주 한잔을 추가한다. 이렇게 먹는 한 끼는 꽤 든든하면서 로컬 한 기분이 든다.


아직 혼자서 요리할 엄두가 안 나던 때 저녁은 덮밥체인 스키야(すき家)에서 이런 식으로 먹었다. 하루, 이틀, 일주일. 그리고 이주일이 지났다.


아, 안 되겠다…!


역시 한국 사람은 김치가 필요해. 스키야를 나와 그 길로 근처 대형슈퍼로 향했다. 아직 한국산 김치가 대중화되기 전이라 아쉬운 대로 중국산 김치를 하나 사 왔다. 며칠 동안 숙성시킨 뒤, 김치볶음밥을 해 먹었다.


그제야 진짜 밥을 먹는 기분이 들었다. 퍽살로 목이 멜 때 짜릿한 탄산 가득한 사이다를 마셔 속이 풀리던 것처럼. 그래, 이거지. 이거야.


그렇게 이주만에 김치 단절 선언은 그렇게 허무하게 막을 내리고야 말았다.

부타동. 짧고 강렬하게 사랑했었다! (2013년 9월의 기록)부타동. 짧고 강렬하게 사랑했었다! (2013년 9월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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