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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형민 Jul 03. 2022

비교는 창업에 꼭 필요한 습관이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적어도 백패(百敗)는 피할 수 있다.

"너네 자랑하고 싶은 거 있으면 얼마든지 해. 난 괜찮어. 왜냐면 나는 부럽지가 않어"


어디서 많이 본 멘트 같지 않나요? 지난 2월 발매 된 장기하의 '부럽지가 않어'의 가사 중 일부분입니다. 너네들이 아무리 자랑질을 해대도 하나도 부럽지가 않다고 대담하게 말하고 있는데요. 어째서 부럽지 않다고 말할 수 있는 걸까요? 그 해답은 가사 중반부에 등장합니다.


"아니지, 세상에는 천만원을 가진 놈도 있지. 난 그놈을 부러워하는 거야."


그렇습니다. 가사 중 화자(話者) 너네와 내가 삼는 '비교 대상'이 다르다고 이야기 합니다. 너네들이 부러워 하는 나는 사실, 다른 사람을 부러워 하기 때문에 너네는 내 관심 밖이고 얼마든지 자랑해도 전혀 부럽지 않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부러움란 걸 모르는 놈이라고 고백합니다.)


왜 비교를 해야 할까?


"옆집 OO은 이렇다더라"


우리는 수 많은 비교 속에서 살아 오게 됩니다. 어릴 때는 학교 성적, 대학교 때는 학점, 직장인이 되어서는 연봉, 결혼해서는 집 평수나 차종. 이처럼 시도 때도 없이 비교가 따라다니다 보니 때로는 우리를 지치게 하기도 하고 일종의 사회악으로 터부시 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정말 비교는 나쁜걸까요? 


창업을 준비하면서 많은 사회적 / 경제적 현상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느낀 것이 있는데 어떤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과거 사례, 또는 타 국가(지역)와 비교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을 설명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 중에 '닛케이 평균주가'가 있습니다. 일본 상장기업 중 유동성이 높은 225개의 기업의 주가 (가중치) 평균치인데요. 종가 기준으로 버블이 정점이던 1989년 38,916엔을 끝으로 버블 붕괴와 함께 지수도 붕괴 되기 시작합니다. 30년이 지난 2019년 23,657엔을 기록하며 정점 대비 60%대에서 거래를 마쳤고 2022년 6월에도 26,393엔으로 아직도 3만엔대를 탈환하지 못했습니다. 


이처럼 비교는 현재의 상황이나 위치를 가늠 해 볼 수 있는 바로미터를 제공합니다. 물론 비교 대상 선정이 적절치 못할 경우는 잘못된 해석을 할 수 있는 리스크도 존재하기는 합니다. (사회가 터부시하는 것은 바로 이런 부분 일 겁니다.) 비교를 통해 얻은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할지에 대한 인사이트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창업에서 비교의 역할은?


창업을 한다는 것은 시장에 상품이나 서비스를 내가 직접 공급한다는 것이죠. 내 영혼을 끌어 모와서 하면 뭐든 잘 될거라고 생각하고 무작정 창업에 뛰어 드는 분들도 분명 계실겁니다. 그런데 시장은 그리 호락호락 하지 않죠. 이미 나와 유사한 아이템을 팔고 있거나 또는 더 저렴한 가격에 서비스를 하는 경쟁 업체가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내 사업만 잘 되기를 바라는 것은 물 떠놓고 로또 당첨 되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창업을 준비하는 과정은 물론 그 이후로도 비교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우선 창업 전에는 비교를 통해 사업 타당성을 검토 해 볼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를 예로 들어 적어 보면, 일본 인터넷 쇼핑몰 컨설팅 사업을 하려고 유사업체들의 정보를 조사해 보았습니다. 그들은 이미 성공사례나 자체 분석/관리 툴 등 제가 넘 볼 수 없는 실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곳에서 활동 하는 컨설턴트들은 교육을 통해 지식을 축적했을 뿐 실제 쇼핑몰 업체에서 일하면서 매출을 만들어 본 경험이 없었습니다. 저는 팀장급으로 현지 기업에서 일하면서 매출을 성장시켜 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들에 비해 비교우의에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비용과 서비스 내용에 대해서도 조사해보니 컨설팅 대상 상품 10개에 월 100만원이고 리포트는 월 1회만 제공 되며 오프라인 미팅은 별도 비용이 청구 되었습니다. 저는 월간 리포트 대신 현 상황을 확인 할 수 있는 일일 모니터링 시트 제공과 월 1회 오프라인 미팅 서비스 제공을 추가하였습니다. 


이처럼 비교를 통해 내가 진입해 볼만한 빈틈이 존재하는지, 경쟁업체 대비 추가로 제공 할 수 있는 이점이 무엇이 있는지 검토해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렇게 한다고 모두가 성공하는 건 아닙니다. 시장의 판단이 남아있겠죠. 그럼에도 비교는 창업을 위한 최소한의 준비, 그리고 살아 남기 위한 가장 기본이 되는 무기가 될 것입니다. 


(사진 출처 : pexel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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